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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있는 미국
김태용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평점 :
오늘은 미국 생활에 관한 책을 읽었다.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이전에 이 책은 매우 얇고, 작고 또 가볍다.
술술 읽힌다. 그냥 미국 생활을 편하게 쓴 책이기 때문에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걸렸을까? 뭐 한 시간 안팎으로 읽었던 것 같다.

저자인 김태용 님은 한국외대에서 경제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쳤다. 이 책은 저자 김태용 님이 2018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약 2년간 생활 하며 있었던 일들을 정리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로 정기적으로 이사를 다니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하는데 뭔지 궁금하다. 인터넷과 링크드인에서 찾아봤는데 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기자 같은 거 아닐까 싶다. 아니면 외무직 공무원이라든지...
이 책은 <별일 있는 미국>이라는 제목으로 한 언론사에 기고했었던 내용이라고 한다. 기사는 인기리에 연재됐고, 뉴스 상도 받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만큼 재미도 있고, 인기도 좋았으니 상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목차라고 부르기는 조금 뭐 한데 총 16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주제는 대단한 것은 아니고 저자의 미국 생활 중 경험한 크고 작은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주제는 도어 홀더이다. 앞사람이 문을 열고 지나갈 때 뒤를 돌아보고 사람이 뒤따라오면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그것 말이다. 요즘이야 우리나라도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1,2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배려가 서운한 경우들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거의 반드시 이렇게 행동한다고들 한다. 작은 차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체화하는 매너라고.

책에 있는 내용만 가지고 서평을 쓰면 조금 루즈할 수도 있으니까 살을 붙이자면, 내게도 도어 홀더와 관련된 기억이 있다. 2007년에 해병대 장교로 임관하고 나서 포항에서 12주였던가 교육을 받았다. 해병은 장교, 부사관, 병 할 것 없이 기본적으로 전부 포항 교육훈련단에서 교육을 받는다. 물론, 일부 병과는 육군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내가 포항에서 한창 훈련 중일 때, 미 해병대 장병들도 같이 훈련인지 교육인지 때문에 포항에 온 적이 있었다. 아.. 그러면 안 되는데 동기들이랑 미군은 못 배운 애들이 군대에 온다느니, 애들이 덩치만 컸지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느니 이런 험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창피하다. 그런데 장교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려고 하는데 아까 내가 깔보던 미군이 우리 앞에 있었는데 우리 동기 열몇 명이 다 지나갈 때까지 문을 잡고 기다려주었다. 그때 얼마나 부끄럽던지... 블로그에 쓰기도 창피한 일이지만 그 이후로 말조심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ㅋ
책에서는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아무래도 내가 애 아빠다 보니 육아나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미국은 고아원이 없는 대신 위탁 보호 체계를 유지한다는 부분, 공립학교 교사의 급여가 너무 박봉이라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고 그렇다 보니 교사들이 투잡을 뛰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또 그렇게 되다 보니 좋은 교육을 받으려면 사립학교에 진학을 시켜야 하고, 이런 부분들이 점점 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특히 공감됐던 부분은 돈이 있어도 월세 집을 못 구한다는 부분. 세입자가 구해진다 하더라도 집주인(임대인)이 임차인의 신용점수를 확인하고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임대를 내주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임대차 3법 등의 규제로 전월세 집을 구하기가 많이 힘들어졌다.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고, 반대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임대인으로서는 정말로 믿을만한 임차인인지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하므로 이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야 전세 계약도 있으므로 임차인이 임대인을 의심하고 계약에 신중한 경우가 많지만 아무래도 월세 계약은 임대인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그리고 이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세입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장은 언제나 똑똑하고,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모든 규제를 걷어낸 미국 시장이 이렇게 움직인다고 하면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반대로 공감이 좀 덜 됐던 부분도 있는데 양치 문제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서양인들은 일반적으로 점심 식사 이후에는 양치를 잘 하지 않는다. 일반화하기는 조금 성급하지만 나도 일을 하면서 유럽 사람들을 좀 상대해 보았는데 유럽에서는 점심 먹고 나서는 양치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저자가 얘기했던 것처럼 유럽은 간단히 빵 쪼가리 정도로 점심을 가볍게 해결하는 반면, 우리는 양념이 되어 있는 음식을 먹기 때문에 냄새와 위생 때문에라도 양치를 하긴 해야 한다. 그 차이는 저자도 언급을 했으니 동의하는데 글쎄, 내가 물어본 유럽 사람들은 여럿이서 쓰는 공용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지 않는 이유로 양치는 다소 개인적인 일이라서 여럿이 같이 쓰는 화장실에서는 양치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던데 그런 언급은 없었다. 물론 그 친구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일 수도 있고, 또 미국이랑 유럽은 또 생각하는 게 다를 수도 있긴 하지만 유럽 친구들 얘기한 내용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부분이라서 같이 써봤다.

이렇게 재미있고 유익하며 가벼운 책을 또 한 권 읽어 보았다.
지금은 솔직하게 말하면 회사에서도 출장이나 파견을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편하고, 외국 생활을 딱히 동경하는 편이 아니어서. 물론 중간에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환경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기도 했지만. 어쨌든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외국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최근에 어려운 책들을 조금 연달아 읽었는데 가볍게 읽으며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미국 생활을 가볍게 떠 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 미국으로 나가실 분들도 많을 테니 한 번씩 읽어 보시면 꽤 괜찮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