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은 단독주택 - 다가구주택 입지 선정부터 시공까지, 평생 후회 없는 내 집 짓기
홍성옥 지음 / 소울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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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당연히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나도 어릴 때에는 단독주택에 살았다.

여름에는 겨울이 그립고, 겨울에는 여름이 그립듯 어릴 때는 아파트에 살고 싶었지만, 아파트에 살게 되니 계속 단독주택의 삶을 그려보게 된다.

그래서 단독주택에 관한 책을 읽었다. 사실 집 짓기에 대한 강의까지 들었으니 적잖이 시간을 투자한 셈이기는 한데 여전히 집을 짓는다는 것은 상당히 스트레스풀한 일이기는 하다.



집 지으면 십 년 늙는다는 말이 괜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그렇지만 시중에서 단독주택, 상가주택 짓기에 관한 책들을 보면 대부분 바로 그 집 한 채 지어본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한 채. 단 한 번의 경험으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분야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 책의 저자분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집 짓기라는 게 이렇게 어렵습니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분들은 1) 왜 단독주택인지?, 2) 지어진 단독주택을 매수해도 되는데 왜 굳이 신축하려는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이고 인건비는 날로 높아지니 단순히 생각하면 토지매입부터 측량, 설계, 시공까지 내가 다 뛰어 들어서 PM도 안 끼고 하면 어마어마하게 비용을 세이브하고 집을 지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해보면 "아... 이래서 직접 하면 망하는구나."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홍성옥 님은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평범한 직장의 평범한 연구원으로 일하는 분이시다. 결혼 후 아이를 하나 둘 낳으셨는데 네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아파트를 분양받고,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생겨 상가주택을 매입해 올 리모델링 후 임대한 경험도 있으신 능력자인데 아파트에서는 가족의 행복을 오롯이 담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가치가 상승할 만한 입지에 새로운 보금자리인 다가구주택을 지었다. 저자 소개에서 여기가 끝은 아니고 계속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는 부분이 의미심장하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리고 건축을 독학으로 공부한다든지 책 1권으로 마친다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데 그런 것에 비하면 정말 중요한 내용으로 핵심만 잘 집어낸 것 같다. 목차는 Part1에서 단독주택의 매력과 집 짓는 단계에 대해 설명한다. 대부분의 책이 그렇다시피 단독주택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설명하고, 집 짓기 공정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짤막하게 설명해 준다. 단독주택이 가지는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친환경적인 주거환경에서 반려동물과 식물들을 키우며 살다 보면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크다. 물론 반대로 아파트 살 때보다 더 스트레스가 커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조금은 하고 있다.


Part 2는 예산부터 설계까지를 제목으로 달고 있는데, 크게 1) 예산 짜기, 2) 땅고르기, 3) 집 설계하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단 신축의 예산 짜기는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자금이 막히면 뒷단계로 넘어자길 못하고 사고가 그 자리에서 멈춘다. 자금은 반드시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하며, 플랜 B까지 미리미리 생각을 해두는 게 좋다. 정석은 땅값과 공사비, 둘 중 하나는 내 돈으로 준비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시공사와 협의를 통해 외상공사를 할 경우, 시공사에 질질 끌려다니게 될 수 있으니 원칙적으로는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그 외에도 P2P 업체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받는 경우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금리가 10%대 중반으로 무지하게 비싸다.



땅고르기도 중요하다. 강의를 들었을 때도 강조한 부분이지만 땅 고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 땅만 잘 고르면 나머지는 알아서 따라온다. 책에서는 땅 고르기의 중요성에 대해 그렇게 강조하지는 않은 부분이 살짝 아쉽다. 기본적으로는 LH, GH에서 토지를 분양받는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일반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또는 이주자택지를 조금 프리미엄을 주고 협의해서 매수하는 방법도 있겠다. 이 책의 경우 실거주를 제일 큰 목표로 두고 써졌기 때문에 토지 분양이 우선이지만 임대수익을 목표로 다가구나 다중주택을 지을 경우에는 서울 구도심의 구옥을 매수해서 멸실하고 신축 올리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또 취득세 중과 이슈가 발생하니 생각할 부분이 많아진다.


집의 설계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되, 계속해서 설계가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실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다중주택, 다가구주택의 경우 무조건 건축면적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그런 하나의 목표도 답이 여러 개가 나온다. 하물며 각각의 건축주의 취향과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실거주 단독주택은 얼마나 고민할 부분이 많겠는가? 건축주도 공부는 치열하게 하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집 짓는 기쁨이 반감된다는 책의 내용도 상당 부분 공감이 되었다.


