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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집밖에 없다
채신화.나원식.이상원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11월
평점 :
이번에도 부동산 책을 읽었다.
안 그래도 부동산 관련 책이 읽고 싶었는데 아시다시피 요즘 부동산 시장이 그렇게 좋지 많은 않다. 활활 타오르던 것이 불과 몇 년 전 이야기인데 금리도 많이 오르고 해서 몇 년 전처럼 그렇게 부동산 시장이 뜨겁지 않은데 그래서 그런지 나오는 책도 확 줄어들었다. 이따금씩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부동산 관련 신간을 검색해 보아도 나오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어바웃어북에서 새롭게 책을 내서 읽게 되었다. 원래는 내 돈 주고 사서 읽을 생각이었지만 서평단 이벤트를 하길래 응모하여 읽을 수 있었다. 럭키~

책은 3인 공저로 지어졌다. 채신화, 나원식, 이상원. 세 분 모두 전문기자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기자 출신 세 분이 부동산에 대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쓴 책으로 재미도 있고 전문성도 있을 거라 기대했다. 비즈워치 부동산부에 속한 분들이 쓴 책으로 알고 있다. 비즈워치는 좀 기억하기 어려웠지만 비즈워치 부동산부에서 제공하는 '알쓸부잡'(알아두면 쓸모 있는 부동산 잡학사전)과 '집잇슈'는 나도 종종 읽었던 기억이 난다. 생각보다 친숙했던 기자분들이 썼던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의 모티브가 '알쓸부잡'에 있기도 하다. 어쨌든 조금 더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공부하고, 현재 어떤 투자법이 있는지 리뷰하는 마음으로 읽어 보기 위해 책을 들었다.
재미있는 주제들이 많았는데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을 내가 다룰 수는 없고. 재미있었던 것들, 몰랐는데 새로 배운 것들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권두특집으로 강남과 대장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어쩐지 남 얘기 같아서 ㅋ 내가 대장 아파트에 살아볼 날이 올까나? 아무튼 대장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보고. 그래도 비교적 잘 아는 은평구 얘기도 재미있게 읽어 보고. 은평은 불광동 쪽만 좀 알지 DMC 쪽은 잘 몰랐는데 여기가 불광이나 녹번보다 괜찮은 동네인가 보네. 여기도 언제 가봐야겠다.

