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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일기 1
자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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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모두가 꿈꾸는 대학 캠퍼스의 로망은 1학년 때 이미 사라져 버렸다. 네이버 웹툰 <치즈 인 더 트랩> 속 유정 선배는 어디에 있으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다정다감한 칠봉이 같은 동기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벚꽃이 흩날리는 캠퍼스의 로망은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슬픈 사실로 대체되고,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지 교수님만 모르세요!'라며 눈물 젖은 독박의 조별 과제와 '다음번에 잘하면 되지!'라며 넘기는 수많은 시험을 거칠 뿐이었다. 이제는 강의실에 앉아만 있어도 느껴지는 고학번의 아우라(아무도 그 곁으로 다가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ㅠㅠ)를 뿜어내며 우연히 알게 되는 신입생의 나이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나는 4학년이다.
처음 ≪대학일기≫를 보았을 때, 누가 내 생활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줄만 알았다. 아니, 이렇게 극 사실주의적인 웹툰을 그려도 되는 것인지.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지 친구들과의 단톡방에는 늘 ≪대학일기≫ 짤방과 이모티콘이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시험기간과 과제 마감일이 다가오면 친구들의 카톡 프로필 사진은 ≪대학일기≫로 가득했다. 그 정도로 인기 많은 ≪대학일기≫를 단행본으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사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툰 형식으로 연재된다지만, 내 입장에서는 한 컷 한 컷 넘기면서 보는 것이 너무 불편하고 귀찮았다. 한눈에 볼 수 있는 단행본은 그 귀찮음을 날릴 수 있으니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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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일주일이 지나면, 방학 내내 튼튼했던 몸도 매우 빈약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침마다 눈을 뜨는 일은 너무나도 고역이고,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와 지하철을 2시간 동안 타고 통학하는 것은 이 세상이 지옥처럼 느껴진다. ≪대학일기≫를 그린 자까작가는 매우 재치 있는 표정과 대사로 대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그래서 읽으면 읽을수록, 너무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