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 독립운동가 45인의 말
김구 외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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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나라를회복할것입니다 #독립운동가45인의말 #광복80주년 #오늘의독립문장 #창비 #독립운동가필사단 #필사 #책추천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김구 외 지음. 창비. 2025.
_독립운동가 45인의 말

떨렸다. 독립운동가의 말을 가만히 읽으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감히 어떤 말을 고르고 고르지 않을 수 있는 선택권은 나에게 없었다. 그저 한 마디 한 마디를 꾹꾹 눈으로 마음으로 눌러담는 수밖에 없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이 말들에서 독립운동가들의 간절함과 다급함을 느낄 수 있있고, 그분들이 가졌던 분노와 화가 전해졌다. 그러니,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고 또 경험하지 못한 나로서는 그분들의 말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바라노니 우리 이천만 형제자매는 각각 분발하여
학문에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여
나의 뜻을 계속하여 나의 소망을 져버리지 말고
우리 대한 자유 독립을 회복하여
죽은 자로 하여금 한이 없게 하라.(39쪽 '안중근의 말_동포에게 남기는 말' 중에서)

죽은 자의 한이 남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잘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을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기꺼이 나라의 자유 독립을 위해 스스로를 내던지셨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반성하게 됐다.

만세를 부르다 총살된 아버지를 대신해서 만세를 불렀다.(197쪽 '동풍신_17세의 독립운동가가 조서에 남긴 말' 중에서)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뿐이다. 겨우 17살이었다. 17살의 독립운동가는 당당하게 그저 해야할 일을 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뜻으로 읽혔다. 그러니 그 다음 무슨 질문을 더 던질 수 있었을까. 이 말이 주는 울림이 있었다.

샘골 여러 형제를 두고 어찌 가나.
애처로운 우리 학생들의 전로를 어찌하나.
어머님을 두고 구매 몹시 죄송하다.
내가 위독하다고 각처에 전보하지 마라.
유골을 천곡강습소 부근에 묻어주오.(241쪽 '최용신_'마지막 말' 중에서)

자신의 신념과 목숨을 바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다부진 각오가 있어야 가능한 것인지, 가늠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해야한다는 상황이 얼마나 무섭고도 힘든 상황일지. 그런 상황에서 나온 마지막 말인 것이다. 그 마지막 말에 담고자 했을 마음이 무엇인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꼭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마음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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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 - 10대를 위한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발견의 첫걸음 12
김아미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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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왜쇼츠를멈추지못할까 #김아미 #발견의첫걸음 #미디어리터러시 #창비 #서평단 #서평 #책추천
#10대를위한실전미디어리터러시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 김아미 지음. 창비. 2025.
_10대를 위한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너무 많은 미디어의 영향 안에 우리는 살고 있다. 미디어 없이 이제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고, 이제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을 강조하고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 앞으로 나아갈 미래의 교육은 그래야한다고 하니, 그게 맞는가 싶어 따라가고는 있지만, 명확히 합의된 목적이나 의의 없이 무방비로 도구로서 활용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디지털, 특히 AI가 급속도로 발달하는 사회 안에서 과연 지금의 아이들은 무엇을 알고 어떤 대안을 찾아야하는 걸까. 그런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어른은 또 어떤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는 걸까. 얼마 전 들었던 미디어교육 내용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래서인지 더욱, 미디어를 어떻게 다루고 비판적으로 판단할 줄 알아야할 것인가, 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온라인 친구와 오해나 갈등이 생겼을 때는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그냥 팔로우를 끊거나 계정을 삭제하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런 '계정 폭파'는 온라인에서 만든 나의 존재를 지우는 동시에, 나를 친구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허무감을 주는 행위입니다.(30쪽)

아무리 대전환의 시대라고 해도 어떤 관계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더욱 더 많은 관계를 맺고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 어떻게 관계 맺기를 잘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어떤 관계든 그 안에 갈등과 고민은 생길 수밖에 없고, 그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고 해결해나갈 것인가를 알아가는 것 또한 새로운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할 자질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그저, 지금의 불편함을 간단한 방법으로 없애면 문제도 동시에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바로 책임감의 부재. 당장 눈앞의 문제만 사라지면 된다는 단편적인 생각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디지털 공간에 믿을 수 있는 정보는 하나도 없다는 냉소주의에 빠질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정보를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믿을 만한 정보를 가려내는 능력은 꼭 필요해요.(...) 어떤 정보를 볼 때 적극적으로 분별 렌즈를 들이밀어야 하는지 나만의 기준을 정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기를 추천합니다.(66쪽)

