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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ㅣ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평점 :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라는 제목과 나비가 그려진 표지를 보며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떠올립니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저자는 이 책을 한마디로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상에 나비 효과를 퍼뜨리는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고 말합니다. 나비 효과라는 말은 상당히 대중적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지리적 상상력’이라는 말은 약간 생소합니다.

우선 저자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배웠던 ‘지리’에 대한 개념과 달리 새로운 지리학을 소개합니다. 새로운 지리학이란 “경직된 세계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창을 제공함으로써 편견과 차별을 넘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도록 도와주는 지리학”을 말합니다.
“행복을 느끼는 공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장소를 체험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곳, 나와 맞는 공간을 찾으세요.”
저자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나에게 맞는 공간을 밖에서 찾아보고, 내 존재가 빛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라고 강조합니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지리적 상상력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나비파’와 ‘삐삐파’로 분류한 지리적 상상력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우리 삶에서 공간이 지니는 다양한 의미를 찾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오프라 윈프리, 호세 무히카(대통령), 오드리 헵번, 알프레드 아들러, 손정의, 제인 구달 등 익히 알고 있던 인물과 트레이시 에민, 이사벨라 버드 비숍 등 제게는 생소한 인물까지 국적도, 활동 영역도, 성장 배경도 다양한 인물들은 결국 공통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찾아 스스로를 빛내고 주변도 빛나게 만든 인물들입니다.

물론 소개되는 인물 중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토를 확장하고 식민지를 넓히는 데 힘을 쏟았다는 내용을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와 연결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은 예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앤 K. 롤링이 여동생이 살고 있던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 정착한 것을 탁월한 지리적 감각과 연결하는 것도 약간은 비약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른 법이니 내용을 소화시키는 것도 독자의 몫이겠지만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원대한 꿈과 목표를 성취하고 부와 권력을 얻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행복한 장소를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행복한 나의 마음에서 시작하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가치 있는 공간을 조금씩 늘려 가다 보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요?”

저자인 김이재는 지리학자인 동시에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리’와 상상력이 필요한 ‘지리’를 모두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 책이 포함된 아우름 시리즈의 기획 의도는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것이라는데요, 주 독자층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 단락 마지막 부분에 내용을 더 깊게 접할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한 독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지리적 상상력에 나이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꼭 해외로 가야만 지리적 상상력이 생기는 건 아닐 겁니다. 퇴근 후 조용한 카페에서 보내는 한 시간이 우리를 나비로 만들 수도 있는 거죠. 이제 저는 저만의 행복 공간을 찾으러 가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