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참을 만큼 너를 사랑하니까 -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시간, 그림책 태교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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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에 태교책으로 홍보하는 이벤트로 접했고, 서평후기들에 언뜻언뜻 보이는 작가님 글을 보며 혹시 육아서인가 생각했고, 지금 다 읽고나서는 좋은 그림책 소개글이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글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제가 예전에 느꼈던 똑같은 감정때문에, 내 삶의 그 장면이 소환되고 위로가 되고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남편과 저는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남편은 뉴스에서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사고, 출산한 아내를 두고 사고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한 젊은 아빠 등을 접할 때마다 눈 주변이 벌개지곤 합니다. 그런건 저보다 더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작가님이 같은 내용을 쓴 글을 보니 더 반갑더군요.

책을 읽으며 남편의 감정과 무거운 어깨도 잠시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드를 올리고]는 남편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어졌습니다. [남자가 울고 싶을 땐]에서 아빠가 우는 장면에서 왜 저는 같이 울고싶었을까요^^

“꽃길이 아니어야 꽃같은 내 아이가 보인다.” 이 부분에서는 학교현장에 있을 때 흔히 보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서. 불안해하는 학부모님들이 보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범하게 아이를 믿고 놓아줄 수 있을까, 아니아니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엄마가 되기 전 저는 자신만만했습니다. 불안을 먹고 사는 엄마들을 보며 나만큼은 절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사람이 얼마나 무지하고 교만할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그렇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타인의 생각을 고치기 위해 언쟁을 할 필요도 없고. 타인의 상황과 전후배경 모른채 결과행동만 보고 비난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타인의 상황에 몰입해서 과잉감정이입 할 필요도 없더군요. 경험하면서 넘어지고 아프고 울고 깨닫고 성찰이 일어나는 과정은 어른인 부모도, 아이인 자식도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압니다.

책에 나오는 육아15계명을 읽으면서는 박장대소 무릎을 치며 공감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짧은 일기를 쓰라는 조언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얼마나 달라졌고, 달라지지 않았는지. 돌아보며 읽어보는 재미도 꿀맛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일반적인 태교책도 아니고
소소한 일상을 적은 육아책도 아니고
너무너무너무 재미있는 그림책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얼른 읽고 임신한 동생들 어디 있나 찾아볼까 했는데
그냥 제 옆에 끼고 두고두고 읽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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