Chapter 1은 부동산의 꽃. 재건축이다. 정비 사업에 대한 투자분석부터 시작한다. 몇 년 전에 광명과 성남에 재개발 물건들 보러 다녔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뭐라도 사놓았어야 하는 건데. ㅋ 안타깝지만 여러 가지 제도 때문에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었다. 꼭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받아서 세입자 퇴거를 진행해야 했기에 당시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다른 부분들보다 공공재개발의 권리산정기준일 부분과 리모델링 내력벽 철거 문제를 좀 관심 있게 읽었다. 의도치 않았는데 권리산정일 문제로 현금청산 당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이런저런 이유로 공공재개발은 좀 겁난다.), 또 리모델링의 구조에 여러모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력벽 철거. 벌써 몇 년째 질질 끌고 있는데 언제나 답이 날는지. 뒤 이어 나오는 신탁 재건축 문제 역시 리모델링에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분쟁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주제....
Chapter 2는 청약과 분양에 관한 지식이다. 여기서는 뭐가 재미있었을까? 청약통장 가점이 안돼도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보류지라든가 무순위 청약이 관심사였다. 전에는 보류지는 담보대출받기가 조금 까다로웠는데 지금은 문제 없나 모르겠다. 아는 동생도 보류지로 어바인퍼스트 받아 갔는데 공부 제대로 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 토지임대부주택은 전혀~ 관심이 가지 않았고. 난 촌놈이라서 대지지분 또는 대지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청약통장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방법에서 스톱. 나도 2,000만원 넘는 고액 통장이 있기에 구체적으로 읽고 또 읽었다. 나중에 반드시 써먹어야지.
Chapter 3은 아파트 투자 안목을 키우는 핵심 포인트인데 여기는 크게 내 관심분야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투자는 더욱더 경계하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얘기가 거의 절반이었는데 내 주변에도 지주택으로 분양받은 친구들도 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분양 들어가서 조합원이 되었는데 정말 천만다행으로 별 이슈 없이 집이 지어졌다.(진짜 기적인 듯...) 아무튼 내가 사는 동작구 역시 지주택의 메카나 다름없는데 친구의 친구도 또 동작구 지주택에 발목 잡혀 있고. 하여튼 복잡한 상황이다. 지주택은 진짜.. 이게 뭐 공부한다고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Chapter 4는 시세, 금리, 통계 등에 얽힌 오해와 진실 파트이다. 여기도 그냥저냥 재미 삼아 봤다. 그리고 지금은 특히 고금리 시대 아니겠는가? 금리는 높지만 내년에는 슬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다수이고. 또 서울은 그런데 내년에 입주물량이 역대급으로 적은 반면에, 경기도는 내년에도 물량이 꽤나 풍부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다. 다양한 변수에 대해 과거의 자료와 설명을 듣고 마음속으로 상상해 보았다. 발코니(베란다라고 불러야 제맛인데)에 대한 설명도 재밌었다. 광폭베란다, 초광폭베란다 같은 것들이 왜 서울에는 없는지 궁금했었는데 설명이 도움이 되었다. 베란다 넓은 집 부러워...
Chapter 5는 슬기로운 전·월세 생활로 주로 권리 분석이나 보증보험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다. 뭐 근래에 투자에 돈 다 쓰고 전월세로 들어가게 될 수도 있고, 역으로 권리 분석을 이용해 공매나 경매로 투자에 참여할 수도 있어서 이 부분도 잘 읽어 봤는데 무슨 계약갱신청구권 왜 이렇게 복잡한지... 아직도 내 생각에는 제도의 허점이 많은 것 같다. 이로 인해 단기 임대도 여러모로 제한이 되고. 세입자 권리를 강화하는 건 좋은데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도 심각하게 위협받는 거라... 아무튼 뭐 그랬다.
Chapter 6는 절세 파트였다. 최근에도 상속세를 낮추겠다는 얘기가 뉴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던데 글쎄... 그 외에 저가양수도에 대한 설명도 좋았고. 특수관계자 간 저가양수도를 통한 절세 포인트는 없는지 또 생각을 해 보았다. 아무래도 이전 정권에서는 양도소득세가 70%씩 어마어마하게 나올 수 있는 구조였다 보니 오히려 증여세 내는 게 더 싸게 먹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조금 더 공부를 해봐야겠다. 대충 보고 적은 거라 여기는 나중에 더 확인이 필요할 듯. 그 외에 대부분의 내용들은 아는 것들이 많았는데 주택을 통해 증여나 상속하는 부분에 있어 절세할 수 있는 포인트가 없는지 조금 더 공부를 해봐야겠다. 사실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이면 더 좋겠는데.

이렇게. 책을 받자마자 거의 이틀 만에 다 읽어 버렸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역시 기자분들이 써서 전문성과 간결함 모두 잘 갖춰져 있다. 어느 정도 부동산에 대해 지식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로서도 역시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 많았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 부동산에 대해 너무 규제와 세금이 많은 것 같다. 선진국이라면 어디든 주거용 부동산을 통해 렌트 또는 에어비앤비로 사업을 하고,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이나 기타 규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외에도 재촌자경이라는 현실적이지도 않은 원칙을 지키느라 농지 거래가 제한되고. 선거때, 청문회 때마다 맨날 나오는 농지법 위반. 아니 그럼 농지법을 위반하지 않으면 대체 어떻게 농지를 갖고 관리를 한단 말입니까? 법이 현실에 안 맞는데.
아무튼 오늘은 이렇게 또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읽었다.
뭐니 뭐니 해도 집은 자산을 지켜주고 또 불려줄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인 건 맞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계속해서 자산을 불려나갈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무슨 단지를 찍어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사실 찍어주는 책이나 강의에 소개된 단지들도 그렇게 좋은 줄 모르겠다. 본인이 직접 원칙을 가지고 투자할 대상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