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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20년간의 처절한 삶의 기록
설운영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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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책 제목만으로 내용이 짐작되는 몇 안되는 책이다. 아들이 정신장애라는데 부모로써 뭐 말이 필요하겠는가..
나도 자식이라면 애간장이 끊어지다못해 영혼이 털리던 시절이 있었기에 책을 읽기전부터 긴장감이 심하게 올라왔다.

제목을 보면서 왠지 이책은 눈물로 카타르시스를 만나는 시간이겠구나 하는 예감을 받았다. 책은 정신장애를 둔 아버지가 가슴에서 올라오는 처절한 감정을 풀어내고 긴 세월 현실로 맞이한 시간속에서의 아픔을 담담히 풀어내었다.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그것도 늘 타인을 배려하고 모범생이고 공부도 잘하는 그야말로 엄친아였던 아들이 어느날 미칠듯한 보일러 소리와 누군가 나를 감시하는듯한 환상에서 미칠것 같다는 말을 내 뱉었다. 시간의 흐름에 증상이 나아지기는 커녕 자신은 살 가치가 없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부모의 마음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차라리 진단이 나오고 치료법이 있는 질병이라면 시간과 돈의 비용만 들이면 된다. 그런데 진단도 나오지 않고 치료도 뚜렷하지 않은 정신장애 영역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인 것이다.

중간중간 표현되는 엄마의 눈물과 엄마의 절규가 가슴을 파고 든다. 생물학적으로 아빠와 엄마의 차이는 엄연이 존재한다고 믿는 나다. 부정과 모정이 다르다고 말하고자 하는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그 아이를 몸속에 품고 있었다. 같이 자고 같이 먹고 내 살과 피를 나누어 생명으로 탄생시켰다. 그러니 또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꺼억꺼억 울음이 차마 소리로 표현되지 못할 일이다. 더불어 아픈 아이에 대한 관심이 항상 다른 형제에게는 또다른 결핍을 가져 온다. 사람인지라 감정을 기계처럼 고루 나눌수 없는 까닭이다. 어른이 되고 나면야 그 상황을 이해하지만 사춘기를 거치는 형제는 자신의 사랑을 가로막는다고 생각되는 질병을 가진 또 다른 존재를 원망으로 대하게 된다.

참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집안의 가족들 관계를 다스리기도 벅차다. 그런데 작가인 아버지가 말한다. 정말 어려운 것은 정신장애인을 사회의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철저한 격리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도 좌절스러웠다고.

뒤돌아 보니 그렇다. 가끔 뉴스에서 들려오는 정신장애자들의 범죄소식을 접하며 그들은 그렇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차마 그 입장이 아니니 너무 쉽게 그리 판단을 했었다. 마음이 너무 죄스러웠다. 나도 억울한 일을 당할때 왜 자기입장에서만 생각할까? 어려운 입장에서의 사람은 왜 한번도 배려를 안해 주는 것일까?라고 원망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내 문제가 아니니 나도 이기적인 인간이다. 지금 우리가 그들을 도울수 있는것은 특별한 봉사와 기부 같은 것이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그들이 생활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인정하는 것이다. 그들이 일상생활을 어려운 과제로 여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날 자신을 찾고 잘살기 위해 애쓸때 세상은 그래도 괜찮은 곳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해 주는 것이다. 주인공 아들이 변할수 있었던것도 결국 자신을 믿어주며 아르바이트를 시켜준 헬스장 관장과 늘 인정해준 외삼촌의 힘이 컸다. 아무리 정신적 장애가 있어도 결국 인간은 지지와 공감이 문제다.

누군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을때 인간은 어떤 질병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인간의 자존감과 인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는 순간이다.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 사회적 안정감 없이는 시들어 가는 식물이 되는 것이다.

정신장애로 꺼져가던 아들이 운동으로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했다는 대목에서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얼마나 깊은 연게성을 가지는지 새삼확인하게 된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은 뗄래야 뗄수없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던 나의 생각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아들이 스스로 벽을 깨고 나오려고 시도한 가장 큰 동력은 긴시간 부모님의 기다림과 사랑이 아니겠는가? 부모의 사랑은 세상 그 무엇도 해결하지 못할 강력한 그 무엇이다. 그래 벌써부터 알고있었다. 부모의 피눈물은 어떤 장애도 뛰어넘을수 있는 강력한 그 무엇이라는것을~

이 가족이 앞으로도 겪어야 할 어려움은 한참을 더 가야 할 것이다. 그 길에 진정 따듯한 응원과 마음의 축복 기원한다. 우리는 같은 사회구성원이자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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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말고 써라 - 왜, 책을 읽으라고는 하면서 쓰라고는 하지 않을까
백작가(이승용) 지음 / 치읓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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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소 무쓰무행(무조건 글쓰고 무조건 행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내게 책 읽지말고 써라는 책은 두 번 망설임 없이 서평단 지원을 하게 만들었다. 평소 읽고 있는 책들에 밀려 택배가 도착한지 3일이 지난 후 첫장을 펼치게 되었다.

