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
김새별 지음 / 청림출판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나의 유품정리사 경험을 통해 당신이 지금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기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되기를, 나와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그냥 사는 것과 감사하며 산다는 것의 차이를 깨달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프롤로그중에서

 이 책은 떠난 이들이 세상에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의 에세이다.

가까운 이가 떠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유품정리사 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TV에 이 책의 저자가 출연해서 유품정리사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얘기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부모님의 죽음을 슬퍼하기는커녕 집안 곳곳을 뒤져 현금이나 귀중품을 찾는 자식들. 부모님의 영정사진마저 버리는 자식들...
어떻게 자식들이 그럴수가 있을까?

고독사, 자살, 범죄로 인한 사망 등 많은 죽음들이 있는데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

어렵게 살면서도 노숙자들을 집으로 불러 음식을 해줬던 아파트 경비원, 딸을 위해 병을 숨겼던 아버지, 고인이 된 할머니 곁을 지키다가 숨을 거둔 반려동물...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고인이 된 후에 몇 주, 몇 달만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주변에 관심을 조금만 갖는다면 이런 안타까운 일은 안생기지 않을까?

 저자는 내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수 있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외로운 죽음들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적 도움이나 위로보다는 따뜻한 안부 인사 한마디였을 뿐인지도 모른다고 전한다.

 그리고 유품정리사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고 한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책에 일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너무 힘들 것 같았다. 그들이 없으면 그 일을 누가 어떻게 할까?
유품정리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 또한 없어져야 할 것 같다.

부록으로 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이 있다.

1.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2.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3.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5.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세요.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꽃은 꽃대로 벌레는 벌레대로 그저 존재한다. 장미가 아름답고 송충이가 징그러운 것은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 무엇도 아름답거나 추하지 않다.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다. p. 35

 

힘든 것도 살아있으니 겪는 거고 행복한 것도 살았어야 겪는 것이다. 인생에 행복만 있을 수 없고 반대로 괴로움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취하려 한다.(...)
괴로움은 삶에 다달이 지불하는 월세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행복이 우리를 찾아온다. 당연하게 여겨서 모를 뿐이다. p. 453

 

적출해야 할 만큼 눈이 상하도록 짖었으니 얼마나 간절하게 주인을 불렀던 것일까. 이 작은 개는 그리움 때문에 눈을 잃었다. 그리고 그리움 때문에 주인은 목숨을 잃고, 그 어머니는 건강을 잃었다.
사람이든 개든,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다. p.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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