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 랩 - 그 멋진 작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론 M. 버크먼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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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나도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작가가 되고 싶어서 문학을 전공했고, 그것만이 오로지 내가 먹고 살 길이라 생각했다.

능력을 포함해 여러가지 환경 상 일찌감치 포기하고 전혀 다른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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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하다보니 급여가 꽤 괜찮은 이른바 대기업에 입사했다.

희안하게도 돈 걱정을 하게 될 필요가 없다 보니, 다시 창작에 대한 갈증이 느껴졌다.

이것저것 써보고 작은 대회에 응모를 해보기도 했다.

영세한 출판사로부터 '등단' 어쩌구...하는 연락을 받아 보기도 했다. 당선이 되었다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돈을 내고 등단이라는 이름표를 사는 격이었다.

출판사는 책 선주문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많은 돈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백만원도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서 그냥 안했다. 출판사집 딸에게 물어보니, 원래 다 그렇게 하는건데 왜 안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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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련은 전혀 없다. 글도 별로였고.

그 후로 꽤나 많은 시간이 흘러, 나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글쓰기 실력은 여전히 초보이다.

아예 뭘 써볼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메이커스 랩'이 눈에 띄어 신청해 읽었다.

저자인 론 버크먼은 세계 최고 디자인 학교로 손꼽히는 미국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의 총장이다. 연극 연출가이자 영문학 교수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훌ㄹ유한 창작물은 어떻게 태어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가르쳐 온 그는 유명 시나리오 작가, 자동차 디자이너, 건축가 등을 인터뷰 한 후 그들의 비결을 알려준다. 사실 론 버크만이 누구인지는 잘 몰랐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인사는 아니니까. 하지만 그의 이력에 대해 보니 신뢰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진 분이길래 읽고 싶었다. 요새는 잘 못 읽었지만 좋아하는 소설가 김중혁 님이 추천한 것도 이 책을 읽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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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을 열어보자.

목차부터 조금 신기한 구성이다. 제1장은 만들면서 알게 되는 창작의 모든 것. 즉, 서문이다. 창작 전반에 걸쳐 두루 통용되는 이야기를 한다. 제2장은 이야기의 세계. 소설가나 작가의 영역. 제3장은 그림. 화가와 시각예술가의 영역이다. 제4장이 건축가, 디자이너 등의 디자인의 세계. 5장은 배우와 뮤지션을 다룬 즉흥의 세계이다. 마지막 6장은 처음의 1장과 마찬가지로 인생과 창작 간의 관계. 에필로그가 되겠다. 놀랍게도 저자는 한 명인데, 글쓰기부터 그림, 연기, 디자인까지 모든 부문에 걸쳐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의 능력에 새삼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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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내가 느낀 결론은 창작활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낭만적이거나 우아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글쓰는 연습을 할 때, "질은 둘째 문제고, 일단은 양이다"라고 했던 내용이 기억난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렇게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름다운 디자인이 우리 눈 앞으로 오기까지 얼마나 지루하고 답답한 회의와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쳐 오는지 설명이 이루어지게 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스스로를 자극적이고 창의적인 환경에 던진다고 해서 떠오르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 부분에 동의한다. 나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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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존부터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 저자의 의견이 일치했다. 그런데 산업 디자인에 대해서는 나는 별로 아는게 없었다. 내가 열광하는 테슬라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사실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이고, 내연기관의 부품을 쓰지 않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구조를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친화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고민하고 수정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나는 지금도 군더더기 없고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테슬라가 참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현대에서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니까 이 책을 읽는 분이라면 산업디자인과 관련된 부분은 꼭 읽어보기 바란다. 디자이너는 무슨 생각을 해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이것을 실무에 적용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려 주는데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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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기존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물음표 하나에 대해 저자의 이야기가 약간 나의 궁금한 점을 해소해 주었다.

흔히 아티스트. 예술가란 머릿 속에 있던 생각을 글이든 그림이든 연기든 본인이 표현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으로 아름답고 독창적으로 표현해 내는 사람일텐데, 이 사람들도 일생을 거치며 예술에 대해 받아 들이며 감정과 지식과 기술을 쌓아 나갔을 것이다. 결국, 성장하면서 보고 느낀 감정(In)을 본인만의 방법으로 표출(Out)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건데, 우리는 보통 뛰어난 작품. 결과물에만 집중한다. 아티스트가 받아 들이는 능력(In)도 남다른 능력이 있을까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이러한 궁금증이 약간 해소되었다.

여러모로 창작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디자인과 인생', '창작과 배움' 등 새로운 조합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부분 또한 신선했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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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윌북으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 받았으며, 직접 읽고 솔직하게 느낀 점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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