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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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한 유산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위태한 유산’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제목이 오타인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유산으로 뭔가를 물려준다고 하면 대부분 금전적인 것을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집, 땅, 돈….

그런데 그정도의 현금을 마련하는데 대한 부담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런 종류보다는 더 의미있고 가치로운것을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족여행이었다고 한다.

이 순간의 행복과 경험, 삶을 살아가면서 깨달아야 하는 원리들… 그러기 위해 가족 8명이 미국을 40여일간 캠핑카를 타고 여행했다고 한다.

다른사람에게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100퍼 아니 그 몇배의 공감이 올라오는 대목이었다. 나도 아이들이 어릴적 고민을 했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어떤 유산을 줄 수 있을까?

나의 부모도 가난했고 나도 부자가 아니다. 다만 부모님은 나에게 세상에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신분이고 다행히 나에게도 자녀에 대한 애정은 대한민국 최고다 할 만큼 존재한다. 그래서 생각했다. 어차피 월급쟁이로 아이들에게 생계를 책임질 금전은 물려주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독립할 수 있고 행복하게 살수있는 경험들을 만들어 주어야 겠다.

나도 가진것 없는 무의 상황에서 현재 스스로 자생하는 모습이 되었으니 아이들도 성인이 되었을때 그럴 수 있는 능력은 가지도록 지원해야 되겠다는 결론이었다. 그래서 학습과 정서, 경험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 그런 철학이 다 녹아 있다. 가족끼리 40일간 캠핑카 안에서 24시간을 지내며 겪은 갈등과 행복과 일상의 삶이 그들을 더욱 단단히 묶어주고 왜 돈을 버는지, 왜 가족인지에 대한 물음과 답을 주고 있다.

이책은 작가가 2명이다. 아들과 아버지의 에세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과 일기를 전달하고 있다. 20대의 신선한 느낌과 50대의 중후한 철학이 적절하게 엮이며 이 책의 매력이 피어난다.

여행지에서 메모된 날것같은 싱싱한 작가님의 표현들이 소록소록 가슴에 많이 쌓였다. 책을 읽으며 밑줄그은 주옥같은 말들이 너무 많다. 모두 옮길수 없지만 몇 표현은 그래도 다시 음미해 본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돈을 버는 목적도 행복이고, 성공의 목적도 행복이다. 한때, ,나는 행복은 주어지는 것응로 생각했다. 돈, 지위, 명예등과 같은 물질적 조건을 얻으면 행복은 자동으로 주어지는 전리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고 선택하는 것이었다. 행복해서 웃는것이 아니라, 웃음과 함께하기에 행복해 지는 것이다.’

‘계단은 앞에서 보면 벽들의 연속에지나지 않지만, 위에서 계단을 바라보면 하나의 아름다운 길로 변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며 만나는 벽은 아름다운 길의 일부일 뿐이다. 계단을 뒤집으면 단계가 되는것 처럼 생각을 뒤집으면 다소 힘들고 어려운 우리의 인생도 아름다운 길이자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향하는 단계가된다.’

‘시차라는 게임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인생에 적용할만한 노하우를 찾을 수 있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이 잘 될 때,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게 있더라도 자만할 필요도 없다. 시차가 아무리 많이 나도 나중에는 다 같아진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도 태어남이라는 축복으로 시작해 죽음이라는 또다른 축복으로 끝난다. 빠르던, 느리던 한 바퀴를 돌고 나면 결국은 다시 만나는 게임을 하고 있다. 자책하지도 말고, 잘난 척하지도 말아야 한다. 오직 다가오는 순간들을 즐겨야 한다.’

‘인생을 가장 쉽고 편하게 사는 방법은 내가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사는 것이다. 가장 쉽게 살고 싶다면 가장 어렵게 살아보거나, 그렇게 살 수 있다는 의지를 단단하게 만들면 된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향상 균형을 깨트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안정될 만하면 흔들어서 무너뜨리고, ,다시 안정을 찾을 만하면 흔들어서 재정립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가 만나는 시간의 모든것이 어떻게 잘 살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답이다.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순서도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도 다를것이다.

다만 이 가족은 적어도 평생 수백번 되뇌이며 웃고 떠들수 있는 추억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진짜 이것이 이 가족의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싶다.

나도 아이들이 가정을 이루고 그들의 또다른 가족을 생겼을때 이런 이벤트가 가능할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책의 마지막 한 표현이 또 나에게 희망을 준다.

‘인생 50년을 살면서 처음 기획한 여행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어떤 시련과 난관들이 우리에게 부딪힐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수 없었다. 단지 스스로 믿었던 사실 하나는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이 어려울 뿐어떻게든 잘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이었다.’

그래 뭐든 결심과 실행 그리고 희망이 모든 일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어떤 미래를 만날지는 모르지만 오늘 이순간은 할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돈과 물질에 대한 소유로 온 사회가 난리인 요즘이다. 그렇치만 왜 돈을 소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주객이 전도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우리가 매번 긴장하고 노력하는 시간에 분명 큰 에너지를 주는 메시지들이다. 기대하지 않은곳에서 큰 금맥을 발견한듯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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