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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표범
실뱅 테송 지음, 김주경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7월
평점 :
눈밭 같기도, 어쩌면 눈표범 같기도 한 아름다운 표지와, 티베트 해발 5,000미터의 고지대 '창탕'이라는 배경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여행 에세이라고 하길래, 창탕의 사진들이 좀 수록되어 있기를 기대했었다. 지금도 물론, 사진이 함께 수록되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긴 하지만, 실뱅 테송의 글만으로도 표범의 아름다움과 티베트 고원의 장엄한 분위기를 한껏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아, 사진은 한장도 없다보다 싶을때 책의 거의 마지막 쯤에 딱 한장의 사진이 등장한다. 뮈니에가 아이들에게 보여줬다는 사진이다. 인터넷서점의 도서 상세페이지에는 컬러로 수록되어 있지만, 책에는 흑백으로 수록되어 있어서 숨어있는 표범을 찾기 조금 어려웠다. 그 외에 다양한 사진들이 보고싶으면, 아무래도 뱅상 뮈니에의 사진집을 찾아 봐야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센스에 감탄했는데, 혹시 이 책을 보고 눈표범을 찾아 다닐 사냥꾼들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눈표범을 발견한 위치나 정확한 지명을 언급하지않고, 가칭으로 부른다. 주로 TV나 책에서 어디에 무슨 동물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그 동물을 사냥하려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스러웠는데, 그런 걱정을 사전에 방지해주다니.
극한의 지역을 모험하는 이야기이지만, 위험천만하고 흥미진진한 책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한권의 철학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연에 대해, 지구에 사는 동물들에 대해, 인간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읽게되기 때문일까. 점점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눈표범이, 많은 동물들이 제대로 뛰어놀고 보호받을 수 있는 지구가 되었으면. 그리고 언젠가 티베트에 가서 그 멋있고,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하다는 눈표범을 실제로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