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다 보면 이상하게도, 누군가 이미 다 말해놓은 문장을 다시 찾게 되는 날이 있다. 조언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를 확인하고 싶어서다. 이 책은 그럴 때 펼치기 좋다. 제목처럼, 정말로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대부분의 질문에 이미 답해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요즘 ‘명언’, ‘필사’, ‘마음챙김’, ‘루틴’ 같은 키워드가 검색 상단에 자주 뜨는데, 이 책은 그 흐름과 정확히 만난다. 다만 SNS용 한 줄 감성이 아니라, 시간을 견딘 문장으로 마음을 다독인다.


고전이 멀게 느껴지는 이유를, 이 책은 정확히 알고 있다
괴테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막상 그의 글을 읽으려면 부담이 생긴다. 두껍고, 어렵고, 뭔가 준비된 사람만 읽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그 문턱을 없앤다. 괴테의 문장을 가져오되, 오늘의 고민과 연결해 짧은 에세이처럼 풀어준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필사를 하는구나.” 문장이 눈으로 들어와 머리에 머무는 게 아니라,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괴테의 문장이 ‘위로’로 느껴지는 이유
신기하게도, 괴테의 문장은 위로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런데도 위로가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불안, 욕망, 게으름, 후회, 용기 없음… 우리가 매일 겪는 감정들이 이미 그의 문장 안에 있다.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멈췄다. ‘이 문장은 나중에 다시 봐야지’ 하고. 이런 독서는 오랜만이었다. 빨리 넘기기보다, 잠깐 멈춰 있는 독서.

중간중간 피식 웃게 되는 포인트
괴테의 문장은 근엄할 것 같지만, 의외로 현실적이다. 이를테면 인간의 나태함이나 망설임을 꼬집는 부분에서는 괜히 뜨끔해진다.
읽다가 문득 든 생각. “200년 전 사람한테도 들키는 나의 게으름…”
역사는 진보했는데, 나는 그대로인 느낌. 그래서 웃기고, 그래서 더 공감된다.

예비 중1 딸과 같이 읽어본 느낌
딸아이에게 몇 문장을 읽어줬다. 반응이 의외였다. “옛날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고?”
아이들 눈에도 괴테의 문장은 ‘옛날 말’이 아니라 ‘지금 말’로 들린다. 이게 고전의 힘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시험과 무관한 문장이 오히려 오래 남는다. 이런 책은 집에 두고 가끔 아무 페이지나 펼치기 좋다.

필사하고 싶어지는 책
요즘 필사 노트가 유행인데, 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 이해된다. 좋은 문장은 읽는 것보다 ‘써보는’ 게 더 오래 남는다. 괴테의 문장은 특히 그렇다. 짧지만 밀도가 높아서, 한 줄을 쓰는데도 생각이 많아진다.


이 책의 추천 이유

괴테를 ‘읽기 좋은 거리’로 데려다 준다
두꺼운 고전을 펼칠 용기는 없어도, 이 책은 편하게 집어 들 수 있다. 그러면서도 괴테의 깊이는 그대로 느껴진다.

명언집이 아니라, 생각을 움직이는 에세이에 가깝다
단순히 좋은 말 모음이 아니다. 문장과 해설이 함께 흐르면서 독자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마음이 복잡한 날,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좋다
순서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문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 한 줄
삶이 복잡해질수록, 사람은 더 단단한 문장을 찾는다. 그리고 그 문장은 의외로, 오래전에 이미 쓰여 있었다.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 #이지수, #리프출판사, #괴테, #괴테명언, #필사, #필사추천, #명언모음, #고전읽기, #고전추천, #에세이추천, #마음챙김, #위로글, #인문학책, #교양서추천, #독서기록, #책리뷰, #북리뷰, #독서습관, #문장수집, #예비중1, #부모독서, #청소년추천, #감성글귀, #글귀, #글이빛나는밤에, #빈센트읽고흐, #서평,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기, 우리 집에서 저스트YA 13
김서나경 지음 / 책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집”이라는 말은 따뜻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집이 편하면 따뜻하고, 집이 불편하면 아프다. 

그리고 청소년 시기에는 그  온도가 더 극단적으로 흔들린다.

