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의 양자 공부 - 완전히 새로운 현대 물리학 입문
김상욱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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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에 대한 궁금함은 꽤 오래되었다. 한참 후 21세기를 돌아보면 지난 500여년 근대 자본주의 문명의 끝과 새로운 문명이 시작하는 중첩지점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심증이 있다. 문명과 시대의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에는 과거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는 일들이 생기는데 새로운 과학의 발견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자역학은 뉴턴의 고전역학으로 대표되고 상징되는 근대 과학, 근대 문명의 근간을 흔드는 일대 사건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가지면서 양자역학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하지만 과학 분야 전공자가 아니기에 양자역학을 어디서부터 보아야 할지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작을 못했는데 김상욱의 양자공부는 쉽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이번 기회에 책을 펼치게 되었다. 내용이 다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양자역학에 대해 기존에 가졌던 심증을 확인받은 느낌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을 하려고 해도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이 양자역학에는 많이 나타난다. 양자역학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발견이 진행되면 고전역학의 패러다임 속에서 거부할 수 없는 진리라 생각했던 사고방식이 '구태'로 취급받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과학 중심의 근대 세계관이 신 중심의 중세 세계관을 미신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양자역학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 한가지를 확인한다. 겸손하기. 내가 아는 것들은 어떤 전제 속에서만 확고불변한 진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과학이든, 종교든 정수를 좇는 이들은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한 맹신이 아닌, 자신의 아는 바에 대해 한걸음 물러나서 보려하는 겸손이 필수이다. 겸손함이 없으면 볼 수가 없다.


'정보'라는 개념이 새로운 문명에서는 중요한 개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유발 하라리가 펼치는 빅히스토리 관점에서도, 양자역학 관점에서도 '정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호기심과 설레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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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율의 줌아웃 - 암울하고 위대했던 2012~2017
천관율 지음 / 미지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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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아니고서는 왠만해서 책 한권을 하루에 독파하지는 않는데 간만에 하루만에 독파했다. 촛불체제의 형성과 한국사회의 전후맥락을 설명한 '줌아웃'이라는 책이다. 피사체를 최대한 근접촬영하여 디테일이 살아있는 기사가 아닌 최대한 뒤로 빠져 사안의 구조와 맥락을 짚어주는 줌아웃 식 기사의 달인, 시사인 천관율 기자가 10여년의 기사를 선별하여 책으로 재구성했다. 내가 알기로는 세계 역사상 전무한, 피흘림없이 최고권력자를 갈아치운 2017년 촛불집회를 중심으로 10여년 간의 한국사회 주요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1부는 대통령 탄핵 과정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할만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기사들과 천관율 기자의 현장의 촉이 담긴 기사들로 촛불의 시작부터 문재인 대통령 당선까지 촛불의 시작과 마무리까지 담아내고 있다. 2부는 시간을 좀 늘려 NLL 대화록 논란, 메르스, 세월호, 국정화 교과서 논란 등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기간동안 누적되어온 주요한 사건들을 일별한다. 렌즈를 멀찍이 놓고 보았을 때 이러한 시도들은 자유주의,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보수의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한 시도로 평가한다. 자유민주주의 헌정체제의 선을 보수 스스로 넘는 시도가 누적되다 '최순실'로 임계점에 달해 주권자인 국민들이 헌정체제를 위반한 대통령에게서 권력을 다시 회수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즉,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지난 5년의 누적된 결과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줌아웃'이 보수에게도 유익한 이유는 국민들의 신임을 잃게 되었던 지점을 구체적으로 잘 짚고 있어 실패지점들을 잘 복기해 보수의 재건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보수, 보수의 재건을 꿈꾸는 이들에게 필독서이다.

3부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안철수 현상, 민주당과 안철수가 헛발질을 하게 된 이유, 동성결혼 합헌을 끌어내기까지의 오바마가 보여주었던 전략 등 지난 10년의 주요 사건들을 조명하며 진보진영의 과제를 성찰한다. 정당의 시스템 정비와 선악구도가 아닌 욕망의 조정장치, 설득장치로서 정치를 이해하는 관점의 회복, 다수파가 되기 위한 지난한 과정과 전략들을 잘 짚어주고 있다.

4부는 촛불집회,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향후의 예상과 과제들에 대해 짚고 있다. '공정의 역습'이라는 제목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본 장이기도 하고 경쟁에 찌든 한국 대학생들의 촘촘한 계층화 경향을 다룬 오찬호 선생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와도 결이 닿는 지점이 있다.

