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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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까지 쌓인 퍽퍽한 눈을 헤치며 걷고 또 걷는 책.

윤단의 단편 작은 알이 생각났다.


 


주인공 배유리는 남동생과 함께 불의의 사고를 겪은 직후 운 좋게 각막을 이식받았다.

고등학생 뇌사자의 가족이 유리가 열한 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각막까지 기증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꾼 덕분이었다.

이브를 지나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밤이었다.

 

열한 살,

유리는 각막을 이식받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되었지만,

오 년이 흐르는 동안 여전히 식물인간 상태인 남동생,

유리 보다 남동생이 살길 바랐던 할머니,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자신의 행운이 뇌사자와 뇌사자의 가족에게는 불행일 것이라는

죄의식과 미안함이 켜켜이 쌓여

유리는 삶의 방향을 잃은 채로 열여섯 겨울을 맞이한다.

 

그 겨울엔

“16년 인생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흐린 하늘을 머금은 듯 탁한 눈이었다.”(p.5)

 

유례없는 폭설 속에서

유리는 자신이 지금껏 외면해온 죄책감과 미안함, 증오와 반감 속에 숨은 사건의 진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그리하여 시리도록 빛나는 꿈을 마주하기 위해 용기 내어 걷는다.



미지수 X를 찾아나선

그 겨울의 유리는 위태롭다.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누르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하지만,

실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누구든 유리와 같이 인생의 추운 시기를 통과하는 사람이 있다면

부디 구름 위 찬란함이 언제나 당신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시절을 지나 올려다볼 하늘이 찬란하기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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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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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설 읽기가 취미인 스물다섯 살 조예진인데 이 책 재밌으니까 다들 읽어봤으면 좋겠다.

읽고 울었다.

솔직히 나는 <슬기로운 의사 생활>(2020)보다 이 책이 더 재미있었다.

책의 주인공은 열두 살 제갈호다. 성은 제갈, 이름은 호.

이럴수가. 나랑 같이 사는 고양이 이름도 호다. 성은 조. 이름은 호. 죠호.



호는 똑똑하고 유머 감각도 남다른 어린이다.

우리 집 고양이 호는 그렇진 않다. 똑똑하지만 누나를 잘 무는 버르장머리 없는 고양이다.

주인공 호 어린이의 지능과 유머 감각이 왜 중요하냐면,

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호의 속마음을 훔쳐봐야 하는 내(독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호가 웃긴 생각을 하는 어린이인 편이 더 재밌다.


<퀸스 갬빗>에서 체스 천재 여주인공이

매일 밤 보육원 침실 천장에 8×8 체스판을 그려 상상 체스를 두었듯,

제갈호 어린이는 병실 천장에 4×4 빙고판을 그려 매일 밤 상상 빙고 놀이를 한다.

<퀸스 갬빗> 이야기가 나온 김에...

또 공통점이 있는데,

<퀸스 갬빗>에서 여주인공에게 처음 체스를 알려준 사람은 그 보육원에서 일하는 할아버지였는데,

제갈호 어린이에게 처음 빙고를 알려준 사람도 매일 호를 간호해주는 친할아버지, 제갈해 씨였다.

ㄷ.ㄷ


아무튼...

빙고로 막막한 병원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던 호 어린이에게

삶의 터닝포인트가 생겼으니...

바로 비밀 친구이자 짝녀이자 썸녀인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병원에 새로 생긴 기증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책 읽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

책은 막힌 공간에서도 꿈을 꾸게 해준다.

이 공간, 저 공간, 이 인간, 저 인간에게 데려다준다.

물론 꿈에 실체가 있지는 않으므로

그 꿈을 함께 매만질 친구가 있다면 더 좋겠다.

호 어린이는 그 친구를 얻었다.

(할아버지가 더 신났다...)

호 어린이와 새 친구는 서로 얼굴도 모르면서

읽은 책에 비밀 메모를 남기며 서로를 알아가고 미래를 기약한다.