요즘 딸아이가 방문을 닫는 횟수가 늘었다. 말이 줄었다. 

웃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예민하다.

그럴 때 나는 ‘사춘기’라는 단어로만 뭉뚱그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아이는 그냥 변화 중이다. 마음이 자라는 중이고, 그 자라는 과정이 가끔 아프다.

아이가 “머물 곳”을 찾는 이야기라면, 부모인 나도 같이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집은 배경이 아니라 ‘감정 그 자체’다

이 소설에서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집은 감정이고, 기억이고, 관계다.

어떤 집은 들어가면 숨이 편해지고, 

어떤 집은 들어가면 말수가 줄어든다.

아이들은 그 분위기를 어른보다 더 예민하게 느낀다. 

그래서 집이 흔들리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여기, 우리 집에서는 그 흔들림을 조용히 보여준다. 

집 안의 사소한 풍경, 정리해야 하는 것들,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말의 온도 같은 것들이 쌓이면서 

“아, 이게 집이구나”가 된다.


떠나려는 아이와 떠나고 싶지 않은 아이, 그 둘은 결국 나 자신이다

이야기의 축은 단순하면서도 날카롭다.떠나야 하는 마음과, 붙잡고 싶은 마음.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떠나야 한다. 

그런데 떠나는 건 멋진 독립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실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두 마음을 동시에 품는다. 

나가고 싶고, 남고 싶다. 

어른들은 가끔 그걸 모순이라 부르지만, 사실 그건 정상이다.

이 책은 그 정상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나도 내 마음속에 떠나고 싶은 집과 남고 싶은 집이 있었다는 걸, 

이 책이 슬쩍 떠올리게 한다.


대화가 줄어드는 시기, 아이의 말줄임표를 읽어야 한다

딸아이가 “그냥…” 하고 말을 흐릴 때가 있다.

그 ‘그냥’ 안에 수십 개의 문장이 들어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런데 어른은 그걸 다 캐묻고 싶어진다.

“왜?”, “뭔데?”, “말해 봐.”

근데 진짜 필요한 건 캐묻는 질문이 아니라, 기다릴 수 있는 태도일 때가 많다.

아이들이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말로 다 담을 수 없어서 멈추는 순간들.

 “사춘기”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 감정들이 살아 있다.


화려한 사건이 없는데도 페이지가 넘어가는 이유

요즘 콘텐츠는 자극이 세다. 그래서 청소년소설도 가끔 ‘사건’으로 끌고 간다.

근데 이 책은 화려한 사건으로 독자를 끌어오지 않는다. 

대신 생활을 쌓는다. 

생활이 쌓이면 감정이 깊어진다. 나는 이런 소설이 더 어렵다고 본다. 

큰 사건 없이도 읽히게 만드는 건, 결국 인물의 진짜 마음을 써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추천 이유


청소년소설을 처음 읽는 어른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다.

사춘기·가족·집·머물 곳 같은 키워드가 필요한 시기에 특히 잘 맞는다.

큰 사건 없이도 깊게 남는 이야기라, 읽고 나서 대화가 길어진다.

부모가 읽으면 아이를 “바꾸려는 마음”보다 “이해하려는 마음”이 조금 더 커진다.

그 변화가 집을 바꾼다.



#여기우리집에서, #김서나경, #책폴, #청소년소설, #청소년소설추천, #성장소설, #가족소설, #사춘기, #예비중1, #중학생추천도서, #부모가읽는책, #아이와대화, #집의의미, #내가머물곳, #관계, #감정소설, #현실소설, #잔잔한소설, #여운남는책, #문장좋은책, #독서, #독서기록, #독서일기, #책추천, #서평, #책리뷰, #2026신간, #신간추천, #겨울방학추천도서, #글이빛나는밤에, #빈센트책고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다. 

뉴스, 쇼츠, 유튜브, 댓글… 다들 확신에 차 있다. 

문제는 나도 그 확신을 너무 빨리 받아먹는다는 거다. 

제목만 보고 결론 내린 적도 있고, 짧은 영상 하나 보고 “세상 망했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보면, 내가 본 건 세상의 일부도 아니었다.​


직관은 빠르고 편하다. 객관은 느리지만 덜 후회하게 만든다. 

