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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
이강룡 지음 / 유유 / 2014년 3월
평점 :
2014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종 중 교보문고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비롯해 5권이 번역서이고, 예스24도 4권이 번역서입니다. 저는 외국어실력이 뛰어나지 않아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못됩니다. 그만큼 해외의 저작을 번역해주는 번역자는 제게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저는 책을 고르기 전에 다른 분들의 서평을 많이 살펴보는데요, 그러다보면 번역이 좋지 않다는 평도 꽤 많이 접하게 됩니다. 다른 언어로 쓰인 글을 우리말로 옮기는 건 단지 능숙한 언어 실력만이 아닌 배경지식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만큼 쉽지 않은 문제죠.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번역가를 위한 책입니다. 제목에도 '번역자를 위한'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죠. 하지만 번역자가 아니어도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언어의 오류를 바로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책의 부제 그대로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익힐 수 있는만큼 한국어를 사용하는 모든 분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예상과 달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좋은 글 고르기, 용어 다루기, 맥락 살피기, 문장 다듬기, 문법 지식 갖추기, 배경지식 활용하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만 보면 마치 글쓰기 책인가 싶은 향기가 솔솔 풍기지만 전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저자의 경험담, 신문기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학작품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말 사용 오류를 기반으로 설명이 이어져 여느 책 못지않게 쉽게 다음페이지로 넘어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법 시험을 보고자 책을 읽는 건 아니니까 각자 가지고 있는 언어 습관 중에서 가장 자주 틀렸던 부분을 고치기 위한 도우미로 소장하기에 적당합니다.
아울러 책 내용 중에 특히 공감된 부분이 있습니다.
“저자와 번역자의 깜냥과 한계를 지적해 주는 건전한 비판 덕에 학문이 발전한다. 번역서를 읽다 오역을 발견하면 대단한 업적이라도 이룬 양 사방에 떠벌리기보다 번역자나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내자. 그러면 다음 쇄에 수정 사항이 반영되며 다른 독자는 더 좋은 번역을 접한다. 아무도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으며 공동체 구성원에게 두루 유익하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번역이 이상하다싶은 책이 있으면 서평에 ‘번역이 어색해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등의 내용을 남기기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출판사나 번역자에게 건의해서 보다 좋은 책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게 어떨까요? 그런 역량이 되는 분이라면 번역하신 분과 좋은 인연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책을 읽었음에도 이 글에도 매끈하지 않은 문장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그만큼 이미 굳어진 언어습관을 고치기가 쉽지 않은데요, 자주 펼쳐보며 하나 하나씩 고쳐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매년 한글날 즈음해서만 한글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오는데요, 사회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영어 만큼 한글 사용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는 풍토가 생겼으면 합니다. 아울러 좋은 번역서를 읽었다면 번역자에 대한 칭찬도 곁들이는 풍토도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