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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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휴가를 떠나 평온하고 조용한 여름의 오슬로. 그곳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 범인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공통적으로 남긴 특징은, 피해자들의 손가락을 절단하고 피해자 신체에 오각형 별 모양의 붉은 다이아몬드를 남긴다는 것뿐이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해리 홀레는 묄레르의 지시로 이 사건을 맡게 되지만, 동료 엘렌을 죽였다고 의심되는 톰 볼레르와 동시에 사건을 맡는다는 사실이 탐탁지 않다.
  피해자들이 모두 여성인 점을 감안하여 수사를 진행하던 형사들은 살해된 여성들이 성적으로 유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내며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해리는 여성들의 검지 손가락이 살해된 순서대로 잘린 것과 오각형 별 모양 사이의 관계가 있을 것임을 의심하게 된다.

  "퀵 서비스 살인마는 우리에게 언제, 어디에서 살인이 벌어질 것인지 말해주는 완벽한 암호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동기는 주지 않았죠. 그런 식으로 우리에게 동기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게 한겁니다. 사냥
꾼은 다들 알고 있죠. 어둠 속에서 먹이를 볼 때는 똑바로 바라보지 말고 약간 옆을 봐야 한다는 걸. 사실을 바라보는 걸 멈춰야 비로소 들을 수 있었습니다." _p.582
  
  ≪데빌스 스타≫는 요 네스뵈 작가의 해리 홀레 형사 시리즈 중 다섯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시리즈'라고는 하나 단편적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때문에 아무거나 골라 읽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게 되었다. 그러나 이왕이면 다른 시리즈부터 골라 읽는 것이 훨씬 좋을 지도 모른다. 작가 스스로가 "내 소설 중 가장 힘들게 쓰여졌으며, 가장 하드보일드한 작품." 이라고 할 정도로 ≪데빌스 스타≫는 해리 홀레의 개인적인 이야기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향을 보인다. 기존 요 네스뵈 작가의 해리 홀레 형사 시리즈를 꾸준히 챙겨 읽었던 독자라면, 그만큼 해리 홀레란 인물에게 사랑이 있는 상태이기에 ≪데빌스 스타≫가 굉장히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데빌스 스타≫는 해리 홀레 형사를 중심으로 두 사건을 동시에 진행되는 방식을 갖췄다. 하나의 사건은 퀵 배달 서비스 맨의 연쇄 살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동료 엘렌의 죽음과 얽힌 톰 볼레르 형사의 비리 사건이다. 이 이야기들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아마 큰 흥미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요 네스뵈 작가는 특정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여 얽힐 것 같지 않은 이 두 사건들을 얽어낸다. 
  해리 홀레 형사가 두 사건을 동시에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독자들은 그를 따라다니기 바쁘다. 그래서 읽는 내내 집중력이 필요하다. 연쇄 살인범, 사이코 패스 등으로 생각하며 범인을 추리하는 방식은 다소 고전적인 설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전적인 추리 소설들이 등장 인물들을 모두 범인으로 의심하게 만드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 명이라도 놓칠 수 없는 특유의 스릴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범인은 늘 남편이니까." 해리가 말했다.
  "홀레의 첫 번째 법칙이야." _p.98

 

 

 

 

  셜록 홈즈와 같이 고전적인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입장이라 ≪데빌스 스타≫는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작가가 주는 여러 단서들을 통해 해리 홀레와 함께 추리하는 과정은 몹시 재밌었다. 아마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작품인 ≪박쥐≫부터 읽거나 오슬로 3부작이라고 불리는 ≪레드브레스트≫, ≪네메시스≫를 먼저 읽는다면, 해리 홀레라는 인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셜록 홈즈 다음으로 좋아하는 추리 소설의 캐릭터가 될지도 모른다.

  늘 그렇듯이 연극에는 멋진 결말이 필요해요, 해리. 내가 조용히 퇴장해버리면 관객들은 배신감을 느낄거요, 안 그렇소? 우리에게는 웅장한 피날레가 필요해요, 해리. 해피엔딩 말이오. 해피엔딩이 없으면 내가 지어내기라도 할 거요. _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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