데스타이머 사계절 1318 문고 138
전성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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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세상이니까."(138쪽_'드림캐처' 중)

지금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세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7편이었다. 이 말은 곧 소설 속 이야기들이 모두, 현실이라는 말이기도 한 것이다. 미래의 상황이라는 가정으로 지금의 현실에서 한 발 떨어져 생각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현실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것이 또한 지금의 현실일 것이다. 그러니, 소설 속 상황은 모두 지금 현재의 모습이라 해도 된다. 그래서일까 모두들 조금씩은 섬뜩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힘을 내야만 한다는 다짐까지 들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런 현실을 맞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우리가 기대하는 삶과 세상은 무엇일까, 그리고 또한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은 어떤 걸까, 질문을 던져본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예측해서 글로 써 놓은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들이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길래 하나같이 모두가 부정적이고 어둡기만 한 것인지. 지금의 상황이 변하고 역전되어(이미 나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이 여기에서 확인되지만) 밝고 환한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그려지는 미래가, 우리에겐 허락되지 않은 미래인 것인지. 이걸 모두가 다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바뀌지 않고, 바꾸려하지 않는 것인지. 순간 울컥,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럼,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앞으로의 상황이 이렇게 될테니 각오해라? 아니면, 결국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제 살길을 지금이라도 빨리 만들어라? 혹은, 그저 그 상황들을 받아들이고 최후를 기다려라? 물론, 지금은 욱하는 마음으로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욱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순간, 감정을 가다듬지 못하고 기분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이러한 세상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나는 것을 어찌할 수 있겠는가.

계속 절망을 말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이제 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누군가 말해 주면 좋을 것 같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이다.(113쪽_'데스타이머' 중)

사실, 내가 듣고싶은 말이기도 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생각하면 된다고. 그 말이 사실은 듣고싶은 말일 것이다. 수명 예측 앱이 알려주는 'D-DAY'를 최소한 하루씩, 또 하루씩이라도 늦춰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생각. 그 생각이 시작이고 출발점이어야 한다. 매일이 'D-1'인 기분으로 쫓아오는 미래의 부정적인 상황과의 간격을 벌려 나가야만 한다는 다급함으로 지금을 직시해야 하지 않을까.
자꾸만 이 소설들 속 아이들과 함께 뛰어나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더 이상 늦으면 안 되니까, 지각하면 안 되니까. 더 이상 어둠 속을 헤매지 않을 수 있도록, 포춘쿠키의 행운이 우리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올 수 있도록. 그리니, 함께 달려나가야 한다. 온힘을 다 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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