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미셸 플레식스 지음, 이세진 옮김, 케네스 그레이엄 원작 / 길벗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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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미셸 플레식스 각색 그림/케네스 그레이엄 원작/이세진 옮김. 길벗어린이. 2025

두더지의 산책, 여행?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어쨌든 밖으로 나가야 이야기는 시작된다는 것! 누구를 만나든 어떤 새로운 사건을 마주하든, 그것이 꼭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어도,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 예상하지 못할 엄청나면서도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는 펼쳐지게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두더지가 과감하게 집 밖으로 나갔던 그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만난 많은 친구들이 두더지를 맞아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더지는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서 지구의 뱃속에서 올라와 망망대해로 흘러갈 그 강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상상했어요.(7쪽)

강을 따라 만나게 된 물쥐, 수달, 두꺼비, 오소리. 이들과 만난 두더지는 뭐든 궁금한 것 투성이였다. 그리고 궁금한 건 꼭 해보았다. 재밌었고 때론 무서웠지만, 친구들이 생겼으니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었다. 만약 두더지 혼자였다면 이 모든 경험을, 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여전히 불만 섞인 집안 청소를 억지로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집안 청소마저도 들쥐와 함께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후딱 해낼 수 있었다. 그러니,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갖는 힘은 무척 큰 것이다. 물론, 두꺼비가 저지른 일을 뒷수습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닌 친구들을 보면 더욱 그렇기도 하다.

헌데, 두꺼비가 너무 문제다. 정말, 문제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도 스스로 반성은커녕 끝까지 자기 하고싶은대로만 하니, 이 두꺼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 이야기가 끝나고난 다음에도 내내 걱정이 줄어들지를 않았다. 죄를 지었으니 당연하게 벌을 받아야 하고, 벌을 받지 않고 또 죄를 지었으니, 그 만큼의 벌을 또 다시 받아야 하는데, 언제나 두꺼비가 정신을 차리고 죄값을 다 받으려는지. 그럼에도 그런 두꺼비를 도와주려는 친구들의 활약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과연, 나라면 그런 친구를 위해 이 정도로 발 벗고 나설 수 있을까. 두꺼비를 위한 마음 하나만으로 달려들 수 있을 정도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친구란, 어느 정도의 친구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물쥐는 두꺼비를 다시 만나 얼마나 좋았던지 두꺼비를 두꺼비이게 하는 모든 잘못, 변덕, 나쁜 점까지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다 용서할 순 없겠지만요.(104쪽)
하! 믿을 수가 없어. 그렇게 고생을 하고도 배운 게 없다니! 뭘 잘했다고 으스대고 있어? 보아하니 넌 여차하면 또 사고 칠 놈이야!
친구들 생각은 안 해? 네가 또 감옥에 가면 우린 어떨 것 같아? 넌 네 친구가 전과자와 어울려 지낸다는 말을 들어도 좋아?(105쪽)

반갑지만 또 쓴소리가 필요할 때는 가차없이 하는 것이 또한 친구였다. 오소리가 당장에 두꺼비의 집을 찾아가려고 했던 것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두꺼비를 야단치는 물쥐도 다 같은 마음인 것이다. 친구니까, 친구가 더 나쁜 길로 가지 않도록,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아끼고 챙겨주고 싶어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두꺼비가 알았다면,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했을텐데 말이다. 두꺼비 주변에는 이토록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정작 두꺼비 본인은 스스로 좋은 친구가 되려는 마음을 왜 먹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도 주변에 많은 종류의 친구들이 있다. 물쥐같은 친구도 있고, 오소리같은 친구도 있다. 반면에 두꺼비같은 친구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두꺼비를 친구 목록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두꺼비의 친구로서 내가 어떤 친구여야할까를 먼저 고민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어떤 친구가 되어 두꺼비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인가의 답이 찾아지면, 그 다음 두꺼비와의 관계도, 그리고 두꺼비의 행동도 조금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두더지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두꺼비의 이야기로 끝난 느낌이다. 사실은 두더지가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에서 두꺼비가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로 끝난 것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그러니 이 책은 역시,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맞다. 그 많은 모험과 사건들 속에서도 늘 든든하게 이들이 그 다음의 일들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다, 친구 덕분이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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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웅진 우리그림책 140
루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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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루미 그림책. 웅진주니어. 2025.

