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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폭력 -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손희주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라니. 신체적 폭력은 어디다가 아프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고, 눈에 보이니 다른 사람들도 아프겠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감정폭력이란건, 그런 것 같다. 누구에게 아프다고 말 해도 뭐 그런 것 갖고 징징거리냐는 이야기나 듣고, 나도 내가 아픈지도 잘 모르고, 그러다보니 어디에 어떻게 약을 발라야 하는지도 몰라서 그 상처가 오래가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만큼 일상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회사에서는 감정폭력이 당연한 것이고, 돈을 벌려면 이정도 폭력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자신이 던진 것이 폭력이라는 것도 모르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주먹에 매일같이 맞다보니 맞는게 너무 지쳐서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좀 될까 싶었다. 내게도 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게 있으니까.
저자는 책에서 부모 자식간이나, 친구사이, 직장 동료, 부부 등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쉽게 벌어지는 감정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많은 예를 들어주면서 여기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안이나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 의사소통하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한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다보니, 아무래도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 7장을 가장 주의깊게 보게되었다. 대다수의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직급이 오르려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 따위는 버리고 '자아도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확실히 자아도취가 심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아서, 격하게 공감하면서 읽게 되었다. 종종 자신이 멋있어 보이기 위해 영화같은 삶을 만들어 내거나, 사소한 일에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나를 화나게 만드는 너의 잘못이다라는 식의 사고를 하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파트2에는 다양한 상황과 관계에서 자행되는 감정폭력들이 나와있는데, 부모 자식관계나 회사, 군대 등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장을 찾아 읽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파트3부터는 적절히 대응하는 법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에 있는 다양한 관계들과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내가 타인에게 주는 폭력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감정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감정폭력을 당연시 여기는 문화가 사라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