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love?"

할머니는 아이의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If you go out into the world.

you might find answer."

(세상에 나가보렴. 그러면 답을 찾을 수 있을거야.)

이 부분을 보며 잠시 머물렀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나는 답을 바로 해주는 사람인지

아이가 질문을 갖고 세상으로 나가

경험해보고 생각하며 깨닫게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할머니의 말에 길을 떠나는 아이.

아이가 조금만 눈 밖에 있어도 걱정이 오만개인데

세상으로 나가보라는 할머니나 그 말에 겁없이(?) 나가는 아이나 둘 다 세상을 믿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전 어릴적(?) 세상 밖이 궁금해서 꼭 나가봐야 겠다며

서울로 해외로 꾸역꾸역 나갔었는데요.

그 땐 말리는 부모님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왜 내 욕구를 누르려고만 하나?

세상에 나가면 배울게 천지라는데?

근데 부모가 되고 보니 아이가 나갈 세상이 밝고 긍정정이라고만 생각하기가 어렵다는걸 알게 됐어요. 사회의 온갖 안 좋은 뉴스들을 접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아이가 내 손에서 벗어나는게 겁나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세상으로 나가서 혜안을 얻고 엄청난 경험을 하여 깨달음을 얻는 그런 경험은 없었지만 세상 경험은 제가 살아가는동안 함께 제 안에 살아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어느날 아이가 나가야 할 때가 오면, 할머니처럼 아이와 세상을 믿고 보내줘야겠다 다짐해봅니다.

그래서일까요? 책에서 아이가 만나는 어른들이 아이에게 친절했으면.. 아이의 첫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여주고 존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나봐요. 아이가 만나는 어른들은 각자의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해줘요. 아이가 이해하긴 어렵지요. 근데 "네가 사랑을 어떻게 알겠니"라는 말은 공격적으로 들렸어요. 어쩌면 무척 현실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는것 같기도 하지만 원문의 느낌은 "you do not understand." 가 아이가 모르는 걸 공감해주는 느낌이 들거든요. 맞아 사랑은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지..라고요.


아이는 수많은 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고

모두가 다른 대답을 해줬어요.


같은 직업인 병사여도 자신의 사랑이 다른걸 표현한 거 좋았어요.

체스판을 보니 <퀸스갬빗>이 떠오르고요 ㅎ

그렇다면 나의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죠.

남편? 아이들?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 책?...

나 자신? 대화? 현재?...

수만가지를 생각해보는데 분명히 눈에보이는 물질적인건 아닌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현실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사랑은 왜 추상적인가...ㅎㅎ 아무래도 저도 아직 아이처럼 사랑이 뭔지 찾고 있는 중일 수 있겠어요 ㅎㅎ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해서 아이들에게도 대뜸 물어봤어요.

👩 야니야. 사랑이 뭔 것 같아?

🧒 몰라~~ 근데 난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는데.

👩 에리야. 사랑이 뭘까?

👧(중얼거리듯) 나한텐 사랑이 없는데...

응응???? 애미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마음이 복잡해졌죠.

섣불리 뒷말을 하지 않았어요 ㅎㅎ

그 뒤엔 야니가 주변에 '사랑'이란 이름을 가진 아이들을 찾기 시작해서..

음.. 에리랑은 같이 사랑을 찾아봐야겠어요. 😅😅

덧. 글의 흐름과 좀 벗어나지만 제 안의 의문점을 같이 공유하고 의견을 듣고 싶어서 두 가지를 써봅니다.

첫번째는 번역인데요 ㅎㅎ


아이가 처음 만나 질문을 하는 사람이 '어부'라고 나와요.

우리가 아는 어부는 물고기를 잡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죠. 근데 책에서 어부는 사랑은 물고기라고 하며 잡은 물고기를 바다로 돌려보내게 될거라고해요. 응? 물고기로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물고기를 사랑하고 놓아주는 게 이해가 잘 안되더라구요. 정말 사랑은 대체 무엇인가??

