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
백승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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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연휴고 시간이 많이 남는다고는 하지만 지금 읽어야 할 책들이 조금은 밀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서상 한참 뒤에 읽을 책인 이 책을 앞당겨서 먼저 읽었다.

이유는 역시 부동산 서적이 제일 재밌기도 하고 외국 부동산이라는 상당히 특이한 소재에 이끌리기도 했다.



저자인 백승 님은 평범한 월급쟁이로 2014년부터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어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투자를 진행해 자산을 불리셨다고 한다. 그러다가 일본 부동산의 매력에 빠져 공부를 하시다 도쿄의 꼬마빌딩을 매수해 매월 800만 원을 받는 건물주가 되셨다고 한다. 일본 건물주라. 정말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투자자가 아닐는지.

개인적으로 백승님 블로그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블로그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내용도 많이 포스팅해 주시고, 처음 발견한 날 이 책의 서평단 모집을 하시길래 응모했는데 바로 선정되었다. 럭키~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와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가끔씩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마츠다 부장님 유튜브 같은 것들을 보면서 분위기는 대강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제도가 일본에서 가져온 것들도 많을 테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프롤로그부터 보자. 5억 원가량으로 재투자할 곳을 찾아다니셨다는 부분에서 눈이 번쩍 뜨였다. 5억. 5억으로 일본의 중심부에 건물을 매수할 수 있나?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현금 5억으로 서울에 꼬마빌딩을 못 살 건 아니다. 다만 부담이 좀 되기는 할 것이다. 금리가 워낙에 비싸니까 말이다. 책에는 일본은 금리가 2%대로 소개가 되어 있는데 매력적인 것 같다.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목차를 나누어서 각 파트에서 무엇을 설명해 주고, 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공유해 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1장 왜 일본 부동산인가?

일본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장이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 이후 가격이 과도하게 빠져 있는 상태이고 우리나라에 비해 금리가 현저히 낮다는 점. 엔화가 싸기 때문에 매우 메리트가 있다는 부분. 마지막으로 선진국이다 보니 법이나 제도적으로 체계적이고 안전하다는 점 등이 있다. 1장에서는 간략히만 설명하고 넘어가지만 이마저도 관리 업체를 끼고 운영하기 때문에 임대인으로서 세입자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훨씬 덜할 것 같다. 임대 사업의 최대 리스크가 공실이고 다음은 세입자 관리 아니겠는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나을 것 같다. 꾸준히 공시지가가 상승한다는 점도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2장 일본 부동산 투자에 첫발을 내딛다.

일본에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기 위한 기초적인 단계를 설명해 준다. 일본에선 보통 파트너 업체를 통해서 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가 보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아파트를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매수하기 때문에 매수인 역시 제대로 설명을 해야 한다. 결국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횡설수설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부터 똑 부러지게 공부해서 요구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그 외에도 국내에서 진행된 투자 세미나를 찾는다든지 일본 곳곳의 지도를 구해서 수시로 보고 찾아다니며 투자처를 좁혀 나가는 방식 등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다.

 

3장 도쿄로 가는 임장 여행

3장은 저자가 직접 임장을 하며 적은 임장기를 공유하는 장이다. 사실 이 내용만으로도 좋은 책이 될 것이다. 3장에서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고 느꼈는데 입지와 수익률, 역과의 거리나 학군지, 전반적인 분위기를 체크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경매 물건으로 나온 다가구나 상가주택을 보러 다닐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저자는 본인이 직접 나중에 주거를 할 경우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정주 여건에 대한 기준이 꽤나 높았다는 부분.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본 각 구의 특징이나 분위기에 대해 대략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상업지역이나 건폐율, 차지권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와 정말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와 동일한 용도지역 체계를 쓰고 건폐율과 용적률, 법정 지상권에 대한 개념을 똑같이 운용하고 있나 보다는 생각을 했다(아마 우리나라가 따라 하는 거겠지...)