호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새들이 도망치다니. 호랑이라는 존재가 그만큼 새들에게는 무섭고 공포스러운 존재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존재만으로 주변에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슬프고 속상한 일일까. 호랑이라는 이름과 겉으로 보이는 외모, 덩치만으로 아무도 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호랑이에게는 상처였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웠다. 모두들 부리나케 도망친 뒤, 괜히 호랑이의 어깨가 더 축 처져 보이고, 외로워보였다. 한두번 당한 것이 아닌 듯 보여 더욱 짠하게 느껴졌다.

"다시 혼자 된 호랑이가 찻집을 지켜."

어쩌면 다들 찻집과 호랑이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지독한 편견. 호랑이에게 갖고 있는 선입견. 이 편견과 선입견으로 무조건 호랑이 근처에는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 호랑이가 얼마나 찻집과 잘 어울리는지, 아무도 생각해보려하기 전, 당연하다는 듯 호랑이를 위험한 존재로 낙인찍은 것이다. 결국, 그래서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 혼자된 마음이 어떨지, 어렵지 않게 상상이 간다. 그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줄 수 있을까.

"호랑이의 마음이 더욱더 진하게 우러나."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물어보면 되는데. 물어보는 걸 잘 못 하는 성격이다보니, 어쩌면 나였어도 호랑이 가까이 다가가 직접 물어볼 용기를 갖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보고 제대로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데. 언제쯤 제대로 볼 줄 알게 될까. 어리석은, 후회가 될 결과를 얻기 전, 미리 물어보고 알아보고, 진짜 위험한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할 줄 알아야하는데 말이다.

호랑이의 진심이 다시 차에 담겨 차향으로 숲에 퍼지면, 그 차향에 담긴 마음을 따라 호랑이에 대한 오해가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이란 것은 거짓으로 꾸며 만들어낼 수 없고, 또 차에 담긴 향으로 주변으로 퍼져나갈 정도라면, 진짜 '찐'으로 호랑이의 마음이 담겨있을 수밖에 없을 테니, 이 정도라면 호랑이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변하지 않을까.
호랑이의 마음이 찻잔 가득 담기고, 그 마음을 주변의 온갖 새들이 모두 와 마시면서, 이제서야 비로소 호랑이의 마음이 새들에게도 전달될 것이다. 모든 것은 진실된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그 마음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서로 간의 오해가 풀리며 더 돈독하고 단단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호랑이가 새들을 기다리는 마음이지 않을까. 차향에 자신의 마음을 듬뿍 담아 모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그 마음. 호랑이의 마음을 가만히 따라가보면, 모두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닿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두의 마음이 같은 마음이 되며 함께 차를 나눠마실 수 있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진심을 전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호랑이 같은 존재라면 더욱 그 마음을 이해받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할 건, 어설픈 편견과 선입견으로 자칫 오해와 상처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것. 호랑이의 마음이 언제까지도 숲속 친구들에게 오래 남을 수 있는, 호랑이의 찻집이 오래오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호랑이의 찻집이 가서 차향 진한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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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학습자의 사회성 - 친구 사귀기부터 건강한 SNS 활용까지
박찬선 지음 / 이담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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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학습자의 사회성. 박찬선 지음. 이담북스. 2025.
_친구 사귀기부터 건강한 SNS 활용까지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만나왔던 아이들 중 몇 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과연 나는 그 아이들에게 이 책에서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사회성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왔는가 반성해보게 되었다. 만나는 아이들의 연령이 낮아지면서 이와 같은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더 많이 마주하게 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래도 나름 한참의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때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지금 만나는 아이 중에도 이런 특성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단순히 기질의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아이들의 선천적인 특징이나 성격이 원인이라고 추측하기도 했었다. 혹은 가정에서의 돌봄이 부족해서나 혹은 학교에서의 또래 관계에서의 문제가 그런 성향을 만든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행동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달라지지 않는다고 포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됐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런 노력이 지금 아이들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을까요? 우리는 흔히 사회성이 타고난 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회성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학습해 나가는 능력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양하게 어울려 지내는 동안 학습되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18쪽)