Part 3는 시공에서 하자 보수까지이다. 이 파트에서는 기본적으로 저자가 건축주로서 지은 선향당에 대한 건축 과정을 공유하고 각 과정에 대해 사진과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나도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자료를 들여다보니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지반 조사와 지반 보강 공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생각했지만 지반 조사가 해머를 자유낙하 시켜서 타격 횟수를 구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든지, 지반 보강공사 중 퍼즐 소일 공법과 팽이 공법에 대해서도 사진과 그림으로 설명이 잘 되어 몰랐던 부분을 더 배우기도 하고, 알았던 부분이라 하더라도 기억을 더듬을 수 있었다.



책을 통해 단독주택에 대해 많은 부분을 또 고민하게 된다.

당연히 처음 드는 생각은 "나도 단독 주택을 지어볼까?", "너무 힘든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래도 다 지어진 집을 지어보니 나도 하고 싶네." 등등의 생각이 떠오른다.

계속 공부는 해나갈 예정이지만 어지간해서는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사실이다. 단독주택이 가진 매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지만, 정말 제대로 꼼꼼하게 공부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자.


생각하는 것은 쉽다.

행동하는 것 역시 쉽다.

그러나 생각한 대로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 괴 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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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단독주택 - 다가구주택 입지 선정부터 시공까지, 평생 후회 없는 내 집 짓기
홍성옥 지음 / 소울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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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는데 꼭 필요한 필수 지식을 한 권으로 압축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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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지식 -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
김민근 지음 / 마일스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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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부족한 교양과 상식을 보충하기 위해 이번에는 상식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은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꼭 필요한 책 중 하나라 생각한다. 기왕이면 상식이 풍부해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혜를 나누어 줄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때로 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지식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하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이 책을 들게 되었다.


책은 김민근 님이 지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현재 외국계 기업에서 재무/기획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사업성을 검토하고 수익성을 분석하지만 퇴근 후에는 록과 블루스, 재즈의 선율을 즐기며 교양 있고 감성을 잃지 않는 삶을 살고자 하는 낭만러라고 한다. 아... 나도 한때는 이런 여유 있는 시절이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마음의 여유 없이 살게 된 건지...^^;

네이버 블로그 <데미안의 지식 창고>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보고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웃을 신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제1장은 지적인 삶으로 과학과 상식을 주로 다우고 있다. 1장이 나는 제일 재미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지만 술에 대한 상식 편이 재미있었다. 과거 서양사를 전공한 통역사가 나에게 서양 술에 대한 역사와 상식에 대해 거의 한 시간 동안을 설명해 준 적이 있다. 듣고 나니 재미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솔솔 되살아 나는 것 같은 게 읽을만했다. 그 외에 자동차에 대해서도 나는 아주 문외한이고 별로 관심도 없지만 각각의 브랜드 별로 엠블럼이 어떻게, 왜 생겼는지 설명해 주었는데 여기도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2번째 장은 교양 있는 삶이다. 문화, 예술, 역사를 다룬다. 여기서 사장 재미있던 부분은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대한 부분이다. 아 불가사의라는 표현 자체가 일본어를 거쳤다가 다시 이를 우리 말로 번역하는 과정의 실수에서 기인했다는 부분도 웃겼다. 잘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한 번 이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어쩄든 7대 불가사의 중 남아있는 건축물은 피라미드밖에 없으니 안타까운 부분도 있고. 제대로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피보나치수열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한 부분도 눈여겨보았던 부분이다. 의외로 살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것들 중의 하나라서. 일할 때보다는 책이나 영화에서 종종 듣게 된다. ^^a



제3장은 여유로운 삶을 말한다. 경제, 경영에 대한 상식을 배울 수 있었다. 여기서는 첫 번째 주제부터 재미있었다. 바로 커피 시장에 대한 내용이 제일 먼저 등장한다. 커피의 원가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산지별로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알려주는데 이 책의 취지에 딱 맞는 것 같다. 다양한 부분을 두루 얕게. 커피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알게 되어 좋았다. 매일매일 미국 주식에 대해 정리를 해서 포스팅을 하다 보니 주식에 관한 부분도 좋았다. 사업 보고서 읽는 법도 알려주고, VIX 지수, 공포와 탐욕 지수 같은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지수들에 대해서도 알려 주는데 이 부분을 잘 모르는 독자라면 이참에 공부하면 꽤 좋을 것이다.