어떻게?

4×4 빙고를 채우면서!

역시 할아버지의 공이 크다.

이제 더 스포하면 안 되겠지...

딴 소리를 좀 하자면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소중한 순간을

몰래 몰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독자가 누릴 수 있는 얼마나 큰 특혜인지.

좋은 책은 단순히 소설 속 인물을 변화시키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소설 밖의 독자도 변화시킨다.

아주 미약한 변화일지라도 말이다.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사피엔스』를 읽었다고 역사 박사가 되지 않고,

심리 교양 도서 한 권을 읽었다고 내 맘 살피기와 관계 돌보기의 달인이 되지 않듯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소설을 읽고 느꼈던 감동이나 이해, 연대에 대한 감각도

며칠 지나면 사그라진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엉엉 울었어도

일 년 뒤에는 책을 읽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수 있다. (그렇진 않겠지만...)

그러니 이렇게 세심하게 관찰하고 집필된 책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은 습관이다.

감정과 지식은 축적된다.

무너지는 속도보다

쌓아올리는 손이 더 빠르도록

모두가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것을 사랑할 수 있도록

무지하지 않도록

작가도 독자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작가의 다음 책을

모든 가로와 세로를 응원하며! (이게 뭔 말인지는 읽어보면 안다)

나도 더 열심히 보고, 보게 된 만큼 써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할아버지는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왜 걸어?"
"지지도 않았잖아?"
"그게 뭐야? 괜히 창가 자리만 뺏기고."
"그래도 인자 남의 눈치 좀 보겠지, 그 간병인. 남의 눈, 귀가 무서운 거 알겠지. 자기 일 아니라도 남 힌든 일에 화내 주는 사람 있다는 거 알면 됐지."
"오, 할아버지. 좀 멋있어."
"호야가 멋있지. 할아비 편을 다 들어주고. 아주 다 컸네, 다 컸어."
"난 할아버지 편 든 게 아니고 정의의 편을 든 거야."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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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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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기도가 만들어낸 기이한 이상 현상에서 시작된다.

 

달님…… 내 아이를 보살피소서…….”

 

아이를 보살펴달라는 인간의 기도를 들은 달이 돌연 지상으로 떨어진다. 기도를 이루어줄 능력도,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본 적도 없는 무감한 달과 전쟁 중 부모를 잃고 남겨진 아이와 멧돼지 무리에 쫓기는 늙은 암컷 늑대 카야의 동행은 이렇듯 모두가 어리둥절한 채 시작된다.

 

한국과 영국에서 디자인과 그림을 공부한 저자 이지은은 2021이파라파냐무냐무로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바 있는 입증된 작가다. 이번 1월에 출간된 울지 않는 달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우러져 성장하는 모습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던 이지은이 처음 시도해본 장편 소설이다.

 

나는 소설보다 동화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글이 가지는 힘보다 그림이 가지는 힘이 훨씬 컸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삽화가 많으니 확실히 뭉클해지는 맛이 있다.



 

신경 쓰고, 챙겨주고, 이해받고, 이해하고, 보살피고, 지켜주고, 사랑받는,

 

일련의 성장 과정은 어느 소설이든 비슷하다. 중요한 건 이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인데, 이지은은 그림으로, 그리고 용기라는 키워드로써 이 과정을 수행한다.

 

간절히 기도 올리는 마음으로 소망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런 소망은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게 될 때 발생한다.

작가는 사랑을 용기로 정의한다.

 

너의 용기로.”

 

책 속 늑대어로 너의 배려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늑대들은 배려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서로에게 이런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주인공들은 기도하지 않는다. 대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낸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싶을 정도로 꾸준히.

