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의 구조 - 베살리우스 해부도 클래식그림씨리즈 1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지음, 엄창섭 해설 / 그림씨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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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몸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이 언제였을까. 초등학생 때, 엄마와 함께 <인체의 신비>展을 관람한 적이 있었다. 실제 뼈와 근육 등에 특수 용액을 이용하여 더 부패되지 않도록 사후 처리하여 관람자들이 인체의 주요 장기들을 두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전시였다. 근육의 결은 물론이고, 심장이나 폐와 같은 장기들을 직접 보는 것은 어린 나에게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 신기함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 전시가 끝난 후 사온 도감을 몇 번이고 펼쳐 보았다.
  아쉽게도 그 이후로 생동감 넘치는 해부도나 인체의 주요 장기들을 묘사한 그림을 볼 기회가 없었다.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일반 사람들이 해부도나 인체 주요 장기들에 대한 그림이나 사진을 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사람 몸의 구조≫라는 책의 출간 소식은 내게 매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사람 몸의 구조≫가 더 기대되었던 이유는 최근에 만들어진 인체 해부도가 아니라 16C에 그려진 인체 해부도라는 점에서였다. 근대 해부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1514~1564)는 과거, 갈레노스의 교과서에 의존하던 해부학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그는 본인이 직접 해부하면서 강의를 하기도 하며, 해부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갈레노스의 오류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다. 또, 그가 해부하면서 발견한 사실들에 대해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사람 몸의 구조≫는 바로 베살리우스가 직접 해부하고 발견한 결과들을 그린 그림을 엮은 책이다.
  16C에 그려진 그림이라고 해서 지금의 의학 서적들보다는 덜 자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근대 해부학의 아버지라고 불려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금의 의학 서적들 못지 않게 그는 매우 자세하게 자신이 해부했던 결과들을 매우 자세하고 정교하게 그렸다. 세밀한 관찰이 아니었다면, 표현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사람 몸의 구조≫에 묘사된 인체는 결코 무섭지 않다. 삽에 기대어 손을 뻗고 있는 자세를 연상시키는 포즈는 물론, 연설을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자세들을 연상시키는 포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워있지 않고 서 있는 것이 베살리우스 해부학만의 장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유쾌하게 그림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베살리우스 해부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인체에 흥미를 느낀 자연과학자나 해부학자가 시신을 해부하여 관찰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의 일부인 인간, 죽음을 초월하여 살아 있는 인간을 느끼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베살리우스는 의사, 해부학작, 과학자이면서 인간과 삶, 생명을 중시하는 인문의학자이자 예술가라 할 것이다. _p.12

  베살리우스의 해부도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인체의 부위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림과 이름을 듣고도 여전히 이 구조물들이 어느 부위에 있는지 가늠되지 않는다. 대개 과학자들은 자신이 발견한 사실에 마치 관례처럼 자신의 이름을 붙히는 데에 반해 해부를 하고 결과를 기록으로 남긴 베실리우스는 그 어떤 구조물에도 자신의 이름을 붙히지 않았다는 것도 두드러진다.

 

 

 

 

    오랜만에 어렸을 적, 인체 도감을 펼쳐보는 동심으로 돌아갔던 것 같다. 그 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인체에 대해 호기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여전한 것 같다. 하나의 구조물도 여러 방면으로 세세하게 기록한 베살리우스의 해부도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누구보다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한 베살리우스가 아니었다면, 우리의 의학이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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