마지막 제4장은 함께하는 삶이다. 환경과 지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음.. 사실 개인적으로는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는 편이다. 특히 RE100 같은 것은 중간목표도 최종 목표도 달성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환경과 지구 보호 노력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책에 제시되는 중요한 예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두 기업 모두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이 기업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환경에 대해서는 특히 무지하고 몰랐던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가장 많이 배웠던 부분 중의 하나였다.


이렇게 교양과 상식을 키울 수 있는 인생 지식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상식이라는 게 없어도 크게 힘든 건 아니지만 아예 없으면 불편할 때가 참 많다.

대화를 이어 나가기도 어렵고, 글을 써도 뱅뱅 돌기만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럴 때, 상식을 좀 갖춘다면 말이든, 글이든 한결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재미 삼아 교양 삼아 한 번씩 읽어 보면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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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지식 -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
김민근 지음 / 마일스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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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살면서 무기가 될 교양과 지식을 전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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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카타르 - 축구 국가대표 팀닥터의 Goal! 때리는 좌충우돌 분투기
김광준 지음, 박보영 엮음 / 예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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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리그 경기는 잘 안 본다. 어릴 때는 내가 살던 청주나 산본에는 연고를 둔 프로팀이 없었기 때문에 딱히 애착 가는 팀이 없었고. 서울은 살아본 지 얼마 안 돼서 한 번도 축구장을 못 갔다.

그래도 국가대표 경기는 꾸준히 봤던 것 같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도 좋아하고 파울루 벤투 감독도 좋아한다.

종종 아기 데리고 일산 호수공원에 나들이를 가곤 하는데, 벤투가 어느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나가다 우연히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당연히 한 번도 못 봤음.ㅋ

이 책은 국가대표 팀닥터인 김광준 교수가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팀닥터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을 정리한 책이다. 나는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중간에 감동 먹어서 눈물 날 뻔한 적도 있다. 아니 이게 뭐라고...

이 책의 저자인 김광준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이자 VIP 건강증진센터 부소장,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팀닥터이다.

솔직히 이 책 읽기 전에는 팀닥터는 전부 정형외과인 줄 알았다. 책 읽으면서 초반에 노년내과 교수라고 해서 조금 당황함. 노년내과 교수도 팀닥터를 보는구나.

우리 회사 앞에 정형외과가 새로 오픈했는데, 국가대표 축구팀 팀닥터 하시던 분이 개업했다고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며칠 후에 엉치뼈 쪽에 통증이 느껴져서 참다가 한 번 가봤다. 이름을 호명하길래 노크하고 들어갔는데. 앗 깜딱이야. 여자 선생님이었잖아. 왜 팀닥터는 당연히 남자라고만 생각했을까... 아무튼 진료는 잘 받고 나왔다. 팀닥터 관련 당황했던 기억이 문득 떠올라서...

저자는 본래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일하다가 2016년부터 노년내과에서 환자 진료를 하게 되었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울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환자들이 사망하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도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서 축구가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사실 1인 2역을 하는 거나 다름이 없는데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서 시간을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것도 팀닥터에 대한 나의 무지에서 기인한 착각이 었다. 팀닥터는 병원 소속이 아니라 국가대표팀 전속 닥터로서 파주 NFC 같은 곳에 상주하는 줄 알았다. 전업으로 그것만 하는건줄 알았지. 하긴, 계속 임상 경험을 쌓아 나가야 선수들을 진료할 수 있을 테니 그게 맞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은 초반에 오스트리아 원정 경기에 대한 얘기를 비중 있게 다루는데, 나도 이 부분이 잘 생각이 난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공포로 떨고 있었는데 평가전을 준비한다고 해서 나도 고개를 갸우뚱했기 때문이다.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평가전 일정은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출전 경험이었고(난 그것도 모르고 비판한 셈이고), 선수단의 출전 준비와 방역 조치도 내 생각보다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긴 나도 집에서 TV로 보는데 조현우 GK가 얼굴에 페이스 실드까지 하고 다니길래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조현우 GK도 확진이 뜰 줄이야... 확진이 몇명씩 발생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현장에서 발생한 긴박했던 상황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무리 팀닥터, 아니 경험이 많은 의사라 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모두가 생소하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저자는 처음부터 코로나 방역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으며 철저히 준비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코로나 확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책에는 돌발 상황에 맞는 대응법을 찾는 데 있어 벤투 감독의 협조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원칙대로,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방역에 관한 사항을 닥터에게 일임한다. 여기서도 벤투가 어떤 스타일의 감독인지 알 수 있었다.