냉소주의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스스로 반성해보게 됐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이야기가 모두 바른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믿는 쪽보다는 믿지 않는 쪽이 더 컸던 것을 생각하면, 실제 정보에서 무게감 있게 다루어야 할 정보와 가십성 정보를 잘 구별하고 있었던 것인가 의심이 들었다. 어떤 면에서는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오는 디지털 정보들 중 정말 필요하고 의미있는 정보를 잘 확인해서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적절히 분별해내는 능력, 분별 렌즈를 갖출 수 있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연령 기준 같은 콘텐츠 접근의 경계를 규제나 제한으로 생각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연령 기준을 살펴보고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성찰해 보면 어떨까요?(104쪽)

맞는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자신의 연령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미디어를 접할 수 있다. 이것이 IT 강국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때 무조건 연력에 맞지 않으니 당연히 접하면 안 돼의 사고방식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진짜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런 경계가 필요한 것인지, 없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은 무엇이 있을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무조건 이래야 한다는 발상으로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한편 기술로 인해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 예를 들어 딥페이크 기술이 상용화하면서 디지털 성 착취물을 만들어 유포하는 범죄가 우후죽순처럼 일어날 때, 기술을 규제할 방법을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볼지, 기술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는 기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141쪽)

기술은 날로 발전한다. 어떤 것에도 기술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이제 찾지 어려울 지경이다. 하지만 모든 기술이 범죄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모든 영상을 의심의 눈초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런 기술의 발전이 어떤 면으로 활용되고 또 발전해야할 것인가를 논의해야한다. 기술이 반영된 영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안목도 중요할 것 같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관점으로 다루어야할 것인가의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아야할 것인가 신중히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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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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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죄세계의사랑법 #정명원 #한겨레출판 #서평단 #서평 #책추천

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정명원 지음. 한겨레출판. 2025.
_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을 것 같은 검사의 일도, 결국은 다 사람의 삶을 근간에 두고 일어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 그렇지 않겠나. 결국, 법이라는 것도 다 사람이 사람 사는 데 필요해서 만든 것들이니 말이다. 그러니, 어떤 것도 사람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염두에 둔다면, 어떤 법도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납득될 수 없는 것이 사실인 것이고 말이다.

의사로 일할 때는 환자가 하는 말을 의심하지 않아요. 의심할 필요가 없어요. 의사는 환자가 하는 말이 진실이라는 전제에서 그에 따른 처방을 내어놓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검사가 되어 보니 전혀 다른 거죠. 검사는 진술이 거짓말을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잖아요.(108쪽)

이 말이 한참 오래 남았다. 아, 그렇구나 싶었다. 끊임없이 거짓말을 의심하고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지 못하고, 마치 색안경을 끼고 보듯 범죄의 혐의를 염두에 두고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건, 무척이나 힘들고도 고달픈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믿는다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진실의 편을 들어주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법의 세계이지만, 그 진실의 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과 고생이 수반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임신한 상태에서 뱃속의 아기를 향해 '아가야, 엄마는 지금 좋은 세상을 위해 기꺼이 무서운 것을 보고 있는...'(171쪽)이라고 말하며 일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보면, 어떤 사명감이나 가치, 철학을 갖고 있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뉴스로 잠깐 접하게 되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매일 밤낮으로 들여다보며 대부분의 깨어있는 시간들을 그런 사건 사고와 관련된 생각으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 세계의 일도 그리 만만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검사로서의 소신이 어떤 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쉬운 길을 향해 가려고 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일을 일로만 끝내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일을 찾아가려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들을, 또 굳이 일부러 찾아내서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사람. 정명원이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다.

누구 하나 집중해서 보여주는 사람이 없다 한들(대부분 자기 춤추느라 바쁘니까 남이 어떻게 추는지 보지 않는다)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나는 <바위처럼>을 잘하고 싶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무척 잘하게 되었다.(202쪽)

이 부분에서 웃었다. <바위처럼>은 그 당시 대학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곡이고, 나도 춤이라고 할 것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율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웃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공감대라기보다는, 이 부분에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잘 보였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고자 하는가가 더 중요한 사람. 회식 자리에서 기여이 술을 따라주지 않았던, 그 뒤로도 그 술을 따라줄 것인가 아닌가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사표까지 쓸 각오를 했던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쉽사리 굽히지 않으려는 단단한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각 또각 또각, 또오각 또오각, 또각또각또각또각...
망설임과 깨달음, 주저함과 두려움,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보는 순간들과 지겹고 힘들었던 날들, 신났던 일들, 아무렇지 않았던 날들의 감정을 담아 구두 소리를 울리며 나의 검찰 생활은 이어져왔다.(277쪽)