여기서 생각해볼 것인, '학습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물론 사회성이 사회 생활을 하며 발달된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학습을 시켜야한다고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환경과 상호작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환경이라고 할 때는 공간으로서의 가정이나 학교뿐만 아니라 사람, 즉 같은 또래의 친구와 선생님, 그리고 부모 역시 중요한 환경 요소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환경과의 상호작용 중 중요한 것이 바로 의사소통일 것이다.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나가느냐가 결국 중요한 사회성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사 표현의 어려움도 큰 문제입니다. 느린 학습자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기 어려워하며, 감정을 설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 자기표현 훈련, 그리고 안전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입니다.(159쪽)

결국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위해서는 타인의 의사 표현과 자신의 의사 표현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느린 학습자는 이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우며, 그렇기 때문에 겁을 먹고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이 결국,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지 않을까. 어느 장소 누구 앞에서도 자신의 생각대로 표현하고 의사를 분명히 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회성이 조금은 발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때 선행되어야하는 것이 자기 이해일 것이다. 자신 스스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를 잘 알지 못한다면, 매사 부딪히는 일들이 모두 자신을 공격하고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그래서 더 이상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아이들과 어떻게 자기 이해를 해나가도록 할 것인가의 질문들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주도적으로 해나가고 또 확인하고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도움의 질문들이었다. 결국, 사회성 학습도 남들이 이끌어주고 해주는대로 따라가기만 한다고, 많은 경험을 만들어주기만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이 모든 것에도 자기 주도성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슬기로운 의사소통입니다.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연습,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표현하는 연습, 그리고 다양한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는 과정이 쌓일수록 아이들은 성숙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109쪽)

연습!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을 통해 지금까지 부딪혔던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그 힘이 단기간에 쉽게 길러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누구 한 명의 힘만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다. 모두가 같은 마음과 목소리로 현실의 갈등에 지지 않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 아이들을 잘 알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잘 확인해두어야겠다. 언젠가 이 아이들의 사회성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때까지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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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발견하는 인류학 수업 - 문화인류학으로 청소년 삶 읽기 사계절 1318 교양문고
함세정 지음 / 사계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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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발견하는 인류학 수업. 함세정 지음. 사계절출판사. 2025.
_문화인류학으로 청소년 삶 읽기

'요즘 애들'이란 말이 참 재밌는 표현인 것 같다. 어느 시기 어느 때에도 모두 통용될 수 있는 말이면서, 그 말이 상징하고 있는 뜻도 어느 누구나 단박에 알 수 있다. 물론, '요즘 애들' 다음의 표현은 말을 안 듣는다거나 버릇이 없다거나 이전의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의미의, 대체로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담아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그건 기성세대들의 편견일 수 있다. 분명 그 기성세대들도 그 시기에는 '요즘 애들'이었을 것이고, 그런 시기를 지나 지금의 어른이 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 성급하게 '요즘 애들' 다음의 표현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자칫, 섯불리 잘못된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그 잣대로만 청소년들을 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요즘 애들' 다음이 부정적으로만 끝날 이유는 없으니까. '요즘 애들', 멋지다, 개성있다, 자유롭다, 아름답다 등, 다양한 말로 끝맺음이 가능한 것 또한 사실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청소년들을 '요즘 애들'이라고 말해본다. '요즘 애들'이란 말로 통용될 수 있다는 건, 지금의 청소년이라고해서 그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즉, 언제든 누구에게나 청소년의 시기가 있는 것이고 이 시기는 누구나 여러 방면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고, 이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움직여가는지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때인 것이다. 다만, 시대가 달라지고 사회 환경과 조건의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그 이전과 지금의 삶의 환경은 무척 달라졌다. 그리고 지금의 '요즘 애들'은 그런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지탱할 정도의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 아직도 성장하는 중이고 경험해야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그 경험이라는 것이 좋은 경험만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갈등, 고민, 그리고 아픔을 겪게 된다. 가정이나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겪게 되는 자신에 대한 혹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쌓아나가게 된다. 이때, 어떤 생각을 어떻게 쌓아나가는가가 중요해진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 친구들은 다행히, 이 과정을 함께 극복해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결국 친구 관계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옥같은 생활에 한 줄기 흼아이 생길 수 있는 것 역시도 결국은 친구이고, 그 친구와의 관계가 호전되면 그 다음, 또 그 다음의 관계 역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아니, 찾을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준다.
지금 청소년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지 않을까. 어떤 경험을 어떻게 내면화할 줄 아는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또 사회 안에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요즘 애들'이 어떤 경힘의 힘을 갖춰나가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래도 조금 먼저 그 시기를 지나온 어른들의 꾸준한 관심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우선은 아는 것부터 시작하고. 분명, 그 시기를 지나왔지만 다시 청소년들을 바라보면, 잘 모르겠다. 그러니, 노력해야지. 그리고 그런 노력 중 하나가 이 책, <나를 발견하는 인류학 수업>을 읽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아~ 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열심히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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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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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한정영 소설. 다른출판사. 2025.