이 둘 사이에서 우리는 자꾸 흔들린다.

직관은 빠르다. 그래서 더 위험할 때가 있다직관은 속도가 장점이다. 

근데 속도가 빠르면 확인이 느슨해진다. ​


직관이 항상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직관이 ‘검증 없이’ 확신으로 굳어질 때다.

직관과 객관은 그 지점을 계속 건드린다. 

“느낌이 왔다”에서 멈추지 말고, “근거가 있나?”로 한 번만 더 가보라는 식이다. 

이게 실제 생활에서는 엄청 큰 차이를 만든다. 특히 분노, 불안, 공포 같은 감정이 섞일 때는 더 그렇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통계 공부가 아니라 ‘삶의 판단력’이다

데이터 리터러시라는 단어만 보면 머리가 아픈 사람도 있을 거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데이터 리터러시는 “수학 잘하기”가 아니라 “속지 않기”에 가깝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숫자를 들이밀 때, 그 숫자가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강조하는지 보는 능력. 

표본이 어떤지, 비교가 공정한지, 원인과 상관을 섞어 말하고 있진 않은지.

이건 생활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다이어트, 건강검진, 교육 정보, 투자, 소비… 

우리는 매일 숫자와 문장에 설득당한다. 

직관과 객관은 그 설득의 구조를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준다.​


‘객관’은 차가운 게 아니라, 덜 후회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객관을 차갑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반대로 느꼈다. 

객관은 오히려 따뜻한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


왜냐하면 객관은 감정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폭주하지 않게 잡아주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딸아이랑 대화할 때도 비슷하다. 아이가 짜증을 내면 내 직관은 “버릇없네”로 튀어나온다. 

근데 객관적으로 보면, 아이가 화난 게 아니라 불안한 경우가 많다. ​

그러면 말이 바뀐다. “왜 그러냐”가 아니라 “뭐가 불안하냐”가 된다.​

직관과 객관은 이런 ‘멈춤’을 연습시키는 책이다. 


나도 촉을 믿는 편인데… 촉은 잘 틀리고, 기억은 편집된다

나는 예전에 “난 촉이 좋다”를 꽤 믿었다. 

그 촉으로 산 물건들......지금 창고에 있다. 또는 당근....​


촉이 맞을 때는 기억이 선명하고, 촉이 틀릴 때는 기억이 흐릿해진다. 

인간 기억은 공정하지 않다. 이 책은 그 ‘기억의 편집’을 잘 짚는다. 

그래서 읽다 보면 자꾸 과거의 내가 걸린다. 민망한데 유익하다. ​


과잉정보 시대엔 “많이 아는 사람”보다 “잘 거르는 사람”이 이긴다


정보는 계속 늘어나는데, 우리의 시간과 집중력은 늘지 않는다. 

그러면 승부는  “얼마나 많이 아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거르냐”에서 난다.

완벽하게 속지 않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덜 속는 사람”이 될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게 오늘날엔 꽤 큰 능력이다.



이 책의 추천 이유


뉴스·SNS·유튜브 정보에 쉽게 휩쓸린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현실적인 기준을 준다.

데이터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를 “생활 판단력”으로 연결해준다

직관을 버리라는 책이 아니라,  직관을 다듬고 객관으로 점검하게 만드는 책이다.


#직관과객관, #키코아네라스, #이소영옮김, #오픈도어북스, #데이터리터러시, #비판적사고, #판단력, #생각정리, #의사결정, #팩트체크, #미디어리터러시, #정보과잉시대, #통계, #숫자의함정, #인지편향, #확증편향, #객관성, #직관, #본질을보는법, #자기계발추천, #인문서추천, #책추천, #서평, #책리뷰, #독서, #독서기록, #독서습관, #신간추천, #2026신간, #글이빛나는밤에, #빈센트책고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루프테일 소설선
왕후민 지음 / 루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진짜.
이 문장 하나에, 인간관계가 다 들어있다.
우리는 말을 예쁘게 바꾸는 데 익숙하다.
상처 주기 싫어서, 분위기 깨기 싫어서,
혹은 내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그런데 어떤 말들은 아무리 포장해도
진짜가 새어나온다.