 

일당 첫장부터 밑줄을 쫙~ 긋는다.

 

책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욱 완전한 존재로서 성장시키고, 작가인 당신의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메신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 책임있게 자기 자신을 이끌어 가는 것, 그것이 진정 좋은 책이고 사랑받는 책이라 불릴 수 있습니다.’

 

나는 감히 이 책을 펼친 당신이 행운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분명히 사람을 살리는 책을 집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뜨거움이 올라왔다. 지금 나도 가까운 분들과 글쓰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과정에서 느끼고 감사하던 감정들을 이 책에서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시간을 만났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을 직면하는 시간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차원의 행복을 만나고 나의 진솔한 경험과 이야기는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희망과 위로를 줄수 있다는 메시지 하나로 이책은 다 설명된다.

 

요즘처럼 작가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을까? 과거 기준으로 보면 작가는 전문가의 영역이다. 아무나 책을 쓴다는 개념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작가라는 직업은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부를 가져다 주는 수단으로 바뀐 느낌이 든다. 배고픈 직업이라는 인식에서 부를 얻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일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말한다. 그런 목적으로 쓴글과 진심을 담아 쓴 글은 결국 독자가 인지할 수 밖에 없다고. 그렇게 혹여 돈을 벌어도 그런 돈은 궁극적으로 양분의 그 무엇으로 연결되기 힘들다고.

 

자기를 뒤돌아보고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이야기를 할 때 작가라는 명성과 부는 자연스레 따라 오는 것이며 그것은 나와 독자를 모두 행복하게 하는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잘 쓰려고 하지말고 자연스러운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듯 쓰라고 한다.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주제도 작가가 해석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따라 얼마든지 요리되기 때문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도 너무 추상적으로 정하지 말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을 정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주제와 대화를 이어 가라고 한다. 다소 추상적이던 나의 머리가 명확해 지는 느낌이었다.

 

머리로 쓰는 책은 한계가 있다. 열린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걸 나누어 줄 때 신기하게 또 다른 문이 열리고 나에게 더 많은 것들이 오는 것이 세상의 원리이다. 세상의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내가 쓴 한권의 책 만큼 그 의미가 크지는 않다. 책을 쓴다는건 자신에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니 책을 써라.

 

가슴에 전달되는 메시지도 좋은 책이지만 무엇보다 가독성도 좋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 개인적으로 보통의 사람들이 편하게 읽고 이해가 잘 되는 책이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연구를 위한 전공서적이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 편하게 접근하고 재미있어야 책을 읽을것이 아닌가? 독서인구가 적다는 현실이 늘 안타깝지만 만약 게임처럼 재미있는 그 무엇이라면 사람들이 책을 안 읽을 이유가 있을까? 게임처럼 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부담을 주는 책은 아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소명과 자신의 가치관을 다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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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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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한 유산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위태한 유산’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제목이 오타인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유산으로 뭔가를 물려준다고 하면 대부분 금전적인 것을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집, 땅, 돈….

그런데 그정도의 현금을 마련하는데 대한 부담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런 종류보다는 더 의미있고 가치로운것을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족여행이었다고 한다.

이 순간의 행복과 경험, 삶을 살아가면서 깨달아야 하는 원리들… 그러기 위해 가족 8명이 미국을 40여일간 캠핑카를 타고 여행했다고 한다.

다른사람에게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100퍼 아니 그 몇배의 공감이 올라오는 대목이었다. 나도 아이들이 어릴적 고민을 했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어떤 유산을 줄 수 있을까?

나의 부모도 가난했고 나도 부자가 아니다. 다만 부모님은 나에게 세상에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신분이고 다행히 나에게도 자녀에 대한 애정은 대한민국 최고다 할 만큼 존재한다. 그래서 생각했다. 어차피 월급쟁이로 아이들에게 생계를 책임질 금전은 물려주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독립할 수 있고 행복하게 살수있는 경험들을 만들어 주어야 겠다.

나도 가진것 없는 무의 상황에서 현재 스스로 자생하는 모습이 되었으니 아이들도 성인이 되었을때 그럴 수 있는 능력은 가지도록 지원해야 되겠다는 결론이었다. 그래서 학습과 정서, 경험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 그런 철학이 다 녹아 있다. 가족끼리 40일간 캠핑카 안에서 24시간을 지내며 겪은 갈등과 행복과 일상의 삶이 그들을 더욱 단단히 묶어주고 왜 돈을 버는지, 왜 가족인지에 대한 물음과 답을 주고 있다.