아이들이 사라진다. 알 수 없는 이유가 아이들이 사라지고, 그 사라지는 연유에는 꼭 어른들이 개입되어 있다. 어른들에게 여전히 아이들은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인가보다. 약자. 그런 약자를 이용해 어른이 이득을 챙긴다. 어른들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힘의 논리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자꾸 사라진다. 사라지는 아이들을 다시 찾기 위해, 아이들이 움직인다. 원하지 않았고 바라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해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나선다.

"이게 너를 지켜 줄 거야. 그리고 이제부터 넌 엄마가 느끼는 것, 엄마가 볼 수 있는 것을 빠짐없이 다 느끼고 볼 수 있을 거야.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것..."(9쪽)

채령도 엄마에 의해 어른의 뜻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 경우다. 어른에 의해 아이인 채령이 감당해야하는 일이 된 것이다. 어른의 논리로 채령 역시 알지 않아도 좋을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채령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채령이 원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채령은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잘 해내고자 한다. 자신이 갖게 된 능력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 이상까지도 감당하며 해내고자 한다. 그런 채령, 그리고 그 주변의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겁도 없이 나서는 아이들. 이 소설을 읽으며, 이신귀와 같은 귀에 대한 흥미도 느껴지지만, 그 이면에 내내 등장하는 아이들에 관심을 더 갖게 된다.

이 소설이 재밌는 건 그럼에도 그런 채령과 아이들이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그 과정의 이야기다. 어른과의 힘겨루기 그리고 귀와의 대결이 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아이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용기를 잃지도 않는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스스로의 힘과 능력을 발견하고, 자신의 힘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를 잘 알고 있다. 다른 이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단단하게 자신이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해야하는지 잘 판단해나간다. 어쩌면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돌아가는 상황에 따른 이기적인 계산을 해가면서 판단하고 결정하지는 않으니까. 옳은 것은 옳다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니 오히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적합할 수 있는 것이다.

독!
짝발 속에 숨어 있는 이신귀의 정체가 읽혔다. 아주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장면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다. 무엇보다 하늘로 치솟는 불길에 휩싸인 집과 그 앞에 서 있는 이신귀의 모습이 보였다.(88쪽)

이신귀가 된 연유 또한 본인에게 잘못은 없다. 가족을 살리려고,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보려고 했을 뿐이지만, 결국 힘없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한이 맺힌 것이다. 사회의 문제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 것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결국 삶과 생명을 빼앗아가버린 것이다. 그러니 억울하고 속상한 것이다. 이 마음을 독! 읽어준다. 어떤 면에서 이 능력을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을 파헤치기 위한 능력이라기보단, 결국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무척 소중한 능력일 수 있기 때문이다.
뭐든, 어떤 사회든, 공감할 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의 처지나 상황, 생각을 공감해주고 배려해주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과 갖지 않고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 이 사회가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첫 번째 덕목이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공감을 채령은 독을 통해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이후의 이야기 속에 채령이 이 능력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채령이 엄마로부터 이런 능력을 얻게 된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채령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어떤 생각과 판단, 행동을 해야할 것인가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떠나서, 소설이 이 부분에서 끊어지면 안 된다. 그래서 채령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채령은 또 어떤 능력과 힘으로 그 모든 일을 극복해내는지, 너무 궁금하다. 당장에, 채령이 어깨를 손으로 짚은 이가 누군지부터 너무 알고 싶다. 사라진 아이들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채령은 앞으로 어떤 아이로 또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 궁금한 점이 끊이지가 않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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