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식인은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는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나무와 연장을 주고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줘라. 그러면 그 사람 스스로 배를 만드는 법을 찾아낼 것이다."

 

서민적 글쓰기를 읽는 동안 생각난 생텍쥐페리의 글입니다. 생텍쥐페리의 이 메시지만큼 동기부여를 잘 설명하는 글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서민적 글쓰기역시 글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설파하기보다 나도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민교수는 기생충학자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책 외에도 서민의 기생충 열전이라는 책과 신문 칼럼으로 글솜씨를 뽐내고 있기도 합니다. 제게 서민교수가 강하게 각인된 건 서민교수가 고래회충에 감염되어 입원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입니다. 당시엔 서민교수에 대한 큰 관심이 없어 황당해하고 말았는데, 사실은 만우절을 맞이한 서민교수의 자작극(?)이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동기부여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글쓰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이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는데 막상 눈앞에 종이와 펜이 있다면(혹은 컴퓨터로 글을 쓴다고 해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많이 출간되어 있고 저도 몇 권 가지고 있지만 따라 하기 쉽지 않습니다.

 

서민적 글쓰기는 여타 글쓰기 책과 달리 글 쓰는 방법에 집중하기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 각 파트별로 매뉴얼에 의거한 글쓰기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글쓰기 초보일 독자와 같이 의욕만 넘쳤던 서민교수의 경험을 들려주며 그 행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 쓰는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기본적인 기술을 전달합니다.

 

무엇보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물론 저자의 이름을 활용한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서민은 사회적 특권이나 경제적인 부를 많이 누리지 못하는 일반 사람을 말합니다. 서민적이라는 단어에서 마치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워보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큰마음 먹고 글쓰기 연습을 해보려 했지만 작심삼일이 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무엇보다 서민교수의 이야기가 마음에 드는 것은 서민교수 또한 글쓰기에 있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는 겁니다. 과거에도 책 몇 권을 출간했지만 어머니께 이제 책 좀 그만내면 안 되겠니?”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완성도나 판매량이 형편없었고, 한겨레신문 칼럼에서도 칭찬보다는 비판을 많이 듣고 채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중단하고 맙니다.

 

서민교수는 이런 실패를 딛고 글로 인정받게 된 이유를 지옥훈련이라 칭합니다. 서민교수는 절치부심 후 3년간 산에 들어가 글쓰기 연습을 하기도 했고, 서른 이후부터 10년 넘게 하루에 두 편씩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반인이 이런 생활을 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그 외 서민교수가 전하는 지옥훈련 방법은 실천해 볼 만 하고 글쓰기 외에 교양,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필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타이틀만 몇 가지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노트와 연필을 끼고 살다

신문을 통해 세상을 보다

일기와 감상문은 글을 잘 쓰는 지름길이다.

독서는 자기 생각을 만들어준다.

많이 봐야 많이 배운다

글을 쓰려면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만 보면 지옥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인내심, 꾸준히 할 수 있느냐의 문제겠죠.

 

보다 직접적인 글쓰기 원칙을 배우고자 하는 독자에겐 호불호는 갈릴 것 같습니다. 서민교수는 직접적으로 글쓰기의 비법을 알려주기보다 자신의 경험 속에서 글을 잘 쓸 수 있는 계기와 방법을 은근슬쩍 전달하기 때문이죠. 읽을수록 글쓰기에 대한 동경과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임은 확실합니다.

 


저도 아주 부족한 글솜씨로 서평을 쓰고 있지만 정말 솜씨 좋고 지적인 서평을 볼 때마다 저분들은 어떻게 같은 책을 읽고 저런 글을 쓸까 싶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라면 제가 처음으로 쓴 서평에 비해 지금 쓰는 서평은 비교적 읽을 만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물론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요. 서민교수는 일기와 감상문은 글을 잘 쓰는 지름길이라 말하는데, 지금은 아주 띄엄띄엄, 생각날 때만 쓰는 일기를 매일까지는 힘들지만 조금씩 늘려나가야겠습니다. 역시 글쓰기에도 왕도는 없는 법이겠죠.

 

서민교수는 글쓰기를 아래와 같이 정의합니다.

 

글쓰기는 논문을 써야하는 학생에게는 미래이고,

내일 아침 기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김과장에겐 밥벌이다.

