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 - 감동육아에세이
한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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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지 며칠이 지났다. 일부러 서평을 바로 적지 않고 추가적인 여백의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고 난후 마음의 감정이 너무 많이 이입되었기 때문에 다소 객관성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정상적인 엄마라는 역할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작가의 심정을 이해못할리 없다. 다만 나와같이 또 자식의 아픔으로 인해 목숨줄을 넘실거리는 파도앞에 던질까하는 순간이 있었던 사람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진다.

 

작가는 33살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35살 낳은 아들이 선천적 기관 협착이라는 병을 가지고 태어난다. 스스로 자가호흡을 하기 힘들어 그대로 두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결국 기관절개를 하고 목에 작은 튜브를 삽입하여 숨을 쉴수 있도록 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이의 목소리와 바꾸는 댓가를 치루었다.

 

그래서 작가는 4살이 된 아들에게 엄마라는 소리를 못들어 보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튜브가 이물질로 인식되어 가래가 순식간에 맺히고 이는 수시로 제거하지 않으면 또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한다.

 

외출도 맘대로 못하고 아이의 치료비로 경제적 나락으로 떨어져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던 그 시기에도 작가는 용기를 잃지 않고 결국 글쓰기와 홈워킹맘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정말 대단한 그녀이다.

 

삶은 가끔 우리를 잔인하리만큼 처절하게 짓밟지만 그것에 지지 않는 사람들에겐 또 신비로운 능력과 선물을 주기도 한다. 다만 그건 1차 삶의 고난을 뛰어 넘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그 무엇이다.

 

가만 나를 뒤돌아 보면 2000.1.7. 내가 세상에 태어나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는 시간이었다. 나의 딸 행복이가 태어난 날이다. 그날부터 나는 내가 엄마라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이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저 어린것을 잘 지켜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밥도 꼭꼭 씹어먹고 길거리 신호등도 몇번을 주변을 확인후 건너다녔다.

 

그렇게 엄마라는 자리는 엄청난 무게를 주는 자리였다. 다만 자식이라는 존재가 주는 기쁨과 신비함은 뭐라 표현할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식이 죽는다고 말을 듣는다면, 그것도 부모로써 딱히 어찌할 방법도 없이 무기력하다면 마음이 아프다, 눈물이 난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되는 것이다.

 

내게도 죽음과 같은 시절이 있었다. 자식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 어쩌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아파할수도 대신 살아줄 수도 없이 그저 옆에서 안타까워 하는 그 무엇 뿐이었다.

 

그당시 나의 기도는 그랬다.

“‘제가 모든 시련과 힘듦은 다 가져 가겠습니다. 제가 아파 우리 행복이가 좋아질 수 있다면 제가 힘들어 우리 행복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제가 다 받겠습니다. 지금보다 백만배 천만배 더 힘들겠습니다.”

 

그게 엄마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시간을 이겨낸 것은 내가 무너지면 그 아이가 안길 품이 없다는 두려움이었다. 엄마는 아기에겐 세상의 처음이자 마지막 안식처다. 그런 엄마가 무너지면 아이는 갈 곳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한결 작가님도 그런 마음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이 악물고 버틸 수 있었으리라.

 

흔히 주변인들은 말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난 감히 말하고 싶다.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물론 추측은 가능하지만 결코 그 사람이 고군분투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한결작가님의 그 감정을 감히 무엇이다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인생의 선배로 삶이라는 산을 한구비 한구비 넘어옴에 남들보다 거칠고 어려운 산을 넘어온 그녀에게 시원한 물한모금과 바람한자락 같은 공감을 전할 뿐이다.

그저 말없이 가만히 안아주며 등 한번 토닥토닥 두드려 주고 싶다.

 

지금까지 정말 용감했고 주변인의 격려에 용기를 또 얻었고 그래서 더 잘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리라. 다만 내가 아는건 그 어떤 사람도 감정이 남과 다를수는 없다. 그러니 분명 그녀도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슬프리라. 알면서도 무너져 내리는 감정의 시간을 만나리라. 그럴때 누구를 만나 어찌 위로받아야 할지 모르는 시간이 무수히 많으리라.

 

그래서 조용한 마음의 위로를 전해본다. 그저 우리가 책으로 맺어진 인연이지만 보이지 않는 빛의 기운으로 먼곳에서 늘 축복을 기원하는 이름없는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책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흔히 우리는 너무도 쉬운 일을 칭할 때 이런말을 한다. “그거 숨쉬는 일보다 쉬워!”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의미이고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는지 쉬지 않는지 느끼지조차 못하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행동을 해내고자 자신의 그 작은 몸이 가진 머리부터 발끈까지의 모든 힘을 다 쏟아붓고 있는 이가 있다.’

 

난 엊그제 누군가에게 말했다. “아, 너무 바쁘고 힘들어요. 숨이야 저절로 쉬어지니 쉬는거지 진짜 숨 쉴틈도 없어요.”

 

새삼 깨달았다. 감히 그런말도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사치이고 상처가 된다는 것을. 내게 너무 당연한 그 무엇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한다. 어릴적 꿈은 바람빠진 풍선같은거라고. 터져서 못 쓰게 되어 쓰레기 통에 들어간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지 바람만 다시 넣으면 다시 풍선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게 된다고. 중요한건 그렇게 다시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사람 또한 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한다.

 

그러니 말이다. 살면서 어려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어느 시 구절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누구나 내용이 다를뿐 각자 삶의 숙제를 짊어지고 나아간다. 작가님의 꿈은 남편과 아들과 제주도 놀러가는 것이란다. 참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꿈이다.

 

이 글을 보며 생각했다. 행복이란 정말 특별한 그 무엇은 아니다. 지금 당장 내가 누릴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다. 그래서 내게 있는 행복을 최대한 만끽하는 것이 인생을 잘사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점점 짙어가는 가을바람과 가을 냄새가 가슴을 후벼 판다. 늘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내 언어가 더욱 또렷해지는 저녁이다. 죽지 못한다면 살아야 하고 살아야 한다면 제대로 살자. 다시 한번 행복주문 외워 본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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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해피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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