원서를 보니 fisherman이예요. 직업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도 되고 스포츠로 즐기는 낚시꾼도 표현될 수 있는 단어라서 낚시꾼이라면 낚시를 즐기며 물고기를 잡아 먹고 소유하지 않고 놓아주는게 이해가 되긴해요. 음 이건 제가 정말 사랑을 몰라서 1차원적 사고로 이해하려니 어려운 건가 싶어서 다른 분들 의견도 궁금해요^^

두번째는 표지.


원서 표지 보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번역본이 더 임팩트있고 좋더라고요. 근데 제목을 '사랑 사랑 사랑'으로 바꾸고 레트로 글씨체를 택하면서 표지 전체 분위기가 복고풍 사랑가 포스터 같은 느낌이 된 것 같아요;;; 사실 내용은 남녀의 사랑만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사랑이 무엇인지 질문을 갖고 세상밖으로 나가 답을 찾는 과정을 표현했기에 내용과 표지가 겉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어요. 표지만 놓고 보면 눈에 잘 띄고 괜찮아요. 근데 책 내용과 연관시켜 생각하니 좀 아쉬운 느낌이예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본 책은 제이포럼 서평이벤트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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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만 읽어주었는데 야니가

"우..리?" "으잉? 지금 우리?" 라며 어리둥절해 하더라구요. 

물론 멸종동물 얘기해도 이게 막 피부로 와닿지도 않고

멸종동물과 만나본 적도 없으니 그저 머리로 우리가 환경을 보호해야하는구나만 알고 있는 듯 했어요. 

에리는 물티슈를 너무 쉽게 많이 쓰는 경향이 있었어요. 

집에서도 씻으면 되는데 물티슈를 쓰기에 집에서는 물티슈 금지라며 아예 치웠고 한동안 에리가 찡찡거렸지만 계속 말해주고 경험하니 안 찾게 되더라구요. 

환경은 아이에겐 추상적인 개념이라 실생활에 부모와 어른들이 실천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설명해줘야하더라구요. 

편하고 익숙한 걸 바꾸는 건 참 쉽지 않아요. 환경을 살리는 건 정말 올스탑하지 않는 한 완전히 되돌리긴 정말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 해야겠죠. <우리 곧 사라져요>에서처럼 정말 우리 인간도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의 미래가 없어질 수 있으니까요. 

책내용이 직관적이라서 조금 공포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이 세상이 인간들의 것만이 아닌 서로가 연결되어 있기에 멸종동물들이 늘어나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파괴될수록 인간이 살아갈 곳은 없어질 수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신선했어요. 마치 바다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보다가 책이 저의(독자) 멱살을 잡고 책 속으로 훅 끌어당긴 느낌이었어요.

정신차리라고! 


최근 본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에서 미니멀리즘이라는게 각자의 가치 기준에 따라 삶과 주변을 맞추는거라고 해요. 기분따라 구매하고 추억하느라 또는 나중 언젠가 쓰일날을 위해 물건을 쟁이기 쉽상인데.. 가치기준을 명확히 하고 구매할때부터 고민을 해야겠더라구요. 눈 닿는 곳마다 광고가 있고 결제는 너무나 쉽게 할 수 있으니 고민할 시간없이 사들이기 쉬운 세상이죠 ㅠ 그래서 매번 결제 앞에서 흔들리고요 ㅠ

어쩌면 미니멀리즘이 개인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도 필요하단 생각이드네요. 그렇다고 미니멀리즘을 맹신하는것도 아니고 모두가 그러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도 힘든걸요 ㅎ 우리 사고 버리고 사고 버리고가 아닌 잘 사서 오래쓰기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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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그림책 수업 - 원고 한 편이 완성되는 금요일의 기적
채인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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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주하는 순간!

한 손에 꽉 잡히는 두께감.