이책은 작가가 2명이다. 아들과 아버지의 에세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과 일기를 전달하고 있다. 20대의 신선한 느낌과 50대의 중후한 철학이 적절하게 엮이며 이 책의 매력이 피어난다.

여행지에서 메모된 날것같은 싱싱한 작가님의 표현들이 소록소록 가슴에 많이 쌓였다. 책을 읽으며 밑줄그은 주옥같은 말들이 너무 많다. 모두 옮길수 없지만 몇 표현은 그래도 다시 음미해 본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돈을 버는 목적도 행복이고, 성공의 목적도 행복이다. 한때, ,나는 행복은 주어지는 것응로 생각했다. 돈, 지위, 명예등과 같은 물질적 조건을 얻으면 행복은 자동으로 주어지는 전리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고 선택하는 것이었다. 행복해서 웃는것이 아니라, 웃음과 함께하기에 행복해 지는 것이다.’

‘계단은 앞에서 보면 벽들의 연속에지나지 않지만, 위에서 계단을 바라보면 하나의 아름다운 길로 변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며 만나는 벽은 아름다운 길의 일부일 뿐이다. 계단을 뒤집으면 단계가 되는것 처럼 생각을 뒤집으면 다소 힘들고 어려운 우리의 인생도 아름다운 길이자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향하는 단계가된다.’

‘시차라는 게임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인생에 적용할만한 노하우를 찾을 수 있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이 잘 될 때,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게 있더라도 자만할 필요도 없다. 시차가 아무리 많이 나도 나중에는 다 같아진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도 태어남이라는 축복으로 시작해 죽음이라는 또다른 축복으로 끝난다. 빠르던, 느리던 한 바퀴를 돌고 나면 결국은 다시 만나는 게임을 하고 있다. 자책하지도 말고, 잘난 척하지도 말아야 한다. 오직 다가오는 순간들을 즐겨야 한다.’

‘인생을 가장 쉽고 편하게 사는 방법은 내가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사는 것이다. 가장 쉽게 살고 싶다면 가장 어렵게 살아보거나, 그렇게 살 수 있다는 의지를 단단하게 만들면 된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향상 균형을 깨트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안정될 만하면 흔들어서 무너뜨리고, ,다시 안정을 찾을 만하면 흔들어서 재정립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가 만나는 시간의 모든것이 어떻게 잘 살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답이다.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순서도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도 다를것이다.

다만 이 가족은 적어도 평생 수백번 되뇌이며 웃고 떠들수 있는 추억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진짜 이것이 이 가족의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싶다.

나도 아이들이 가정을 이루고 그들의 또다른 가족을 생겼을때 이런 이벤트가 가능할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책의 마지막 한 표현이 또 나에게 희망을 준다.

‘인생 50년을 살면서 처음 기획한 여행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어떤 시련과 난관들이 우리에게 부딪힐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수 없었다. 단지 스스로 믿었던 사실 하나는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이 어려울 뿐어떻게든 잘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이었다.’

그래 뭐든 결심과 실행 그리고 희망이 모든 일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어떤 미래를 만날지는 모르지만 오늘 이순간은 할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돈과 물질에 대한 소유로 온 사회가 난리인 요즘이다. 그렇치만 왜 돈을 소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주객이 전도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우리가 매번 긴장하고 노력하는 시간에 분명 큰 에너지를 주는 메시지들이다. 기대하지 않은곳에서 큰 금맥을 발견한듯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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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 - 감동육아에세이
한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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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지 며칠이 지났다. 일부러 서평을 바로 적지 않고 추가적인 여백의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고 난후 마음의 감정이 너무 많이 이입되었기 때문에 다소 객관성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정상적인 엄마라는 역할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작가의 심정을 이해못할리 없다. 다만 나와같이 또 자식의 아픔으로 인해 목숨줄을 넘실거리는 파도앞에 던질까하는 순간이 있었던 사람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진다.

 

작가는 33살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35살 낳은 아들이 선천적 기관 협착이라는 병을 가지고 태어난다. 스스로 자가호흡을 하기 힘들어 그대로 두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결국 기관절개를 하고 목에 작은 튜브를 삽입하여 숨을 쉴수 있도록 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이의 목소리와 바꾸는 댓가를 치루었다.

 

그래서 작가는 4살이 된 아들에게 엄마라는 소리를 못들어 보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튜브가 이물질로 인식되어 가래가 순식간에 맺히고 이는 수시로 제거하지 않으면 또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한다.

 

외출도 맘대로 못하고 아이의 치료비로 경제적 나락으로 떨어져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던 그 시기에도 작가는 용기를 잃지 않고 결국 글쓰기와 홈워킹맘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정말 대단한 그녀이다.

