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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마 - 보이지 않는 엄마와 보이는 아이가 전하는 가장 선명한 사랑의 흔적
윤소연 지음 / 시공사 / 2022년 3월
평점 :
책 표지의 '보이지 않는 엄마와 보이는 아이가 전하는 가장 선명한 사랑의 흔적'이라는 문구가 내 눈길을 끌었고 '보이지 않는 엄마'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나와 다른 환경의 엄마는 어떻게 육아를 할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을 수도 있고 나보다 더 노력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며 반성하고 나를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다 읽고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반성을 하게 됐다. 그들은 나와 다른 환경, 조건의 엄마가 아니었다. 그냥 엄마였다. 나처럼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 둘 해내는 그냥 엄마.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방법이 약간 다를지라도 그들은 그냥 엄마였다. 그들을 엄마로서 먼저 보지 않고 시각장애인으로서 먼저 봤다는 사실에, 시각장애가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를 거라고 짐작해버린 나의 어리숙함이 부끄러웠다.

'보이지 않는 엄마는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 그리고 이 아이는 어떻게 세상을 알아갈까?'
이 두 가지 질문이 저자를 세 명의 시각장애인 엄마에게 이끌었다고 한다. 저자가 객관적으로 접근했던 연구에 점점 몰입이 되면서 주관적이 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에세이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는 문장들 때문에 몇 번이나 울컥했다. '나도 내 아이를 보면서 이런 마음이 들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감정이입이 됐다. 사람들이 그들을 그냥 엄마로서 보지 못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없는 존재로 먼저 보게 만드는 실상이 미안했다. '시각장애'는 그들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수식어뿐이라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했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이 엄마의 '다름'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고 또 바랬다.

처음부터 완벽한 엄마는 없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단지 수식어일 뿐, 아이가 성장하면서 엄마가 되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직접 부딪히면서 실수를 통해 배우는 완벽하지 못한 엄마. '시각'이라는 절대적인 감각으로 엄마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엄마가 되어간다는 걸 이 책 속의 엄마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뚱뚱한 엄마, 날씬한 엄마, 춤을 잘 추는 엄마, 키가 작은 엄마, 앞이 보이지 않는 엄마... 엄마 앞에 붙은 수식어가 다를 뿐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똑같은 엄마라는걸... 엄마의 신체적 조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아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을 기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