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동산 책을 읽었다. 이번에는 소액 부동산 투자 책이다. 개인적으로 소액 부동산 투자는 쳐다보지도 않지만 이 또한 배울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해서 읽었다. 부동산 책은 언제나 진심을 담아서 최대한 열심히 읽는 편이다. 읽다 보면 또 그게 그거인 것도 같지만 언제나 뭐라도 하나 배워가기 때문이다. 최근에 부동산 책 출간이 좀 줄어든 걸 보면 확실히 매매 분위기가 좋지는 않은 것 같다. 나도 사실 우리 집이 기분 좋게 팔리면 상급지로 갈아타고 싶은데,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내려도 팔릴 것 같지가 않아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이러다 진짜 전세 끼고 하나 더 사게 될지도 모르겠네...

책은 북웰스 님과 곽상빈 님이 지었다. 북웰스님은 사실 이 책 읽기 전에는 잘 몰랐다. 유튜브도 운영하고 계시던데 직장 생활만 열심히 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4년간 500여 권의 책을 읽은 후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투자자이자 유튜버, 작가,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일단 유튜브부터 구독하기 시작했다. 곽상빈 님은 매우 유명한 분이라서 많이들 아실 거라 생각한다. '무조건 합격하는 거꾸로 공부법'으로 제일 유명하지 않을까? 공인회계사, 변호사, 감정평가사 등 다수의 시험에 도전해 합격한 경이적인 이력을 갖고 있는 수험의 고수이다.
책은 여느 부동산 책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부동산을 좋은 타이밍에 매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소액 부동산 투자를 위한 최소한의 공부'이다. 보통 1장은 우리가 왜 부동산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이 책은 서문으로 대신한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들과 사이트. 앱 등이 소개된다. 부동산을 매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방법들을 알려주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정석은 아파트 투자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도 같다. 부동산은 아무리 생각해도 환금성이 좋은 자산을 사는 것이 최고 같다. 가끔 역에서 멀거나, 언덕길 대형 평수가 급매로 나와서 싸게 사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 심리가 본인이 싸게 산 건 기억을 못 하고 남들 시세에 같이 팔고자 한다. 일단 나부터가 그렇고. 좋은 부동산 = 잘 팔리는 부동산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다.

2장은 '그래서 지금 사도 되나요'이다. 좋은 물건만큼 좋은 타이밍 역시 중요하다. 타이밍만 좋게 매수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 같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권 이전에 매수한 부동산은 지금쯤 어지간해서는 크게 시세가 올랐을 것이다. 심리는 물론이고 공급/수요, 미분양 등을 감안하여 적정한 매수 타이밍을 찾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책에서 소개되는 지표들이 언제나 좋은 타이밍을 찾을 수 있는 키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도움이 된다. 이러한 지표들을 무시하고 집을 샀다가는 곤경에 처할 수 있으니 꼭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3장은 '그래서 가격은 적절한가요?'이다. 아파트를 매수하고자 하는 지역이 경쟁력은 있는지? 그리고 그중에서도 내가 매수하고자 하는 아파트의 가격은 적절한지 등을 참고할 수 있는 장이다. 이 장에서는 특히 학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자녀 수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인터넷을 통해 못 얻는 정보가 없다 보니까 학군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게 된다. 나부터가 그렇다. 더 이상 자녀 때문에 이사 간다는 말이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학군, 교통, 일자리 등 복합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고, 모든 조건을 다 맞추는 아파트는 자금이 안 맞겠지만 현실적인 수준에서 본인과 가족의 상황에 맞게 잘 설계해야겠다.
4장은 '시작은 내 집 마련부터'이다. 주택 마련에 가장 필요한 대출과 관련된 정보부터 집과 관련된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건축물대장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둔다. 개인적으로 집을 사게 되면 등기를 또 열어볼 일도 없고, 뭐 건축물대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전세 살 때는 가끔씩 등기 열어본 기억이 난다. 뭔가 내가 이미 선순위 세입자니까 갑자기 내 앞으로 선순위 근저당이 잡힐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찜찜한 마음에 한 번씩 열어봤던 기억이 난다. 하긴 뭐 내 뒤로 근저당이 생겨도 문제는 문제지. 집주인이 전세금 증액하면 증액 금액은 근저당 뒤로 잡히니까. 아무튼 이렇게 전세 살면 신경 쓸 부분이 많다. 그리고 요즘 전세사기 말이 많은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전세사기를 100%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집을 사는 방법이 제일 안전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5장은 '소액으로 시작하는 실전 경매 투자'인데 이 장은 경매로 집을 사겠다라기보다는 경매의 기본적인 구조를 감안하여 물권, 채권과 같은 권리들이 어떻게 경매에서 적용되는지, 경매의 기본적인 원칙과 절차에 대해 공부하는 장이라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초보자가 아무리 간이 커도 경매로 집을 사는 경우는 많지 않은듯하다. 그리고 1주택자에 대한 메리트가 많은 상황에서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편이 보통 투자금액이 더 적게 들기 때문에 처음 주택을 매수할 때는 경매보다는 일반 매매를 많이 선호하는 편인 것 같다. 아무튼 경매도 공부를 해두면 반드시 써먹을 부분이 많으므로 참고하면 좋다.
마지막 제6장은 '부린이를 위한 조언'이다. 두 저자가 그동안 느낀 점들에 대해 부린이를 위해 조언을 해주는 장인데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저자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부채에 대한 마인드나 협상 같은 부분은 내 생각과 저자들의 생각이 좀 다르기는 한데 아무래도 두 저자들의 생각이 일반적인 편이긴 한 것 같다. 나와 의견이 같든 다르든 간에 더 중요한 것은 저자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준비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고 같이 공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코로나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자산이 올라서 부자가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시류에 편승하지 못해 시무룩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현상들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꾸준히 공부를 하면서 내면을 다지고 다음 기회를 찾으며 묵묵히 기다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책은 전체적으로 처음 부동산을 공부하거나 접근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 한 권 다 읽으면 좋은 부동산을 찾을 수 있는 상당한 센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아는 내용도 꽤 많았기에 두 저자의 매수 경험이나 에피소드들을 더 많이 소개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살짝 남았다. 처음 부동산 공부용 책으로는 꽤나 괜찮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