저 구두 소리를 내는 시간이 얼마나 많이 쌓여갔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구두 소리의 순간들이 곧 자신이 가야할 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저자의 구두 소리를 떠올리며, 나는 어떤 구두 소리를 만들며 지금까지 살아왔나, 생각을 해보게 됐다. 분명 저자와 같은 많은 감정과 상황들을 지나오면서 만들어낸 구두 소리가 있을 것이다. 그 구두 소리가 어떻게 나라는 사람을 지금까지 이끌었을까의 답을 떠올려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어, 하는 말 말고, 어떻게 열심히 살았는지에 대해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진짜 열심히 살았는지도 생각해보고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자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생활 안에서 각자의 구두 소리를 만들며 살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삶 속에 범죄라고 이름 붙은 것들을 찾아내고 분석하고 분류하고 그에 마땅한 답을 고르는 일을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일을 잘 해내려면 먼저 토양이 되는 사람들의 삶의 결을 이해해야 한다.(305쪽)

그러니까 말이다. 결국,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 우리 사람이 하는 일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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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 새로운 광장을 위한 사회학
김정환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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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스펙터클민주주의 #김정환 #김정환 #사회학 #민주주의 #북스타그램 #창비 #서평단 #서평 #책추천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김정환 지음. 창비. 2025.
_새로운 광장을 위한 사회학

우리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민주주의,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겪어와야했던 그 역사가 모두 어떤 이미지 혹은 의미로 우리에게 남아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사회는 정말 우리가 보아왔던 그것이, 그 이미지가 맞는 걸까. 진실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우리에게 오롯이 전달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런 과정에서 우리에게 각인되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감각이 어떤 결론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지,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내가 봤다고 생각했던 것이 과연 옳았던가.

독자들께서는 2~4장에서 필자가 제시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상상계에 대체로 수긍할 수 있는지, 여러분 역시 그런 식으로 민주주의를 생각하고 실천해왔다고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지 우선적으로 검토하면서 이 책을 읽어주시기를 바란다.(49-50쪽)

그래서 펼쳐본 2~4장이 몸과 스펙터클을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격언은 민주화 과정에서 죽음을 무릅쓴 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기억을 전제로 인용되는 것이다.(61쪽)
한국 민주주의라는 드라마에서 죽음이라는 스펙터클은 말 그대로 엄청난 "공포의 힘"을 발휘해왔다. 그것이 제공해온 감각적 인지적 충격을 재차 강조하며 경악하기보다는, 관객으로서 우리가 그러한 스펙터클을 어떤 식을 바라봐왔는지를 바라보자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120쪽)

진압, 고문, 이 모든 것들이 결국 국가적 힘이 민에게 가했던 폭력이고 그 폭력의 극단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그런 죽음이 그 이후 다시 민을 움직이게 만들고, 그것으로 다시 민주주의로 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결국 피를 흘리는 희생과 의지 없이는 그 다음으로 건너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폭력의 실체가 시체, 주검의 모습으로 사람들에 보여지고 그 이미지를 우리는 끊임없이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보는 내내 그런 죽음의 이미지를 나는 또 다시 학습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숨고 싶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동안의 죽음을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무척 무섭고 괴로운 경험이라는 것을 이 책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분명 우리가 피하고 도망친다고해서 달라지지 않는 엄연한 사실들인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미 일정 부분 이상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접하고 또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 이 죽음의 이야기를 다시 확인해야한다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다. 심장이 조여오는 느낌, 아픔이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이것이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몸, 그 스펙트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이 책 역시, 그런 민주주의의 상상계를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감각이 결국, 사람들을 광장으로 몰려나가게 만들고, 행동하게 만들고, 소리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계속 반복되고 반복되는, 같은 영상을 돌려보는 듯한 느낌을 만든다. 이런 영상을 보며 우린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 걸까.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등장하는 민의 모습은 대단한 스펙터클로서 극적인 쾌감을 고조시키지만, 민주주의를 일상적인 실천을 통해 구현되고 확립되어야 할 원칙이라기보다는, 되찾아야 할, 회복해야 할, 탈환해야 할, 하지만 아직은 온전히 도덜하지 못한 저 높은 곳에 머물러 있는 목표로 고립시킨다.(328쪽)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 맞나 싶다. 늘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있다면, 여전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닌 것인데,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자신있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 그리고 분명 이런 민주주의를 자꾸 빼앗기는 것이 국가의 폭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민은 늘 국가를 상대로 싸워왔으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자 덕분에 하게 됐다.