피 끓는 청춘에게는 연애의 방법이며,

누군가에겐 지친 삶을 위로하는 마음의 위안이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타인을 향한 연민이자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희망이다.

 

무엇을 하건 ‘why’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선 나에게 글쓰기가 왜 중요한가를 먼저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마 서민교수가 글쓰기에서 겪은 여러 부끄러운 사건을 경험삼아 다시 도전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제가 읽을 일도 없었겠죠. 어쩌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라는 메시지 같습니다. 이제 곧 새해가 시작되고, 새로운 계획도 많이 세워지겠죠. 그 계획 중 하나는 꾸준한 글쓰기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6.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2016년 1월이 찍힌 <월간샘터>를 받고나니 한 해의 마무리와 또다른 한 해의 시작이 한층 더 실감납니다.

작심삼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새해엔 늘 새로운 결심과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해인수녀님의 <다시 새해를 맞아>라는 글을 읽으며 1년 내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새겨 봅니다.

"새해에는 좀 더 깊게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절제하고 인내하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밝고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기뻐하고 감사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으려고 사뒀다가 아직 책장에서 쉬고 있는 서민교수의 <서민적 글쓰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서민교수의 푸근한 인상도 인상이거니와 '서민적'이라는 말 자체가 제게도 딱 맞는 책인데, 마침 샘터에도 <서민의 글쓰기>라는 코너가 생겼습니다. 글쓰기에 무슨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메시지와 다음달부터 글쓰기에 대해 터득한 노하우를 알려주겠다는 메시지가 참 반갑습니다. 책도 얼른 읽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신년호라 그런지 독자들의 원고로 구성되는 특집란의 주제도 '나이'입니다. 저와 별다를 바 없는 사람들, 어쩌면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스쳐지나가는 누군가일수도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 속에서 나이값하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도 하게됩니다.


아무래도 마음이 어두워지는 뉴스가 많은 요즘이지만 샘터를 읽는 동안은 세상의 훈훈함을 느낍니다. 2016년은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트레스의 힘 - 끊임없는 자극이 만드는 극적인 성장
켈리 맥고니걸 지음, 신예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갤럽이 세계 121개국에서 실시한 스트레스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가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국가의 행복 지수도 높았고, 기대 수명과 총생산 또한 높았으며, 국가생활 만족도와 삶의 행복도도 높았습니다. 충분히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는 결과이고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저 상관관계가 잘 연결되는지는 의문이지만, 스트레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저자는 이를 스트레스의 역설stress paradox’이라고 부릅니다. 고도의 스트레스는 고통만이 아닌 행복과도 관계가 있으며, 행복한 삶이란 스트레스가 없는 삶도 아니며 스트레스가 없는 인생이 행복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스트레스의 역설에 공감하시나요? 이 책은 우리가 안 좋게만 보고 있던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요소를 살피고, 오히려 스트테스를 잘 이용해 삶의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책입니다.

 

보통은 긍정이라는 단어를 삶의 에너지와 연결시킵니다. 그러다보니 목차의 몇몇 소제목에 있는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긍정으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스트레스가 없으면 목표도 없다.

스트레스를 피해버린 대가

꿈을 이뤄주는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

배려와 친교가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는 스트레스가 주는 장점을 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인식하에서는 스트레스의 대처 방법이 회피이지만, 스트레스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회피대신 대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은 스트레스를 에너지로 전환시켜 오히려 삶의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의미 있는 사고방식의 전환이란 스트레스에 대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만드는 변화다. 스트레스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다고 믿으며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자원으로 스트레스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71p)

 


저자는 실제 인간이 느끼는 스트레스와는 비교할 수 없도록 극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동물 실험, 자극적인 언론기사 등이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에 따라, 스트레스는 자신감을 증가시키고 행동을 유발하며 경험에서 교훈을 얻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때로는 용기를 북돋아주고 배려심을 유발하며 사회적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책 속 가득 담긴 다양한 연구결과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스트레스 반응은 기본적인 생존 반응 그 이상이다. 이는 인간의 작동 원리 및 방식, 인간이 달느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 인간이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방식에 내재돼 있다. 이것을 이해하고 나면 스트레스 반응은 더 이상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인정하고 활용하며 오히려 신뢰해야 할 현상이다.” (105p)