이들을 지켜보다 보면 내가 대신 기도해주고 싶을 정도다. (애들아, 제발 행복해야 해!)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자기 삶을 걸고 용기를 낸 이들에게,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세상이 나를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깎아내리고 압박할 때, 그리하여 상황도 녹록지 않고 한없이 미숙할 수밖에 없는데도 뛰어들어야 할 때, 이 책이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힘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난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왜 세상의 답은 네가 다 아는 것 같지? 넌 고작 십수 년 산 늙은 늑대일 뿐인데."
"십수 년이라도 나한텐 일생이야. 넌 일생을 살아보지 못했잖아."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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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초록빛 - 아끼고 고치고 키우고 나누는, 환경작가 박경화의 에코한 하루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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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감이 묻어나는 진심 가득한 글에는 마력이 있다.

잊고 있던 내 추억을 환기하여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도달시키는 힘.

 

나는 어릴 때 에코-프렌들리한 삶을 살았다.

아토피가 심했던 탓이다.

내가 초등학생 때까지 우리 집 세탁기는 탈수 용도로만 쓰였다.

엄마는 모든 의류를 작은 빨래판에 비벼 직접 빨았고

수건은 큰 솥에 넣고 푹푹 삶아 살균하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쳤다.

세탁 세제와 유연제 없이 이렇게 세탁한 옷과 수건은 아주 부드럽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햇볕 냄새가 난다.

 

나는 이런 식의 기억을 몹시 그리워하는 동시에 까맣게 잊은 채로 지내왔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대개는 잊은 채로 살다가

건조대에서 빳빳한 수건을 걷어서 차곡차곡 갤 때,

문득 부드럽고 햇볕 냄새가 나던 그 수건들이 떠올라 그리워지는 것이다.

 

밥 반찬도 아빠 밭에서 난 채소들을 주재료로 삼아 삼삼하게 먹었다.

상추, 오이, 호박, 깻잎, 토란을 돈 주고 사 먹으면 이렇게 비싸다는 걸 자취하고 나서야 알았다.

 

박경화의 에세이는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을 자꾸만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이것도 끌어올리고 저것도 끌어올려서 결국엔 나를 조금 바꾸어 놓는다.

 

예컨대……

나에게 집이란 너무 소중하고 중요한 공간이라

나는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아주 확고한 청사진이 있다.

 

원룸이 아닌 10평 이상의 집, 볕이 잘 들고, 화장실에도 창이 있어서 환기가 잘 되고,

맞바람이 불 수 있다면 더욱 좋고, 싱크대가 넓은 집. 노후되지 않은 집. 근처에 좋은 도서관이 있고, 전문의가 있는 병원과 동물병원과 약국이 있지만 너무 번화하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집.

 

박경화의 에세이집을 읽고 나자 여기에 몇 가지가 추가되었다.

 

상추와 방울토마토와 감자를 심을 수 있는 작은 텃밭이 있는 집.

빨래 삶는 큰 솥을 올릴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크기의 인덕션이 있는 집.

빨래 건조대가 거추장스럽지 않을 정도로 넓거나 베란다가 있는 집.

집 앞에 산이 있어서 풀벌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집.

과일을 양껏 사 먹을 수 있는 재력.

과일과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나눌 수 있는 이웃들.

 

...역시 열심히 살아서 프리랜서가 되는 편이 좋겠다.

 

환경을 생각한다는 것은 거창해보이지만,

사실은 나와 내 이웃을 더욱 사랑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어차피 당장 지구 망하는 거 아니잖아. 내 일 아니잖아. 과학자들이 힘써 주겠지. 진짜 망하지는 않겠지만, 만약에 망한다면 그냥 죽으면 돼.”

환경 운동에 회의적인 대중의 보편 정서는 대개 이럴 것이다.

 

그런데…… 죽을 때 죽더라도 살아있을 땐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

사람들은 편리함을 더 나은 것”, “삶의 질을 상승시키는 것의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편리함은 그냥 편리함일 뿐이다. 행복은 보통 수고로움을 동반한다는 걸 우리는 삶의 질 상승이라는 만능 문장 뒤에 숨어 외면한다.

