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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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한정영 소설. 다른출판사. 2025.

아이들이 사라진다. 알 수 없는 이유가 아이들이 사라지고, 그 사라지는 연유에는 꼭 어른들이 개입되어 있다. 어른들에게 여전히 아이들은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인가보다. 약자. 그런 약자를 이용해 어른이 이득을 챙긴다. 어른들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힘의 논리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자꾸 사라진다. 사라지는 아이들을 다시 찾기 위해, 아이들이 움직인다. 원하지 않았고 바라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해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나선다.

"이게 너를 지켜 줄 거야. 그리고 이제부터 넌 엄마가 느끼는 것, 엄마가 볼 수 있는 것을 빠짐없이 다 느끼고 볼 수 있을 거야.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것..."(9쪽)

채령도 엄마에 의해 어른의 뜻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 경우다. 어른에 의해 아이인 채령이 감당해야하는 일이 된 것이다. 어른의 논리로 채령 역시 알지 않아도 좋을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채령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채령이 원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채령은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잘 해내고자 한다. 자신이 갖게 된 능력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 이상까지도 감당하며 해내고자 한다. 그런 채령, 그리고 그 주변의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겁도 없이 나서는 아이들. 이 소설을 읽으며, 이신귀와 같은 귀에 대한 흥미도 느껴지지만, 그 이면에 내내 등장하는 아이들에 관심을 더 갖게 된다.

이 소설이 재밌는 건 그럼에도 그런 채령과 아이들이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그 과정의 이야기다. 어른과의 힘겨루기 그리고 귀와의 대결이 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아이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용기를 잃지도 않는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스스로의 힘과 능력을 발견하고, 자신의 힘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를 잘 알고 있다. 다른 이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단단하게 자신이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해야하는지 잘 판단해나간다. 어쩌면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돌아가는 상황에 따른 이기적인 계산을 해가면서 판단하고 결정하지는 않으니까. 옳은 것은 옳다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니 오히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적합할 수 있는 것이다.

독!
짝발 속에 숨어 있는 이신귀의 정체가 읽혔다. 아주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장면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다. 무엇보다 하늘로 치솟는 불길에 휩싸인 집과 그 앞에 서 있는 이신귀의 모습이 보였다.(88쪽)

이신귀가 된 연유 또한 본인에게 잘못은 없다. 가족을 살리려고,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보려고 했을 뿐이지만, 결국 힘없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한이 맺힌 것이다. 사회의 문제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 것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결국 삶과 생명을 빼앗아가버린 것이다. 그러니 억울하고 속상한 것이다. 이 마음을 독! 읽어준다. 어떤 면에서 이 능력을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을 파헤치기 위한 능력이라기보단, 결국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무척 소중한 능력일 수 있기 때문이다.
뭐든, 어떤 사회든, 공감할 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의 처지나 상황, 생각을 공감해주고 배려해주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과 갖지 않고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 이 사회가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첫 번째 덕목이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공감을 채령은 독을 통해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이후의 이야기 속에 채령이 이 능력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채령이 엄마로부터 이런 능력을 얻게 된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채령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어떤 생각과 판단, 행동을 해야할 것인가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떠나서, 소설이 이 부분에서 끊어지면 안 된다. 그래서 채령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채령은 또 어떤 능력과 힘으로 그 모든 일을 극복해내는지, 너무 궁금하다. 당장에, 채령이 어깨를 손으로 짚은 이가 누군지부터 너무 알고 싶다. 사라진 아이들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채령은 앞으로 어떤 아이로 또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 궁금한 점이 끊이지가 않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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