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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없는 호랑이 불의여우 그림책
제이미 윗브레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불의여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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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노력이 부족해서인가요”
이 문장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사회가 개개인에게 지우는 짐이 어떠한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대입을 준비하며, 취직을 준비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비교하고 좌절하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서 슬펐습니다.

“노력해서 얻는 게 아니야”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닌데 갖고 태어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외모, 부모, 가족, 경우에 따라서는 건강... 그런것들은 타인의 것과 비교할수록 불행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냥 갖고 태어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야 할까요.

살면서 좌절, 실패, 고통, 싸움, 사고같은 건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그런 엄청난 일이 닥쳐야 나 자신을 돌아보고 직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생각했어”
밤새도록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그것은 나를 성숙시키는 것이었고 세상을 이해하는 눈을 키우는 것이었어요. 물론 나의 환경은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그대로죠.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줄무늬가 없는 호랑이에게도, 줄무늬가 있는 호랑이에게도. 다만 줄무늬가 없었기에 다른이들보다 일찍 경험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뉴스를 보니 코로나19로 각 가정에 각자의 위기를 맞은 사람들이 많은것같았어요. 물론 우리부부도 예상치못한 싸움을 했었지요.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사실 그 문제는 이미 갖고 있었지만 평온한 상태라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다만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극한의 불안이 그것을 일찍 터트린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 하더군요.

문제 상황에 마주할때
누군가는 남을 탓하고(투사할 대상이 있으면 내 감정을 참 쉽게 해소하는 대신 문제해결은 안되는것같아요)
누군가는 자신을 한탄하고(하아ㅠ 이건 우울증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 같아요ㅠ)
누군가는 두려워도 문제에 직면하고 결국 그런 생각들이 쌓여서 통찰력이 되고 지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림책을 읽으며. 누군가랑 이런저런 인생이야기를 하루종일 해도 모자라는. 그런 책이었어요.


해당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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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참을 만큼 너를 사랑하니까 -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시간, 그림책 태교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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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에 태교책으로 홍보하는 이벤트로 접했고, 서평후기들에 언뜻언뜻 보이는 작가님 글을 보며 혹시 육아서인가 생각했고, 지금 다 읽고나서는 좋은 그림책 소개글이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글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제가 예전에 느꼈던 똑같은 감정때문에, 내 삶의 그 장면이 소환되고 위로가 되고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남편과 저는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남편은 뉴스에서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사고, 출산한 아내를 두고 사고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한 젊은 아빠 등을 접할 때마다 눈 주변이 벌개지곤 합니다. 그런건 저보다 더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작가님이 같은 내용을 쓴 글을 보니 더 반갑더군요.

책을 읽으며 남편의 감정과 무거운 어깨도 잠시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드를 올리고]는 남편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어졌습니다. [남자가 울고 싶을 땐]에서 아빠가 우는 장면에서 왜 저는 같이 울고싶었을까요^^

“꽃길이 아니어야 꽃같은 내 아이가 보인다.” 이 부분에서는 학교현장에 있을 때 흔히 보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서. 불안해하는 학부모님들이 보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범하게 아이를 믿고 놓아줄 수 있을까, 아니아니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엄마가 되기 전 저는 자신만만했습니다. 불안을 먹고 사는 엄마들을 보며 나만큼은 절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사람이 얼마나 무지하고 교만할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그렇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타인의 생각을 고치기 위해 언쟁을 할 필요도 없고. 타인의 상황과 전후배경 모른채 결과행동만 보고 비난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타인의 상황에 몰입해서 과잉감정이입 할 필요도 없더군요. 경험하면서 넘어지고 아프고 울고 깨닫고 성찰이 일어나는 과정은 어른인 부모도, 아이인 자식도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압니다.

책에 나오는 육아15계명을 읽으면서는 박장대소 무릎을 치며 공감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짧은 일기를 쓰라는 조언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얼마나 달라졌고, 달라지지 않았는지. 돌아보며 읽어보는 재미도 꿀맛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일반적인 태교책도 아니고
소소한 일상을 적은 육아책도 아니고
너무너무너무 재미있는 그림책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얼른 읽고 임신한 동생들 어디 있나 찾아볼까 했는데
그냥 제 옆에 끼고 두고두고 읽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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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이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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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왜 잔잔한 영화한편 보는 기분이 들까 생각해보았다.
우선 그림장면을 바라보는 시선 위치가 거의 위에서 내려다 보거나, 아무도 없는 공간, 뒷모습이다.
그리고 감정이 굉장히 절제되어 있는 문장이다. 그래서 마치 말없는 잔잔한 영화 한편 보는 기분이 들었나보다.

“아빠가 일하느라 한달동안 오지않아 너무너무 보고싶었어요”라고 말하는 대신 “아빠가 곁에 없어도 아빠의 작품은 우리곁에 늘 있다”라고 했다. 아이가 아빠를 보고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고있어서. 훨씬 강렬하게 느껴진다.

아이 둘을 독박육아하는 엄마는 어땠을까. 엄마가 되고나서 나는 그림책 속에서도 열심히 엄마를 찾아본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그림속에 엄마는 평화롭고 안정적이다. 아니 적어도 아이의 눈에서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의 직업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빠의 일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도 좋았지만
아빠의 흔적이 느껴지는 집안의 욕실(?)바닥타일이 가장 좋았다고 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친정오빠와 이런저런 어렸을적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오빠가 초등학생시절 친구랑 장난치며 오는데 저멀리 아버지가 보였단다. 그런데 하필 아버지 옷차림이 후줄군해보여서 순간 부끄러워서 친구들이랑 모른척 다른곳으로 피해서 가버렸다고 했다. 그러고나서 그게 마음에 걸리고 죄송해서 엉엉 울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을때 나도 같이 코끝이 시큰해졌던 것 같다.)

특히 바닥타일이 한장한장 뜯어져서 날아가 아빠의 뒷모습(ㅠㅠ)을 지나 가족들의 걸음을 빛내주는 장면이 가장 아름다웠다. 이게 행복이구나 싶은 장면이다. 떨어져있지만 항상 연대하고 있는 가족의 기운.

순수한 아이 시선에서 보면 그저 따뜻하고 자랑스러운 우리 아빠이지만, 다 자란 어른의 추억에서 다시 살아난 아빠는 가슴이 저리도록 죄송하고 그립다.

우리들의 아버지가 어머니가 그렇게 살아내신 것처럼 우리들도 우리자식을 보며 그렇게 또 살아내겠지.
내 아이도 저런 시선으로 안정감있게 살아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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