 

환경 보호가 미래 세대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당장 나와 내 주변에 관심 쏟는 일이라는 것을 박경화의 책을 읽으며 새롭게 배웠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마음.

고쳐 쓰는 게 새로 사는 것보다 더 돈이 드는 시대지만, 박경화의 책을 읽고 나면 고쳐 쓰는 수고로움이 하나의 게임 퀘스트처럼 즐거움으로 변모한다. 책의 내용은 가볍지만, 따라 해볼 수 있는 실질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가득하다.

 

한 달에 한 번씩 전등 끄는 시간을 가지고,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물건과 먹거리와 식물을 나누고, 수고롭더라도 신경 써서 나에게 더 좋은 것을 선물하는 일


마음이 홀가분해질 정도로 잘 처리하려면 바쁜 일상에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세상일이 언제나 그렇듯 말이다.”(p.79)




한겨레 출판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음이 홀가분해질 정도로 잘 처리하려면 바쁜 일상에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세상일이 언제나 그렇듯 말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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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 폐 끼치는 게 두려운 사람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
이지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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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조금 더 빨리 읽었더라면 성인이 된 이후 겪었던 관계의 갈등 상황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책을 읽어본 선발대로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의 진솔한 자기 고백에 있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자가 이처럼 절절한 자기 고백을 펼쳐놓는 경우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는 정지우 변호사의 감탄처럼 저자는 임상심리전문가로서의 자신을 잠시 내려두고 오직 누군가의 배우자이자 어머니직장동료친구로서 자신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과 고충을 지면에 고백한다.

그렇게 꺼내어진 어느 날의 외로움과 좌절분노와 우울을 저자는 다시 상담자로서 분석하며 상황 해석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자 정말이지 한 사람의 인생을 몰래 엿본 기분이었다.

그 사실이 묘하게 짜릿했는데나와는 아주 다른그러니까 교수님이나 선생님으로 불러야 마땅한 사람의 삶 역시 결국엔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모든 사람은 취약한 채로 살아감을 불현듯 상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외롭지 않았다.

마음 한편이 든든했다.

이 책은 전문적이지만읽는 이의 마음을 보듬는데 특화되었다그렇기에 몹시 다정하며 가독성이 좋은 교양서.

잠시 책의 목차를 살피자면,

우리가혹은 우리 사회에서 터부시되었던 부정적 감정에 입지를 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의 기질과 성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타인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어떻게 나를 지킬 수 있는지그리하여 관계는 어떻게 맺는 것인지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독자인 나는 ADHD 언저리를 떠도는 대학생이자 장녀이고 누군가의 애인이기도 하다책을 읽으며 억울했던 상황이 떠올라서 분노했다가 새로 알게 된 흥미로운 심리학 용어들에 밑줄을 긋기도 했고친구의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문장에는 작게 그 친구의 이름을 적어놓기도 했다


내가 경험한 이 책의 가장 마법 같았던 점은 책의 마지막 챕터에 도달했을 즈음엔 내가 평생 진심으로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을의무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심리학 교양서 한 번 읽었다고 저자의 심리학 지식이 모두 내 것이 되고낯가림이 사라져 인간관계에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게 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적어도마음속 깊은 곳에 불멍 때릴 수 있는 조그만 불씨가 타오르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결국 나를 지키고 타인을 지키는 법에 대한 책이다.

그러므로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도서 제공을 받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인간은 서로를 파괴하는 능력만큼 서로를 치유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 P283

상대 또한 ‘거절에 대한 불안’과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이란 것을 우리는 자주 잊어버린다. 누구나 자신이 거절당할 위협에 놓일 때는 도망가거나 숨기도 하고, 이해받지 못할 때는 날카로워지기도 한다. 관계란 그렇게 취약한 두 사람이 만나 쌓아가는 것임을 기억할 때, 상대 앞에서 바짝 긴장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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