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살이의 기술 - 일잘과 일못을 가르는 한 끗 차이
로스 맥커먼 지음, 김현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휴학을 하기 전, 한 달동안 학점 연계 현장 실습을 이유로 회사에 다닌 적이 있었다. 학점 연계 현장 실습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하고 있는 이 전공이 훗날 내가 이 직업을 가지게 된다면 얼마나 부합할지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졸업 전에! 아무튼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첫 출근을 했다. 첫 출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나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망한 것 같아!" 다음 날부터 나의 하루 목표는 '오늘도 무사히 퇴근하자!'였다.
  ≪직장살이의 기술≫은 그 누구도 쉽게 말해주지 못했던 직장에 적응할 수 있는 법을 담은 책이다. '어차피 다른 책들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를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책의 저자 로스 맥커먼은 다른 시선으로 말한다. 그는 안될 건 안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은 성공에 관한 책이지만 성공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중심에서 살짝 비껴 있다. 나는 그 어떤 체계나 철학을 늘어놓을 생각이 없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가 될 것이다. _p.11

 

  로스 맥커먼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구체적인 예시로 사용하면서 그동안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주제들을 이야기한다. 재치 있는 그의 시선은 매우 신선하고, 다른 자기계발서보다 더 흥미롭다. 자기계발서하면 흔하게 등장하는 '실패'에 대해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사람들이 실패를 논할 때 진짜 실패의 의미를 논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실패는 책이나 기사를 좀 더 흥미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단어일 뿐이다. 진짜 실패는 끔찍하고 값비싸다. 충격 또한 엄청나다.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없으며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일찍 겪어도, 자주 겪어도 마찬가지다. 가능하다면 겪지 않는 편이 좋다. 정말이다. 사람들이 논하는 것은 사실, '실수'다. _p.75

  그럼 자기계발서에서 빠질 수 없는 '시간 관리'는?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는 시간 관리가 생명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인 시간 관리법은 알려주지 않으며, 자신에게 계속해서 채찍질을 하라고만 한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로스 맥커먼은 시원하게 인정한다. 시간은 관리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그저 지키는 것 뿐이라고!

  시간 관리란 것은 절대 시간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다. 시간은 변함이 없다. 시간은 작년이나 올해나 똑같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인정하거나 무시하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 우리는 시간 때문에 샤워를 하다가 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 게 시간이다. _p.177

  ≪직장살이의 기술≫이 직장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갇혀 있는 책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제목에서부터 그렇게 써 있으니까.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직장이라는 공간이 아니어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꿀팁들이 들어 있다. <PART 2 대화의 기술>이나 <PART 4 생존의 기술>, <PART 5 협업의 기술>에서 등장하는 말하는 법, 자신감을 가지는 법, 상대방을 파악하는 법 등의 팁들은 충분히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실천까지는 어려울지도.(자기계발서를 읽고 모든 팁들을 실천했다면 나는 지금쯤 성공을 했거나,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_^  로스 맥커먼은 독자들의 그런 점까지 파악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서운 작가다.)

 

 

 

  오랜만에 마음에 들었던 자기계발서였다. 뉴욕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때문에 몇몇의 팁들은 정서상 맞지 않았지만,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풀어낸 점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다. 아마 그 정점은 그가 부록으로 남겨 놓은 '권장도서 목록: 자기를 계발할 수 있는 '자기 계발서'가 아닌 책들'이다.  로스 맥커먼은 '책을 쓴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실상 나는 자기계발을 위한 책을 즐겨 읽지 않는다.(p.268)'이라고 밝히며 자기 계발서가 아닌 책들을 추천해준다. 아마 이래서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독자들조차 재밌게 읽을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취준생부터 사회 초년생이 읽으면 직장 내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고, 직장인들에게는 조금 더 원만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꿀팁을 줄 수 있다. 아니, 어떤 사회적 지위에 있든 상관없이 누구나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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