“진짜”가 새는 순간을 이 작가는 어떻게 잡아낼까.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요즘 나는 말에 예민해졌다.
일이든 가족이든, 말이 길어지면 피곤해진다.
말이 짧아지면 서운해진다. 이상한 시대다.
말이 많아도 문제고, 말이 없어도 문제다.

그래서 더더욱
“내 입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진짜”
같은 제목이 눈에 꽂혔다.

말이 웃길수록,
마음은 더 아플 때가 있다
이 책의 첫인상은 “웃기다” 쪽에 가깝다.
블랙유머가 있고,
인물들이 내뱉는 말이 쿨하다.

근데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이 웃음은 즐거운 웃음이 아니라,
방어의 웃음이라는 걸.

사람이 진짜 아프면
놓고 울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 농담으로 넘어간다.
괜찮은 척하면서 자기를 보호한다.

이 책은 그 보호막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린다.
그래서 웃다 보면 잠깐 멈칫한다.
“이거… 웃어도 되나?” 싶다.
근데 웃고 나면, 마음 한쪽이 조용히 쓰다.

제목부터가 이미 한 방이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진짜라는 제목은,
책을 다 읽고 나면 더 무서워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종종
“난 그런 뜻 아니었어”
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그 뜻이 맞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한 말이야.”
“별 뜻 없어.”
이 말들이 진짜 별 뜻이 없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뜻이 있다.
다만 말하는 사람도 그 뜻을 인정하기 싫을 뿐이다.

이 책은 그 ‘인정하기 싫은 진짜’를
슬쩍 끄집어낸다.
강제로 들이밀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게 만든다.

관계의 민낯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말투에서 드러난다
이 책이 인상적인 건
큰 사건을 터뜨리지 않아도
관계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사실 현실도 그렇다.
관계가 무너지는 건 대개
거대한 사건 때문이 아니라,
쌓여 있는 사소함 때문이다.

말끝 하나, 타이밍 하나, 대꾸의 길이 하나.
“응.” 한 글자에 담긴 온도 차이.
“알겠어.”의 건조함.
“너 맨날 그래.”라는 습관적 단정.

이 소설은 그런 작은 말의 결을
되게 잘 잡는다.
그래서 읽는 사람은 자꾸
자기 인생을 떠올리게 된다.
“나도 저런 말 한 적 있는데…”
같은 식으로.

블랙유머가 가볍지 않은 이유:
웃음 뒤에 남는 ‘수치심’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제일 많이 느낀 감정은
의외로 수치심이었다.

왜냐하면 인물들의 찌질함이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 착한 말만 하고 사는 것 같지만,
사실 속으로는 삐치고, 비교하고,
억울해하고, 지기 싫어한다.

근데 그 감정들이 너무 유치해 보여서
겉으로는 “괜찮아”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유치함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 사람은 원래 좀 유치하다”
는 식으로 보여준다.

그 솔직함이 웃기고, 그래서 더 찔린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찔리고 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어서.

읽히는 속도가 빠른데,
여운은 길다
문장이 어렵지 않아서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이건 장점이다.
근데 이 책의 진짜 힘은 덮고 나서 나온다.
불 꺼놓고 누워있을 때, 갑자기 장면이 떠오른다.
“내가 저런 말 한 적 있었지.”
“나는 누군가의 말을 그렇게 받아들였지.”
이런 생각이 늦게 밀려온다.

즉,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긴 책이다.
체류시간이 늘어난다
(이건 내 블로그 입장에서도 아주 고맙다).

이 책의 추천 이유
블랙유머가 있는 한국소설, 단편(혹은 에피소드형)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큰 사건 없이도
관계의 민낯과 말의 온도를 세밀하게 보여줘서,
현실 공감이 강하다.

가볍게 읽히지만 덮고 나서 생각이 길어진다.
“읽기 쉬운데 묵직한 책”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진짜는 결국
“말”을 다시 보게 만든다.

내가 내뱉는 말, 내가 삼킨 말, 내가 오해한 말까지.


