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침묵

천 년의 침묵 - 제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이선영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천 년의 침묵'

한국작품인가 싶을정도로 이국적인면과 생각지도 못한 스케일에 놀라게 되었다.

무대가 고대 그리스이고, 피타고라스와 히파소스라는 실재 인물을 재연해서

흡사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를 읽는 듯 했다.

아마도 역사 미스터리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 가장 맞아 떨어질 듯 하다.

'1억원 고료 제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이라는데(길다;;),

실제로 그렇게 관심있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상은 아무 작품이나 받는게 아니라는게 느껴졌고

잠자리에 들면서 '한 파트나 읽고 자야지' 했던 생각을 무참히 박살내고

에필로그를 마저 읽을 때까지 잘 수가 없었다.

한국 대표 작가들이 세기의 걸작으로 뽑은 소설이라는데,

처음에 출판사에서 홍보용 문구로 낸것이라는 생각은 바뀌고

이 정도면 그런말이 나와도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리스의 도시 크로톤.

그곳에서 현자라고 칭송받는 피타고라스와 그에게 배움을 찾는 제자들이 이룬 학파.

학파의 면세때문에 간접적 피해를 입는 일반인들과 귀족들.

이 둘의 불안한 관계에 현자의 수제자가 바다에 시체로 떠오르는 사건이 일어난다.

귀족이던 동생이 사건 해결을 위해 현자의 학파로 들어가게 되는데...

수사극에 미스터리함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일본 미스터리만 읽는데,

이 작품이 한국작품도 안읽어봐서 그렇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한껏 알려주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어쩔수 없이 산수에서 수학으로 바뀌며 그쪽을 떠난 나에게

고런 주제로 미스터리를 던진 것은 갑자기 나에게 시련을 선사한 것이었고,

설렁설렁 읽게 만들었다. 물론 중요하다면 중요하고, 아니라면 아닌 부분이라

작품의 재미에 전혀 지장은 없었지만, 안떠났던 분들이라면 더더더 재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반전이라고 할만한 요소도 있고, 역사의 재구성이라는 부분에서 유익하기까지 해서

이선영이라는 작가를 내 머릿속에 새기게 되었다. (물론 가상 인물과 허구의 이야기지만...)

 

수학적, 역사적, 추리적, 미스터리적 재미를

한권에서 모두 맛볼 수 있는 한국의 자랑거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