 


저는 예전부터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어서 아무리 안 좋은 일이 발생해도 그 일을 쪼개보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나 교훈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이 책에 담긴 메시지가 더 이해되고 공감됐습니다. 2014년에 하버드보건대학원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도 참 흥미롭습니다. 일상 스트레스에 대한 이 조사에서 가장 흔하게 언급된 것은 일정 조율, 잡다한 볼일 처리, 출퇴근, 소셜 미디어, 요리, 청소, 수리 같은 어쩌면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일들이었습니다. 스트레스라 부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스트레스라 명명하며 오히려 이로 인해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에 빠지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레스에 수반되는 수많은 부정적인 결과들은 사실상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노력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 이에 반해 고통이 모든 사람의 삶에 자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회복력이 더 크며 삶에 더 만족할 줄 안다는 사실은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접해야 할지 되새기게 합니다.

 

공통된 인간성을 인정함으로써 얻는 혜택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도사린 스트레스를 과소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낯선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들과 동료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해당된다.” (233p)

 


플라시보 효과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실험 중 호텔 객실 청소부와 밀크쉐이크를 마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보면 실험 대상자가 가지고 있는 인식에 따라 신체적 반응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김대식교수의 책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를 보면 우리는 뇌 속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이런 결과들을 보면 우리의 뇌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뇌가 스트레스로 보냐 아니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부 스트레스 사용법>에서는 마주하기, 연결하기, 성장하기까지 스트레스를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을 소개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은 스트레스와 함께 쓰일 때 가장 빛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읽는 것조차 스트레스로 여기는 분이 아니라면 스트레스를 재발견하고, 대처하고, 잘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라는 제목과 나비가 그려진 표지를 보며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떠올립니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저자는 이 책을 한마디로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상에 나비 효과를 퍼뜨리는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고 말합니다. 나비 효과라는 말은 상당히 대중적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지리적 상상력이라는 말은 약간 생소합니다.

 


우선 저자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배웠던 지리에 대한 개념과 달리 새로운 지리학을 소개합니다. 새로운 지리학이란 경직된 세계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창을 제공함으로써 편견과 차별을 넘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도록 도와주는 지리학을 말합니다.

 

행복을 느끼는 공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장소를 체험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곳, 나와 맞는 공간을 찾으세요.”

 

저자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나에게 맞는 공간을 밖에서 찾아보고, 내 존재가 빛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라고 강조합니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지리적 상상력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나비파삐삐파로 분류한 지리적 상상력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우리 삶에서 공간이 지니는 다양한 의미를 찾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오프라 윈프리, 호세 무히카(대통령), 오드리 헵번, 알프레드 아들러, 손정의, 제인 구달 등 익히 알고 있던 인물과 트레이시 에민, 이사벨라 버드 비숍 등 제게는 생소한 인물까지 국적도, 활동 영역도, 성장 배경도 다양한 인물들은 결국 공통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찾아 스스로를 빛내고 주변도 빛나게 만든 인물들입니다.

 


물론 소개되는 인물 중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토를 확장하고 식민지를 넓히는 데 힘을 쏟았다는 내용을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와 연결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은 예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앤 K. 롤링이 여동생이 살고 있던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 정착한 것을 탁월한 지리적 감각과 연결하는 것도 약간은 비약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른 법이니 내용을 소화시키는 것도 독자의 몫이겠지만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원대한 꿈과 목표를 성취하고 부와 권력을 얻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행복한 장소를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행복한 나의 마음에서 시작하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가치 있는 공간을 조금씩 늘려 가다 보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요?”



저자인 김이재는 지리학자인 동시에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리와 상상력이 필요한 지리를 모두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 책이 포함된 아우름 시리즈의 기획 의도는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것이라는데요, 주 독자층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 단락 마지막 부분에 내용을 더 깊게 접할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한 독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지리적 상상력에 나이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꼭 해외로 가야만 지리적 상상력이 생기는 건 아닐 겁니다. 퇴근 후 조용한 카페에서 보내는 한 시간이 우리를 나비로 만들 수도 있는 거죠. 이제 저는 저만의 행복 공간을 찾으러 가 봐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