한 자 한 자 바르게 적힌 제목의 글씨체.

약간 오돌토돌한 느낌의 표지 질감.

음... 절대...가볍지 않다...




조금 두려웠으나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감탄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와... 와... 어쩜 이렇게 정확하게 분석하고 명확하게 생각을 풀어내셨지?!

반박불가 공감백배의 말들이 줄줄이 써있는데 이건 그림책을 아는 사람이라면 다 보았으면 좋겠고

그림책 작가로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필독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이 한 문장 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어요.

이런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 그림책 글쓰기 수업을 하신다면 믿고 배울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독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책 구경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 푹 젖어드는 것이다. 이야기 웅덩이에서 첨벙거리고 미끄러지고 뒹굴고 웃고 울고 그러다 깨닫는다. 어느새 동생에게 장난감을 쥐여주고 옆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엄마, 아빠가 쉴 안락의자를 사기 위해 동전을 모으고 싶어진다. 글을 쓰는 것은 작가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자신의 삶을 비춰보고 그 의미를 재발견하도록 장치를 해야 한다.

p.7 - 8

흔히 아이들에게 문제 행동이 생기면 고쳐보고자 그림책을 보여줄 때도 있는데,

해보면 알지만...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보고 잔소리 하나 얹는 순간 그 책은... 바이...ㅋㅋㅋ

그래서 인성/생활전집이 내용도 따뜻하고 교훈적이라 좋은 것도 있겠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건 일상에서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이고

그림책은 아이들이 푹 빠져서 보고 또 보며 내재된 책 안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그림책 상황을 떠올리며 행동하게 되요.

정말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만들어진 그림책들을 보면 그런 아이들 나이에 하는 행동들이 담겨 있고,

직접적인 교훈을 담지 않아도 내용 안에서 충분히 느껴질 수 있더라구요.

그렇기에 아이들의 욕구와 감정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아이들의 일상이 잘 담긴 책들이 아이들 곁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채워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 그림책인데 엄마가 더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작가가 설명하는 문학성과 완결성이 갖춰진 책이 아닐까 싶어요.

그림책 글에 삶 전체를 관조할 수 있는 바다 내음을 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문학성과 완결성이다.

문학성은 독자들에게 바다 내음을 풍기며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고 완결성은 32페이지 짜리 그림책 한 권을 덮으며 파도에 함께 휩쓸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문학성이 없으면 그리움이 없고 완결성이 없으면 충족감, 포만감이 없다. 그림책 원고는 그리움과 충족감을 함께 갖고 있어야 아이와 어른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p. 20

이 책은 그동안 진행해 온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의 외적 형식을 따르고 있어요.

오전에는 그림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오후에는 실제 원고를 써보는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림책을 아는 분들은 '작가의 말'을 모두 읽었으면 좋겠고,

좀 더 그림책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 싶다면 '오전 파트'까지 쭉 읽으면 좋겠고,

원고를 하나 써보고 싶다면 '오후 파트'까지 책 전체를 쭉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문체가 다정다감하지 않아서일까 정말 강의를 들으러 앉아있는 것처럼 살짝 긴장하게 되고

작가님의 통찰력과 다년간 다수의 책을 출간하신 그림책 작가로서의 깊이에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전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 본 적은 없어도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 북클럽 쓰담쓰담과 더미덤덤을 진행해보면서 그림책 하나를 창작해내는 게 절대 쉬운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쓰담과 더미 멤버들은 정말.. 감동인 사람들..ㅠ)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약간의 내적 흥미는 쓰담과 더미에 좀 도움이 되거나

아이디어가 생기기를 바랐던 마음일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도 어렵지만 글을 쓰는 게 정말... 쓰다보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도 하고

애들이 좋아할까 싶고 유아 대상이었다가 점점 초등대상이 되어 가는 것 같고.. 등등

무수한 갈등과 고민이 이어지는 작업이더라구요.