요컨대 지금과 같은 한국사회에서 민의 죽음은 국가의 폭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커다란 보상이 주어지는 희소한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민간의 경쟁과 투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356쪽)

한 마디로, 맙소사다. 결국 우리 손에 의해 끌어내려졌던 것이다. 직접 우리가 만들어냈던 민주주의를 우리가 직접 몰아내고, 또 다시 만들어나가고 또 무너뜨리고. 그렇게 훼손된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극단의 방식을 택하는 희생으로 내내 겨우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 책에서 말하는 그 스펙터클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구나 싶다. 우리가 마음속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회를 보느냐에 따라, 어떤 과정으로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있는가에 따라, 어떤 사회를 만들어낼 것인가는 달라지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우리가 이제부터라도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광장에 모이는 것까지 다 잘 해놓고, 우리의 잘못으로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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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 - AI시대 인간의 조건
우숙영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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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미래가도착했다 #우숙영 #창비 #서평단 #서평 #AI책추천
#AI시대인간의조건

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 우숙영 지음. 창비. 2025.
_AI시대 인간의 조건

실습 1 <질문: [8장] 배움과 교육: 무엇을 배우든 어차피 인공지능이 더 잘할텐데 공부를 해야할까?">
<AI 대답>
1. 공부는 단순히 '일을 잘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2. AI를 잘 쓰려면, 이해력이 더 중요해진다.
3.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은 남아 있다.
4. 공부는 자기 성장의 수단이다.
"공부는 AI보다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AI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더 잘 배워야 하는 이유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주체가 되기 위해, 선택하고 이해하기 위해, 계속 공부하는 거예요."
<내 생각>
인간의 영역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결국 기계가 인간을 닮아가려는 과정인 것이고, 결국 인간이 하는 일을 따라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인간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는 인간이 정하면 된다. 인간이 원하는대로 인공지능을 조절하면 된다. 그러니, 인간은 배워야 한다. 할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이 할 줄 알아야 인공지능을 시킬 수 있다.

실습2 <질문: "나는 교사인데, AI가 이 분야에 어떤 영향을 줄까?">
<AI 대답>
1. 반복적·기계적인 업무는 줄어든다.
2. 개별화 학습이 가능해진다.
3. 학습 설계자로서의 역할이 강화된다.
4. 비인지적 기술(소통, 협업, 윤리, 창의성) 교육이 중요해진다.
"교사라는 직업의 미래는? AI 시대에도, 학생에게 영감을 주고,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주는 교사는 절대 대체되지 않을 거예요. 다만, '무엇을 가르치는가'보다 '어떻게 함께 배우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로 바뀌고 있어요."
<내 생각>
동의한다. 지금까지 시간을 많이 들여 하던 반복 단순 행정 업무는 줄어들 것이다. 다만 어떤 교수학습의 계획을 세워 수업하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주도성이 강조되면서 어떤 교수자의 전문성을 갖출 것인가가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창의성, 소통, 협업의 중요성도 맞는 이야기다. 인간의 감각이 사람과 사람으로 만났을 때 전해질 수 있는 소중한 느낌이라면, 이 느낌은 교사-학생이 서로 직접 마주하고 있을 때 가능할테니 말이다.

실습3 <질문: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함께할 때 지켜야 할 원칙 3가지를 만들어 줘.">
<AI 대답>
1. AI는 도구이지, 결정권자가 아니다.
2.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
3. 함께 배우는 존재로서 성장한다.
"AI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역량은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는 힘이다. 교사든 학생이든 '배움은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요. AI와 함께 변화하는 시대에서는, 'AI를 잘 다루는 능력'과 함께 '새로운 것을 배우는 태도'가 매우 중요해져요."

<내 생각: "AI와 나, 함께 살아가는 길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AI의 도움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도태된 사람으로 인식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어떤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사람의 중요한 판단이 개입되는 부분이다. AI가 하고 있는 작업이 모두 내가 원하는 것을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부분, 수정이 필요한 부분, 그리고 내 생각이 명확히 들어가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AI의 의견을 버리고 내 스스로의 판단으로 밀고나갈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분명 주도권은 인간이 쥐고 있어야 한다. AI가 인간의 힘겨루기 상대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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