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몽환적인 느낌의 표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으로 애초부터 위시리스트에 있던 책임에도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제 독서욕구를 자극한 가장 큰 이유는 책을 다 읽자마자 첫장을 다시 보게 된다는 서평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놀랍게도 저도 책을 다 읽은 후 첫장을 다시 읽었고, 그제서야 책읽기를 시작할 때 모호하게 느껴졌던 첫장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이라 불리는 맨부커상을 2011년에 수상한 책입니다. 원문으로는 150페이지 남짓하는 책이구요. 맨부커상 수상시 작가 왈 '수많은 독자들이 나에게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고 말했다. 고로 나는 이 작품이 삼백 페이지짜리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런 독자 중 한사람이 됐습니다.
이 책의 줄거리나 반전포인트, 그리고 왜 책을 다 읽자마자 첫장으로 되돌아가는지는 다른 많은 서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첫장으로 되돌아간 후 다른 블로그를 통해 책에 담긴 깊은 의미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습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단짝친구인 주인공 토니와 콜린, 앨릭스에 전학생 에이드리언이 등장해 마치 성장소설과 같은 느낌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의 여자친구인 베로니카도 등장하구요.
이 책을 읽는 분들은 1부에 등장하는 역사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관점에 특히 집중하시길 권합니다.
장래가 총망되던 에이드리언의 자살과 함께 1부의 시점에서 40년이 흐른 후의 이야기를 다룬 2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34페이지에서 에이드리언은 파트리크 라그랑주의 말을 인용합니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
역사 뿐 아니라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부정확한 확신에 빠져 있는지, 또한 저 스스로도 일상 속에서 그런 확신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줄거리 자체가 아름다운 이야기도 아니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행동이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지만 왜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또 읽는지, 왜 맨부커상을 수상했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책이 만족스러울거라는 저의 예감 또한 틀리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