글 없는 그림책이 아닌 이상 글이 중심이 서야 그림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글과 그림이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려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그림책의 균형이 깨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다른 경우 친밀하게 작업을 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둘 다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기 영역을 못 지킬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면에서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은.... 사랑입니다?!ㅋㅋㅋ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둘이어서 더 좋은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그림책이 완성된다."

정의만 들었는데도 몇 몇 책들이 떠오르면서 설레네요.

이렇게 가슴 설레는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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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처음이라 - 가볍게 시작해서 들을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교양 수업
조현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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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입문 도서

사실 클래식은 학교에서 가르쳐 준 익숙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한 곡을 끝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전형적인 암기로 익힌 클래식이랄까..피아노 학원도 다녔지만 그저 악보만 보고 치는 데 급급했으니.. 대체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몰라서 몇몇 책을 들춰봤지만 음악이 낯설거나 제공하는 정보를 이해하기엔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하거나 흥미를 끌어당기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러다 만난 <클래식은 처음이라>는 표지부터 심플하면서 색감도 알록달록하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클래식이 어렵지 않다며 긴장을 풀어주는 느낌이다. 



저자 조현영은 '사람이 음악을 만들고, 음악이 사람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조현영의 올 어바웃 클래식' 네이버 오디오클립과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책도 그 신념에 기반하여 쓰였다. 음악을 만든 음악가를 알아보면 음악이 더 이해되고 공감을 할 수 있게 되고 음악이 다르게 들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클래식 또한 사람이 만들어낸 음악입니다.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음악에는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마음에서 진정한 공감이 시작되면 같은 음악이라도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p.6-7 프롤로그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책이다보니 어떤 음악을, 어떻게 듣기 시작해야하는지에 대한 3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1단계 : 시작은 귀에 익은 유명한 선율의 짧은 곡부터

2단계 : 3분 정도 길이의 음악 들어보기

3단계 : 유명 작곡가의 대표작 중 아는 곡부터 들어보기


우리의 청취 감각이 가요의 길이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그래서 3분 이상 넘어가면 길게 느껴지는 데, 그렇기에 처음에 클래식 감상 시간의 기준점을 3분 정도로 잡고 차차 늘려가길 권하고 있다. 이렇게 클래식 듣기가 익숙해지면 작곡가별로, 악기별로, 시대순으로 등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카테고리화해서 들어볼 수도 있다.

우리가 다른 공부를 할 때도 관심 있는 것을 시작으로 파헤쳐가듯이 클래식도 좋아하고 익숙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확장해나가는 것이다.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두 개 정도 익숙한 클래식이 있기 마련이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럼에도 방법은 알지만 안 그래도 처음 시작하는 데 자료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오래 못 가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완벽하게 알아야 할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책보다도 흔히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연결지어 주며 길라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훨씬 쉽고 재밌게 시작할 수 있다. 아마도 내가 그런 책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면에서 <클래식은 처음이라>가 클래식 길라잡이 책으로 좋은 것 같다.


이 책이 길라잡이 책으로 좋은 이유는 3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1. 익숙한 작곡가들 



클래식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은 익숙한 작곡가와 그의 대표곡들을 몇몇 기억하는 정도이다. 그런데 확실한 곡이 아니고서는 노래만 들으면 누구 곡인지도 잘 모르겠고 작곡가끼리의 시대별 순서를 몰라서 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인지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시대 순으로 작곡가들이 정리되다 보니 각 인물들이 어느 시대에 살았고 다른 인물들과의 연결이 어떻게 되는지를 목차만으로도 한 눈에 볼 수 있고, 챕터마다 한 인물을 다루다보니 작곡가마다의 특징들이 서로 비교되면서 기억하기 쉬워진다. 


