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와 존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알렉스>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르트의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두꺼운 두께에 놀랐던 <알렉스>에 비해 상당히 얇아 하루만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빠른 전개와 계속 책을 잡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이 가장 큰 이유겠죠. 주인공 형사인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인 <이렌(능숙한 솜씨)>, <알렉스>, <까미유>에 이은 까이유형사의 외전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외전이라는 이유에 뭔가 더 호기심이 가기도 했구요. 어느 날 파리의 한 번화가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합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집니다. 더 놀랍게도 범인(존)은 경찰서에 찾아와 까미유와의 면담을 요구합니다. 앞으로 6일간 매일 6개의 폭탄이 터질 것이라면서 남은 폭탄의 위치를 알고 싶다면 살인죄로 수감된 자신의 어머니(로지)를 석방하고 함께 호주로 가게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존은 그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중인 어머니 로지를 왜 석방시키려 하는 걸까요?... 첫번째 폭탄이 터진 직후부터 총 3일간의 이야기를 다룬만큼 말씀드린대로 이야기 전개가 아주 빠릅니다. 전작인 <알렉스>에 비해 등장인물들의 갈등구조가 더 흥미롭기도 했구요. '장은 왜 로지의 석방을 요구할까?' '장은 왜 까미유와의 면담을 요구한걸까?' 하지만 이 책이 더 흥미로웠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실 요즘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폭탄테러를 소재로 하고 있고, 폭탄 테러가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 주변에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아직은 공갈협박이 대부분이지만, 뉴스속보를 종종 접하게 되죠. 책 속 이야기가 파리가 아닌 서울의 실제상황이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또한 우리 정부에서는 어떤 대응을 했을지... 책이 다르게 읽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서 프랑스 정부 각료와 대통령의 상황은 묘사하는 부분은 이 책의 백미라고 여겨지는데요. 이 부분은 살짝 인용을 해보겠습니다. [언론에는 정부가 일절 동요하지 않고 있다는 기색을 내비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국무위원들은 모두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정부 청사 밑에 차량이 대기중이다. 총리가 사고 현장을 향할 참이다. 총리는 틀림없이 피해자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달한 후 '정부에서는 모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로 다독이려 들 것이다. 그들에게는 이런 재난도 업무의 일부일 뿐이다.] 빠른 전개와 범죄소설 특유의 긴장감이 주는 흥미로움과 함께 약간은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묘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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