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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 집에서 ㅣ 저스트YA 13
김서나경 지음 / 책폴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집”이라는 말은 따뜻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집이 편하면 따뜻하고, 집이 불편하면 아프다.
그리고 청소년 시기에는 그 온도가 더 극단적으로 흔들린다.
요즘 딸아이가 방문을 닫는 횟수가 늘었다. 말이 줄었다.
웃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예민하다.
그럴 때 나는 ‘사춘기’라는 단어로만 뭉뚱그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아이는 그냥 변화 중이다. 마음이 자라는 중이고, 그 자라는 과정이 가끔 아프다.
아이가 “머물 곳”을 찾는 이야기라면, 부모인 나도 같이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집은 배경이 아니라 ‘감정 그 자체’다
이 소설에서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집은 감정이고, 기억이고, 관계다.
어떤 집은 들어가면 숨이 편해지고,
어떤 집은 들어가면 말수가 줄어든다.
아이들은 그 분위기를 어른보다 더 예민하게 느낀다.
그래서 집이 흔들리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여기, 우리 집에서는 그 흔들림을 조용히 보여준다.
집 안의 사소한 풍경, 정리해야 하는 것들,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말의 온도 같은 것들이 쌓이면서
“아, 이게 집이구나”가 된다.
떠나려는 아이와 떠나고 싶지 않은 아이, 그 둘은 결국 나 자신이다
이야기의 축은 단순하면서도 날카롭다.떠나야 하는 마음과, 붙잡고 싶은 마음.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떠나야 한다.
그런데 떠나는 건 멋진 독립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실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두 마음을 동시에 품는다.
나가고 싶고, 남고 싶다.
어른들은 가끔 그걸 모순이라 부르지만, 사실 그건 정상이다.
이 책은 그 정상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나도 내 마음속에 떠나고 싶은 집과 남고 싶은 집이 있었다는 걸,
이 책이 슬쩍 떠올리게 한다.
대화가 줄어드는 시기, 아이의 말줄임표를 읽어야 한다
딸아이가 “그냥…” 하고 말을 흐릴 때가 있다.
그 ‘그냥’ 안에 수십 개의 문장이 들어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런데 어른은 그걸 다 캐묻고 싶어진다.
“왜?”, “뭔데?”, “말해 봐.”
근데 진짜 필요한 건 캐묻는 질문이 아니라, 기다릴 수 있는 태도일 때가 많다.
아이들이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말로 다 담을 수 없어서 멈추는 순간들.
“사춘기”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 감정들이 살아 있다.
화려한 사건이 없는데도 페이지가 넘어가는 이유
요즘 콘텐츠는 자극이 세다. 그래서 청소년소설도 가끔 ‘사건’으로 끌고 간다.
근데 이 책은 화려한 사건으로 독자를 끌어오지 않는다.
대신 생활을 쌓는다.
생활이 쌓이면 감정이 깊어진다. 나는 이런 소설이 더 어렵다고 본다.
큰 사건 없이도 읽히게 만드는 건, 결국 인물의 진짜 마음을 써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추천 이유
청소년소설을 처음 읽는 어른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다.
사춘기·가족·집·머물 곳 같은 키워드가 필요한 시기에 특히 잘 맞는다.
큰 사건 없이도 깊게 남는 이야기라, 읽고 나서 대화가 길어진다.
부모가 읽으면 아이를 “바꾸려는 마음”보다 “이해하려는 마음”이 조금 더 커진다.
그 변화가 집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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