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뿌리는 소녀
니시 카나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케미스토리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우주를 뿌리는 소녀 - 니시 가나코

( 272p / 고향옥 옮김 / 케미스토리 )

 

 

 

니시 가나코. <사라바>로 나오키상을 수상했었던 작가이다.

니시 가나코의 소설이 국내에서 번역되어 출간된 작품들도 다수라고 알고 있는데

내가 직접 읽어본 책은 이 <우주를 뿌리는 소녀>가 처음이었다.

 

일본 작가 특유의 향이 있는 소설이었다.

일상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

그런데 그 것이 마냥 섬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뇌리에 기억되도록 전달하는 힘도 갖고 있는 소설이었다.

 

 

 

변화와 성장을 두려워 하는 소년 사토시.

부정적으로 다가온 아빠의 모습으로 인해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점차 어른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어른인 아빠로부터 받았던 충격에 어른이 되면 결국 죽음과 가까워 진다는 점이 더해져

변화를 통한 성장은 사토시에게 매우 큰 거부감을 일으켰다.

 

작은 온천 마을. 그리고 작은 여관을 운영하는 사토시네.

사토시네 여관에 살게 된 고즈에를 만나게 되면서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에 대한 불안한 모습이 서서히 달라지게 되는데...

 

뭔가 일상적인 것도 신기해하던 고즈에.

궁금한 게 많은지 종종 질문을 하고는 했는데 참으로 시시하다.

게다가 가끔 이상한 행동도 한다.

그런데 그런 고즈에는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즐겁단다.

사토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징그럽고 혐오스럽게 변해가고, 죽음에 한 발 다가가는데...

마치 매년 여름 방학에 공들여 만든 신여를 산산이 부서뜨리고 불태우는 것처럼

기껏 성장을 해봐야 죽을 뿐인데... 왜 즐거운 것일까?!

 

 

 

"

멀리 가는 것도 있고 곧바로 떨어져 버리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죄다, 죄다 떨어지잖아.

그래서 재미있는 거야. 계속 날아가기만 하면 별로 재미없을 거야.

"

(본문 중에서...)

 

"

영원히 계속되지 않으니까 멋진 거야.

"

(본문 중에서)

 

 

 

우리는 때로 타인의 말이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켜

감춰졌떤 모습을 발견하거나 무언가 깨닫거나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모습에서 무언가 발견할 때

감정적으로 울림과 자극이 크다.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낸 책을 보면서 가슴이 찌릿했던 책들이 내게도 있는데

이번에 읽은 니시 가나코의 <우주를 뿌리는 소녀>도 그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간은 태어나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사토시의 말처럼 결국 죽음을 향해 간다.

하지만 죽는다고 해서 지나온 생이 모두 무의미한 것 이 아니다.

지나온 길 하나 하나에 우리의 삶이 담겨 있다.

그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고즈에(다른 별에서 온 고즈에)처럼 모두가 같은 모습을 하고 영원을 산다고 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있다거나, 매일이 소중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유한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영원하다는 것은 꼭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100년, 1000년쯤 뒤에 함께 해도 될테니까.

지금 내가 내 가족을 소중히 하고,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행복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내 아이들도 나를 보며 자라겠지.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부모가 되지 말아야지.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야지.

그리고 언제까지나 함께 웃을 수 있는 가족으로 지켜 나가야지.

 

나도 뭔가 좀 더 성장할 부분이 남았었나보다.

사토시와 고즈에를 보며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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