#내입으로나오는말이지만진짜, #왕후민, #루프, #한국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서평, #책리뷰, #독서기록, #독서일기, #북스타그램, #블랙유머, #단편소설, #현실소설, #관계, #인간관계, #말의힘, #대화, #감정, #상처, #위로, #여운남는책, #문장좋은책, #책읽기, #독서습관, #신간추천, #겨울독서, #감정정리, #일상기록, #커리어프론티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해 질 녘이라는 시간대가 그렇다.
낮에는 괜찮은 척 하다가도,
노을이 내려앉는 순간엔
마음이 갑자기 솔직해진다.
거기에 “손을 잡는다”라는 문장이 붙으니,
이건 거의 감정 버튼이다.

요즘 집에서도 비슷한 기분을 자주 본다.
예비중1 딸아이가 사춘기 문턱에 걸치면서,
말은 짧아지고 방문은 자주 닫힌다.

그럴 때 나는 가끔 생각한다.
손을 잡는다는 건
해결해주겠다는 말이 아니라,
그냥 옆에 있겠다는 말이구나.

해 질 녘 감성은
과장하지 않아서 더 세다
이 책은
일본 로맨스 소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대형 사건으로 쾅 치기보다는,
작은 장면들이 쌓이면서 감정이 깊어진다.
“인생은 대사 한 줄로 바뀌지 않고, 표정 하나로 바뀐다”
같은 느낌이 있다.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를 읽을 때 좋았던 건,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니 독자가 스스로 마음을 꺼내게 된다.

꿈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게
‘나약함’이 아니라 ‘정상’이다
청춘 로맨스는 결국 이 문장으로 요약된다.
"꿈도 갖고 싶고, 사랑도 갖고 싶다."
둘 다 놓치기 싫다.
문제는 세상이 종종
“둘 중 하나를 골라”라고 말한다는 거다.
그 말이 제일 잔인하다.

이 책은 그 잔인함을 신파로 과장하지 않고,
인물의 선택과 속도, 망설임으로 보여준다.

그러니까
“청춘이 흔들리는 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걸 동시에 진심으로 원해서”
라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가 청춘 로맨스로 읽히면서도
성장 이야기처럼 남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는 말은
오래 남는 위로다
손을 잡는다는 건,
결국 ‘내 편’이 있다는 감각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자주 외롭다.
특히 뭔가를 시작하는 시기,
꿈이 커지는 시기,
관계가 깊어지는 시기엔
더 그렇다.

이 책에서 손을 잡는 장면은
단순히 로맨틱한 장치가 아니라,
“내가 혼자가 아니다”라는 확인처럼 느껴진다.

딸아이가 어릴 땐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지금은 손을 잡으려 하면 “뭐야”가 먼저 나온다.

그래도 가끔은 손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런 순간에 떠오르는 문장이 바로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다.

제목이 책 내용을
대신 설명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해 질 녘 감성
책을 덮고 나면,
줄거리를 또렷하게 기억하기보다
감정의 결이 남는다.
해 질 녘 감성, 그 특유의 온도.

나는 이 책을 “사랑 이야기”로만 읽기엔
아깝다고 느꼈다.
관계를 맺는 방식, 꿈을 지키는 방식,
그리고 흔들릴 때 손을 내미는 방식까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를
한 번 읽고 나면,
노을 시간대가 괜히 조금 달라 보인다.

이 책의 추천 이유
일본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지만
과한 신파는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잘 맞는다.
청춘 로맨스이면서 성장 이야기라,
마음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다.
해 질 녘 감성의 잔잔한 여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높다.

무엇보다
“손을 잡는다”는 말이 필요한 시기에,
이 책은 조용히 곁에 와준다.


#해질녘에손을잡는다, #기타가와에리코, #이정민옮김, #빈페이지, #일본소설, #일본로맨스소설, #청춘로맨스, #청춘소설, #로맨스소설추천, #소설추천, #감성소설, #해질녘감성, #노을감성, #힐링소설, #성장소설, #꿈과사랑, #관계, #손을잡는다, #문장좋은책, #감정정리, #독서, #독서기록, #독서일기, #북스타그램, #책추천, #서평, #책리뷰, #신간소설, #2026신간, #커리어프론티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