사실 선수들이야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생을 했게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예방접종을 크게 했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2020년 오스트리아에서의 경험이 선수들로 하여금 더욱 방역에 대한 조심성을 높이는 효과도 분명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선수들의 출전 욕구는 어마어마했다. 몸이 부서지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든 출전해서 존재감을 어필하고 싶은 것 같다. 그리고 격리를 당하는 중에도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각자 방에서 홈트레이닝을 진행했다고 한다. 역시 국가대표는 보통 정신력으로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방역과 관련된 이슈는 2021년 3월 한일전을 치르기로 결정했을 때도 또 말이 나왔다. 사실 나는 이때도 코로나로 힘들고, 주전도 다 빠지는데 왜 또 한일전을 하냐고 비판했었다.


결론적으로 주전들은 대거 빠졌으며, 일본 JFA의 방역 미스로 인하여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일본에 대패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들 아시다시피 벤투 감독은 언론의 집중포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일일이 변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직후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건 모두 자신의 책임이며 너희는 진짜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고 한다. 나는 이런 부분에서 참 벤투 감독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한일전과 관련해서는 황보관 본부장도 경기는 질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경험이라며 월드컵 전에 어떻게든 많은 선수와 스태프들이 이런 경험을 해야 본 게임에서 실수하지 않을 거라며 평가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설명을 들으니 새삼 뒤늦게나마 이해가 된다.



뒷부분에 저자가 만난 선수나 감독들에 대한 부분은 사실 많이 알려진 얘기들이 많으니 뒤로 미룬다 하더라도 지원 스태프에 대한 부분은 이 책이 아니면 접하기 어려울 것 같다. 책에 실명까지 같이 기재를 하니 더 실감이 났고, 생각보다 많은 인력이 많은 을 하고 있기에 그 노력이 전해지는 느낌이다. 이래서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팀이 수상하면 코칭스태프는 물론 지원 스태프까지까지 챙겨주는가 보다.

책은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나로서는 한 개의 Chapter도 그냥 흘려버릴 것이 없이 다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대표팀 이야기, 그리고 코로나 방역, 부상 치료, 벤투 감독의 전술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이 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라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읽는 데 좀 시간이 걸렸는데 책을 읽다가 어떤 선수나 스태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찾아보면서 읽어서 오래 걸린 편이었다.

또 전혀 몰랐는데 선수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모아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일당을 기부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부 보다는 내가 열심히 경제생활을 하는 것으로 기여하겠다는 마인드라서(웃자고 하는 얘기 아님) 기부를 안 하지만, 선수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기부 대상자가 축구를 좋아한다면 선수들이 만나서 응원하고 경기장에 초청해주고 싶다고 한다.



어제는 국가대표 유소년 야구 감독에 대해 포스팅을 했는데 그것과는 반대되는 얘기네. 만약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에게 국가대표 선수들이 기부도 하고, 경기장에 초청도 한다면 정말 평생 잊지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무엇이 되든 살면서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요렇게 오늘의 서평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축구라는 게 참 재밌죠?

어릴 때 몇 살부터 월드컵이라는 걸 봤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94년 미국 월드컵 아니었을까 싶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미국 월드컵은 아시아 예선부터 몇 경기는 본 기억이 나고. 아버지가 어릴 때 월드컵이 어떤 건지 대강 설명을 해주셨는데, 다 듣고 난 내 첫 번째 궁금증은 그럼 중국이 왜 월드컵 우승을 못하냐는 거였다. 인구가 그렇게 많은데...더 이상 그런 궁금증은 갖지 않는다. 크면서 자연히 해소되었다. 또 똑같은 얘기. 축구라는게 참 재밌죠?

이 책을 읽었다고 축구에 대한 전술적인 이해와 선수 개개인에 대한 디테일한 부분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 대표팀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서로 이해를 하게 되면 더 응원하고. 또 대표팀도 그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공들여 쓴 뒷부분의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제언도 빼놓지 않고 꼭 읽었으면 한다. 정말 여러 면에서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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