 

삶은 가끔 우리를 잔인하리만큼 처절하게 짓밟지만 그것에 지지 않는 사람들에겐 또 신비로운 능력과 선물을 주기도 한다. 다만 그건 1차 삶의 고난을 뛰어 넘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그 무엇이다.

 

가만 나를 뒤돌아 보면 2000.1.7. 내가 세상에 태어나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는 시간이었다. 나의 딸 행복이가 태어난 날이다. 그날부터 나는 내가 엄마라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이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저 어린것을 잘 지켜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밥도 꼭꼭 씹어먹고 길거리 신호등도 몇번을 주변을 확인후 건너다녔다.

 

그렇게 엄마라는 자리는 엄청난 무게를 주는 자리였다. 다만 자식이라는 존재가 주는 기쁨과 신비함은 뭐라 표현할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식이 죽는다고 말을 듣는다면, 그것도 부모로써 딱히 어찌할 방법도 없이 무기력하다면 마음이 아프다, 눈물이 난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되는 것이다.

 

내게도 죽음과 같은 시절이 있었다. 자식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 어쩌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아파할수도 대신 살아줄 수도 없이 그저 옆에서 안타까워 하는 그 무엇 뿐이었다.

 

그당시 나의 기도는 그랬다.

“‘제가 모든 시련과 힘듦은 다 가져 가겠습니다. 제가 아파 우리 행복이가 좋아질 수 있다면 제가 힘들어 우리 행복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제가 다 받겠습니다. 지금보다 백만배 천만배 더 힘들겠습니다.”

 

그게 엄마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시간을 이겨낸 것은 내가 무너지면 그 아이가 안길 품이 없다는 두려움이었다. 엄마는 아기에겐 세상의 처음이자 마지막 안식처다. 그런 엄마가 무너지면 아이는 갈 곳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한결 작가님도 그런 마음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이 악물고 버틸 수 있었으리라.

 

흔히 주변인들은 말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난 감히 말하고 싶다.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물론 추측은 가능하지만 결코 그 사람이 고군분투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한결작가님의 그 감정을 감히 무엇이다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인생의 선배로 삶이라는 산을 한구비 한구비 넘어옴에 남들보다 거칠고 어려운 산을 넘어온 그녀에게 시원한 물한모금과 바람한자락 같은 공감을 전할 뿐이다.

그저 말없이 가만히 안아주며 등 한번 토닥토닥 두드려 주고 싶다.

 

지금까지 정말 용감했고 주변인의 격려에 용기를 또 얻었고 그래서 더 잘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리라. 다만 내가 아는건 그 어떤 사람도 감정이 남과 다를수는 없다. 그러니 분명 그녀도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슬프리라. 알면서도 무너져 내리는 감정의 시간을 만나리라. 그럴때 누구를 만나 어찌 위로받아야 할지 모르는 시간이 무수히 많으리라.

 

그래서 조용한 마음의 위로를 전해본다. 그저 우리가 책으로 맺어진 인연이지만 보이지 않는 빛의 기운으로 먼곳에서 늘 축복을 기원하는 이름없는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책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흔히 우리는 너무도 쉬운 일을 칭할 때 이런말을 한다. “그거 숨쉬는 일보다 쉬워!”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의미이고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는지 쉬지 않는지 느끼지조차 못하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행동을 해내고자 자신의 그 작은 몸이 가진 머리부터 발끈까지의 모든 힘을 다 쏟아붓고 있는 이가 있다.’

 

난 엊그제 누군가에게 말했다. “아, 너무 바쁘고 힘들어요. 숨이야 저절로 쉬어지니 쉬는거지 진짜 숨 쉴틈도 없어요.”

 

새삼 깨달았다. 감히 그런말도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사치이고 상처가 된다는 것을. 내게 너무 당연한 그 무엇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한다. 어릴적 꿈은 바람빠진 풍선같은거라고. 터져서 못 쓰게 되어 쓰레기 통에 들어간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지 바람만 다시 넣으면 다시 풍선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게 된다고. 중요한건 그렇게 다시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사람 또한 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한다.

 

그러니 말이다. 살면서 어려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어느 시 구절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누구나 내용이 다를뿐 각자 삶의 숙제를 짊어지고 나아간다. 작가님의 꿈은 남편과 아들과 제주도 놀러가는 것이란다. 참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꿈이다.

 

이 글을 보며 생각했다. 행복이란 정말 특별한 그 무엇은 아니다. 지금 당장 내가 누릴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다. 그래서 내게 있는 행복을 최대한 만끽하는 것이 인생을 잘사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점점 짙어가는 가을바람과 가을 냄새가 가슴을 후벼 판다. 늘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내 언어가 더욱 또렷해지는 저녁이다. 죽지 못한다면 살아야 하고 살아야 한다면 제대로 살자. 다시 한번 행복주문 외워 본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내꿈소생] 네이버 카페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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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해피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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