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그림책 수업 - 원고 한 편이 완성되는 금요일의 기적
채인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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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주하는 순간!

한 손에 꽉 잡히는 두께감.

한 자 한 자 바르게 적힌 제목의 글씨체.

약간 오돌토돌한 느낌의 표지 질감.

음... 절대...가볍지 않다...




조금 두려웠으나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감탄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와... 와... 어쩜 이렇게 정확하게 분석하고 명확하게 생각을 풀어내셨지?!

반박불가 공감백배의 말들이 줄줄이 써있는데 이건 그림책을 아는 사람이라면 다 보았으면 좋겠고

그림책 작가로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필독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이 한 문장 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어요.

이런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 그림책 글쓰기 수업을 하신다면 믿고 배울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독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책 구경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 푹 젖어드는 것이다. 이야기 웅덩이에서 첨벙거리고 미끄러지고 뒹굴고 웃고 울고 그러다 깨닫는다. 어느새 동생에게 장난감을 쥐여주고 옆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엄마, 아빠가 쉴 안락의자를 사기 위해 동전을 모으고 싶어진다. 글을 쓰는 것은 작가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자신의 삶을 비춰보고 그 의미를 재발견하도록 장치를 해야 한다.

p.7 - 8

흔히 아이들에게 문제 행동이 생기면 고쳐보고자 그림책을 보여줄 때도 있는데,

해보면 알지만...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보고 잔소리 하나 얹는 순간 그 책은... 바이...ㅋㅋㅋ

그래서 인성/생활전집이 내용도 따뜻하고 교훈적이라 좋은 것도 있겠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건 일상에서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이고

그림책은 아이들이 푹 빠져서 보고 또 보며 내재된 책 안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그림책 상황을 떠올리며 행동하게 되요.

정말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만들어진 그림책들을 보면 그런 아이들 나이에 하는 행동들이 담겨 있고,

직접적인 교훈을 담지 않아도 내용 안에서 충분히 느껴질 수 있더라구요.

그렇기에 아이들의 욕구와 감정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아이들의 일상이 잘 담긴 책들이 아이들 곁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채워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 그림책인데 엄마가 더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작가가 설명하는 문학성과 완결성이 갖춰진 책이 아닐까 싶어요.

그림책 글에 삶 전체를 관조할 수 있는 바다 내음을 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문학성과 완결성이다.

문학성은 독자들에게 바다 내음을 풍기며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고 완결성은 32페이지 짜리 그림책 한 권을 덮으며 파도에 함께 휩쓸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문학성이 없으면 그리움이 없고 완결성이 없으면 충족감, 포만감이 없다. 그림책 원고는 그리움과 충족감을 함께 갖고 있어야 아이와 어른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p. 20

이 책은 그동안 진행해 온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의 외적 형식을 따르고 있어요.

오전에는 그림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오후에는 실제 원고를 써보는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림책을 아는 분들은 '작가의 말'을 모두 읽었으면 좋겠고,

좀 더 그림책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 싶다면 '오전 파트'까지 쭉 읽으면 좋겠고,

원고를 하나 써보고 싶다면 '오후 파트'까지 책 전체를 쭉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문체가 다정다감하지 않아서일까 정말 강의를 들으러 앉아있는 것처럼 살짝 긴장하게 되고

작가님의 통찰력과 다년간 다수의 책을 출간하신 그림책 작가로서의 깊이에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전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 본 적은 없어도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 북클럽 쓰담쓰담과 더미덤덤을 진행해보면서 그림책 하나를 창작해내는 게 절대 쉬운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쓰담과 더미 멤버들은 정말.. 감동인 사람들..ㅠ)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약간의 내적 흥미는 쓰담과 더미에 좀 도움이 되거나

아이디어가 생기기를 바랐던 마음일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도 어렵지만 글을 쓰는 게 정말... 쓰다보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도 하고

애들이 좋아할까 싶고 유아 대상이었다가 점점 초등대상이 되어 가는 것 같고.. 등등

무수한 갈등과 고민이 이어지는 작업이더라구요.

글 없는 그림책이 아닌 이상 글이 중심이 서야 그림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글과 그림이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려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그림책의 균형이 깨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다른 경우 친밀하게 작업을 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둘 다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기 영역을 못 지킬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면에서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은.... 사랑입니다?!ㅋㅋㅋ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둘이어서 더 좋은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그림책이 완성된다."

정의만 들었는데도 몇 몇 책들이 떠오르면서 설레네요.

이렇게 가슴 설레는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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