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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 - 위험을 극복하고 초과 수익을 얻는 투자의 비밀
사친 카주리아 지음, 장용원 옮김 / 길벗 / 2023년 9월
평점 :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로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공모펀드와는 달리 운용에 제한이 없는 펀드. 영어로는 private equity fund(PEF).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투자 기회를 주는 공모펀드와 반대편에 있는 투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모펀드는 100인 이하 투자자들에게서 비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운영되는 펀드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이나 고액자산가들이 모집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가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서가 아니라, 사모펀드 업계를 소개하는 사모펀드 입문서로 쓴 것은 바른 선택이라고 보입니다. 소수를 위한 책이라면 많이 팔려봤자 돈이 안 될 테니까요.
• 사모펀드사는 어떤 사업 구조인지
• 사모펀드의 보수와 투자 수익은 어느 정도 되는지
• 사모펀드는 어떤 인력이 모여 고수익을 내는지
• 사모펀드가 어떤 식으로 투자를 결정하며
• 투자의 순서와 방식은 어떤지 궁금한 독자를 위한 책입니다.
첫 번째 사모펀드의 가장 기본적인 사업 구조는 부실화된 기업, 혹은 성장에 자본이 필요한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올린 다음 되팔아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그중에는 블랙스톤이나 칼라일, KKR 등 증시에 상장된 사모펀드도 있습니다.
저자 사친 카주리아도 월가 은행에서 기업 인수합병 부서에서 일하다가 ‘블랙스톤’과 ‘칼라일’ 펀드에도 투자한 27년 경력의 전문가라고 합니다.
일반인은 사모펀드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고 연기금 등이 투자자인 만큼 우리의 은퇴 자금이 사모펀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은 2+20 공식을 가장 먼저 강조합니다. 운용 보수 2% 투자 수익 20%라는 뜻인데 사모펀드 업계의 표준이라고 합니다. 사모펀드가 엄청난 부를 창출한다는 뜻이죠.
이어서 사모펀드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실제 상황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예를 들어 2008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자 사모펀드사는 어떻게 이를 통해 돈을 벌지 회의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금융 지식이 많으면 재밌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어 사모펀드의 투자 프로세스를 설명합니다. 투자 프로세스는 간단합니다. 인수할 표적기업을 선정하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고, 피인수 회사 경영진과 제휴하고, ‘대청소’를 실시해 기업 가치를 높인 다음, 판매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이 고도의 지략 싸움이므로 조직이 탄탄해야겠죠. 곧바로 조직 성원을 설명합니다. 의외로 사모펀드는 몇 안 되는 전문가로 이루어집니다. 하위 계층, 중간 계층, 상위 계층으로 구성되는데 전 인원이 고작 서너 명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분석을 담당하는 하위 계층 1명, 중간 1명, 상위 1~2명.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이고 보통은 유명대학 졸업 후 2~3년 된 인재 중 월가 투자은행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이어서 이들 사모펀드의 인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하는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와튼대학을 수석 졸업해 골드만삭스 인수합병부에서 2년간 일하다가, 금융위기 발생 후 사모펀드사에 신입 사원으로 이직한 데이비드가 맡은 첫 프로젝트를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식입니다. 역시 금융 지식이 좀 있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장마다 가상의 투자 사례를 통해 사모펀드 업계의 다양한 사고방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을 먼저 살핀 후 사모펀드 상층부에선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는 식입니다.
사모펀드가 낯선 독자들을 위해 군데군데 친절한 용어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위기가 사모펀드에는 큰돈을 버는 틈새시장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눈에는 리스크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모펀드 전문가들은 돈을 보고 있습니다.
저금리 상황에서 연기금은 더욱 사모펀드에 투자해 은퇴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주려고 할 것입니다. 사모자본이 투자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든 연기금에 가입하든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사모펀드의 고객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 거대 산업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모펀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재 사모펀드 규모가 12조 달러며 2030년이면 20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업계에 관한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높은 수익보다 리스크만 부각하는 기사가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섣부른 오해를 하지 않고 점점 커져가는 사모펀드 산업과 시장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은 좋은 입문서라고 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