2. 음악 리스트




음악 책인데 곡을 하나씩 검색해야한다면 그 또한 책의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검색하다가 딴 길로 잘 새기도 하니까! 이 책에서는 소개하는 곡을 중간중간 qr코드로 제시하고 있어서 이야기와 노래를 같이 기억하며 감상하기에 좋다. 각 작곡가 챕터 끝에는 플레이리스트도 제공하고 있어서 한 작곡가의 음악을 묶어서 듣는 것도 가능하다. 


3.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정보


초심자에게 가장 좋은 책은 세세하게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책보다도 더 많은 걸 알고 싶어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작곡가의 삶의 큰 줄기를 따라 가다보면 사이사이 흐르는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된다. 그런 궁금증을 찾아보고, qr로 담겨 있지 않은 곡이나 마음에 든 곡이지만 일부만 연주된 영상이라면 전체 연주가 된 영상을 찾아보다보면 클래식과 한 걸음 더 친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후루룩 읽어도 좋지만 날개를 뻗어가며 곡도 감상해보고 이야기도 더 찾아보면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나도 책을 읽었다고 끝!이 아니라 내 마음에 와 닿는 음악, 작곡가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충분히 들어보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확실히 배운 건 시험보러 가면서 감정이 요동치는 베토벤 음악은... 지양해야한다 ㅎ




* 본 서평은 출판사 카시오페아에서 책만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짧은 곡이라도 온전히 소리에 집중해서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마음을 비우고 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쫓기듯 사는 일상에서 휴식과 평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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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친구
이자벨라 팔리아 지음, 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 김지연 옮김 / 이야기공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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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출판사의 그림책 소개를 보다보면 이야기 주인공과 내가 동일시 되어 과연 주인공은 어떤 결말을 갖게 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황을 그림책 주인공은 어떻게 이겨냈을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고, 때론 깨달음을 얻게 되기도 한다. (이정도면.. 그림책이 자기계발서로 읽히는건가....)

지난 3월에 급성 위장염으로 온오프라인 활동을 모두 올 스톱했었다. 몸이 회복되고 정신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멈춰있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 하고 있고 앞서가는 듯 보여 자신감도 의욕도 사라졌다. 조용히 지내며 생각들을 꺼내보지만 행동은 하지 않고 마음은 불편한 상태로 삐거덕거리며 한동안 지내왔다. 이 책에서처럼 나 또한 상자 속에서 구멍만 뚫고 밖을 봤다가 생각도 했다가.. 나가고는 싶은데 용기는 안나고..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런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상자에 있게 된 사연은 알 길이 없지만 동물들은 수많은 추측을 한다. 상자 속에 있는 게 무서운 것일거란 두려움은 없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동물들이라서 마음이 묘하게 따뜻해진다. 


동물들은 상자 속 친구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서커스 공연을 하고, 소풍도 간다. 밖이 이렇게나 즐거우니 함께 하자는 모습같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들은 상자 속 친구가 상자를 열고 싶을만큼의 강한 동기가 되진 못한다. 나라도 동물들끼리 잘 지내는 것 같은데...굳이 내가 나갈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상자에 들어가지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에 마음이 쿵 했다. 동물들도 노력했음에도 나오지 않는건데.. 포기하지 않겠다니..  

더욱이 비가 오는 날 상자가 비에 젖지 않도록 지켜주기 위한 동물들의 행동이 울컥하게 했다. 동물들은 상자 속 친구에게 진심이구나. 이렇게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지켜주고 함께 해줄거라는 믿음을 주는 행동이 상자를 열게 했으리라. 

처음엔 상자 속 친구가 궁금했는데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상자 속 친구보다도 동물들의 행동에 감동받았다. 그러고 생각해본다. 내게도 책 속의 동물들 같은 사람들이 있는지...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상자 속 친구처럼 내 상자에도 그 분들을 그리게 될 것 같다. 조만간 상자 열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나가게 되면 나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함께해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꼭 그래야지..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상자속친구 #제이그림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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