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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한국이 싫어서>, <표백>, 소설가 장강명, 4년만의 신작 에세이
어쩌면 쓰는 인간은 말하는 인간과 다른 존재인 걸까? (...) 그리고 나는 궁금하다. 왜 일곱 살짜리조차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그런 환상을 품는지. 왜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조차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어가면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는지. 책, 그게 뭐라고? p. 22,23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는 감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무례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윤리는 이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비윤리적인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비판 의식을 키워야 한다. p. 54,55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종이책의 물성이 아니라 책이라는 오래된 매체와 그 매체를 제대로 소화하는 단 한 가지방식인 독서라는 행위다. p. 113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경고한 그 세계다. 나는 물을 벗어난 물고기들처럼 몇몇 용감한 선조들이 2,400년 전에 그 땅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깨달음을 얻은 어류가 되기보다 서툴게 걸으며 공기를 직접 들이마시는 양서류가 되기를 택했다. 언젠가 우리는 보다 우아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상상한다. -에필로그 중에서
이 책은 저자가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며 경험했던 책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소설을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저자가 TV에서 책에 대한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웠다.
1장 말하는 작가의 탄생
2장 책을 읽는일, 책에 대해 말하는 일
3장 말하기-듣기의 세계에서 만난 작가들
4장 그럼에도 계속 읽고 쓴다는 것
각 장의 마지막에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에 내 인생의 책, 끝내주는 책, 숙제 같은 책, 충동 대출을 담고 있는데 '끝내주는 책'에 제임스 엘로이의 <블랙 달리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실화라고 하는데 내용이 넘 끔찍하다. 하지만 읽어보고 싶다. 저자는 이 책을 '내 인생의 책'으로도 꼽았다.
책에 대해, 작가들에 대해 내가 모르고 있는 이야기들과 비평들이 재미있고 좋았다.
그리고 난 말하고 듣는 것에 약한데 쓰는 인간과 말하는 인간은 다른 존재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