박근혜와 최순실과 정유라는 국민들의 '공정'에 대한 감각을 심각하게 건드려 국민들이 장장 6개월여를 촛불집회를 지속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린 국민들의 '공정'에 대한 감각은'비례의 원칙'과 '보편의 원칙'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비례의 원칙'을 중시하는 '공정'감각이 하나,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고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기본권 수준이 좀 더 상향되어야 한다는 '보편의 원칙'을 중시하는 '공정감각'이 또 하나다. 저자는 촛불 이후에는 두 가지 공정감각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일베'가 개념도 일관성도 없다고 무시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편향된 정보라는 한계는 있지만 '비례의 원칙'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여 일베는 '무임승차자 제거'라는 그들의 논리를 만들었다. '호남, 여성, 세월호 유가족들은 사회에 기여한 것도 없으면서 사회적 약자라는 코스프레를 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무임승차자'라는 논리를 만들어낸다. 극단적인 '비례의 원칙'과 금기가 없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익명성에 기초한 인터넷 놀이문화가 결합하여 '일베'를 탄생시켰다고 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 단일팀 논란,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 수능 정시 강화 등은 '비례의 원칙'이 '공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불편해 하는 지점이다. '비례의 원칙'이 때로는 최순실, 정유라처럼 무임승차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로 공정한 사회를 향한 한걸음이 되기도 한다. 반면 때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 가정의 문제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지 지원이나 일자리다운 일자리 확층 등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전히 양질의 일자리, 제대로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경쟁에 시달린 청년들이 이런 불편함을 가지는 것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 현재는 보수가 거의 궤멸 수준이지만 저자는 촛불 이후의 보수는 제대로 된 '비례의 원칙'을 지향하는 집단이 보수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보편의 원칙'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촛불 이후의 진보 세력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난민 문제, 교육 문제 등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주요 문제들에 대한 여론을 보면서 이 여론이 촛불을 지지했던 그 사람들의 의견인가 의아했던 지점들이 '줌아웃'을 읽으면서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지 않고 다수파가 되기 위한 설득의 전략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간만에 참신하고 흥미로운 관점을 하나 득템한 만족스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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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60분 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
제임스 웹 영 지음, 이지연 옮김, 정재승 서문 / 윌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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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분 아니라 30분만에 다 읽었다.
정약용 독서법 및 글쓰기 소개하는 내용과 비슷하다.
저자가 천번 넘는 임상실험으로 검증했고 동서고금이 인정하니 제대로 따라하면 효과는 확실할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스크랩과 메모를 체계적으로 할 방법이 떠올랐다.
스크랩과 메모 관리부터 시작하면서 임상실험 시작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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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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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건축가를 만났다.

공간이 사람과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축의 관점을 유지하며 빅히스토리를 동무삼아 문명과 도시의 발전, 사람들의 태도변화까지 설득력있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건축학, 사회학 연구자들은 꽤나 재미난 논문 주제들도 찾아낼 수 있을듯하다.

공간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저자의 관점에서는 한국의 건축은 문제가 많다. 아파트, 학교 등 한국의 건축물들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훼손하고 있다. 자연만큼 사람과 사회에 순기능을 주는 요소도 없기에 사람들이 자연을 많이 느낄 수 있는 도시와 건축을 만들어 갈 것을 요청하고 있다.

좋은 도시와 건축의 기준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준 대중서!
어디서 살 것인지 고민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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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 어려운 시대에 안주하는 사토리 세대의 정체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이언숙 옮김, 오찬호 해제 / 민음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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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선생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보다가 일본의 청년들 이야기까지 보게 되었다. ‘후루이치 노리토시‘라는 사회학자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하 절망나라 행복청년)‘. 오랜만에 사회학같은 책을 본 기분이다.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사회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으면 그 사회에 속한 청년들의 행복감도 낮다는 것은 암묵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일본 사회의 청년들을 보니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일본 경제가 악화 일로에 접어든 상황에서 집계된 「일본 국민 생활 만족도 조사」에서 무려 20대의 75퍼센트가 “지금 나는 행복하다.”라고 응답‘했다. 일본이라는 사회의 미래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본의 청년들이 역대 어느 시대보다 높다는 것이다. 왜!?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에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지금을 다소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을 때에는 지금을 행복하게 여기고 오늘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래의 행복을 위한 투자를 접고 ‘소확행‘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관점으로 행복을 생각할 때 내집마련, 결혼, 출산 등 미래를 위해 목돈이 지출될 투자를 생각하지 않으면 정규직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포기하고 프리터 족으로 크지 않은 수입으로도 적절한 소비생활을 누리며 살 수 있다. 인정욕구 해소의 관점으로 행복을 생각할 때 일본의 청년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동일한 작은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소속감과 인정욕구를 해소하며 나름대로 만족감을 누리며 산다. 이러한 방식을 어떤 목적을 상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취하려는 근대적 삶의 방식보다 모자란 삶이라고 보지 않는다. 현재 상황에 대한 낢의 지혜이자 탈근대적 삶의 측면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몇 가지 우려를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일본은 사회보장시스템을 기업과 가족에게 상당 부분 맡겨두었기 때문에 프리터족으로 사는 청년들이 건강악화, 가족문제, 실직 등에 맞닥뜨릴 때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고령화 세대들의 사회보장정책인 의료와 연금제도뿐 아니라 청년층의 사회보장정책인 저출산 대책, 실업 및 고용대책이 강화되어야 함을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사실상의 신분제인 중국의 농민공(만족도 80%)과 개미족(고학력 워킹푸어)(만족도 1%)의 심각한 만족감 격차를 보면서 일본의 젊은이들도 ’농민공화‘된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이등 시민화‘가 진행되면서 느슨한 계급사회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아울러 정규직과 전업주부로 구성된 1억 총 중류사회의 지향이 불가능해진 시대적 흐름 속에서 1억 일본 전체가 젊은이화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잘 쓴 사회학 책(?)들이 그렇듯이 『절망나라 행복청년』은 현상을 정확하게 짚을 뿐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절망의 나라에 사는 행복한 젊은이들이 그 나름의 현실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가기를 응원할 뿐.

미워하면서 닮아간다고 했던가. 일본의 문화현상을 5-10년 뒤이어 따라가는(하지만 더 급격히) 한국에 던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대안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되는 것이기에 『절망나라 행복청년』은 한국사회 청년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이웃나라 보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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