4장 험난한 은행 신고

4장은 외국에 부동산을 투자하기 위한 은행 신고가 설명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관세사라서 외국환거래법에 대해 그래도 제법 알고 있는데 이 절차는 사실 매우 어렵고 험난하다. 나는 주로 수출입 업무를 하기 때문에 경상거래만 주로 신고를 했는데 저자가 설명한 부분은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자본거래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참고로 저자의 설명은 거래 규정 제9-5조 해외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저자가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여 투자했기 때문이고, 개인으로 취득할 때는 거주자의 외국 부동산 취득이 적용되기 때문에 조금 다르다. 아.. 외국환거래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구시대적이다. 이걸 나도 달달 외워가며 시험 보고 공부했음에도 뭐 하나 신고하러 가면 쩔쩔맨다. 때로는 은행원에게 내가 알려주기도 하고, 둘이 같이 조문 펴놓고 공부하기도 하고. 아무튼 은행 신고는 의외로 많이 번거로운데 처벌 규정이 꽤 강하니 잘 챙겨야 한다.



5장 일본 부동산 거래의 절차 밟기

여기도 좀 모르는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냥 그 자리에서 매수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또 매매 의향서를 넣어야 하는구나. 중간 절차를 하나 거치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 외에도 감정평가를 은행에서 받아서 진행하는 부분은 우리나라와 똑같은 것 같다. 탁상감정이란 표현을 쓰는 것도 비슷하고. 아마 많은 국가가 유사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을까 싶다. 대출이 나올지 안 나올지 조마조마한 부분은 우리나라와 공통점이자 차이점 같다. 한국이라면 지금은 저렇게 대출 절차가 속이 타지 않을 것 같지만 지난 정권 때 주택을 매수한 나로서는 과도한 규제 때문에 대출이 나온다는 건지 안 나온다는 건지 은행원이랑 상담을 해도 속이 터질 지경이었으니까.

 

6장 매일매일 투자 생활

여기서는 해외에 부동산을 소유한 해외투자자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이게 제일 매력적인 거 아닐까? 외국에 내 소유 부동산이 있다는 것. 그래서 그것을 보고 관리하기 위해 중간중간에 해외여행도 할 겸 일본을 방문한다는 것. 그리고 6장에서는 법인 투자에 대한 Tip들도 많이 알려 주신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법인 설립을 규제하기 때문에 나는 외국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법인 설립이 좀 곤란할 것 같다. 개인으로 투자할 경우에는 우리나라에는 취득세와 보유세는 내는 게 없는데 양도소득세는 일본에도 내고 우리나라에도 내야 한다. 그리고 임대 소득에 대해서도 종합소득세에 합산과세로 세금을 내야 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일본에 뭘 하려면 법인으로 해야 하긴 하겠다.

 

7장 일본에서 건물주가 되어보니

7장은 일본 부동산만의 독특한 제도를 설명하는 장이라 할 수 있겠다. 일단 관리 회사를 쓴다는 점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고, 이건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경우 서비스의 질도 매우 낮고 그 범위도 한정적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머잖아 우리나라도 이렇게 대부분의 임대업은 관리 업체를 끼고 위탁운영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임대료도 높아질 것이고. 또 재계약이나 첫 월세에 대해 관행적(?)으로 임대인에게 별도 지급하는 돈이 있다는 부분이 신기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도리어 세입자가 깎아 달라고 했을 텐데. ㅋ 마지막으로 월세에 대한 보증금이 너무 낮아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연대보증인을 세워야 한단다. ㅋㅋ 월세 계약인데 보증이라. 보증인을 못 세우면 보증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비용은 전부 임차인이 낸다고. 그래 이게 맞지. 보증보험에 대한 보험료를 임대인이 왜 내라는 건지. 일본은 역시 합리적이군.

 

이상으로 일본 부동산을 다룬 백승 님의 "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에 대한 리뷰를 마친다.

일단 일본 부동산 투자를 고민해 보기에는 매우 좋은 책이다. 여태껏 이렇게 일본 부동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 책이 없기도 했고. 우리나라의 경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단절되며 세금이나 대출에 대한 안정성이라고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안정권에 다다른 일본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조금씩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며 차차 더 배워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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