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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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고 배웠다. 물론 그 때는 그 '다양함'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몰랐다. 단순히 이런 저런 사람들이 사는 것이겠거니 막연하게 생각했다. 머리가 점점 커지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그 '다양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다. 정말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그저 '다양하다'는 범주 안에는 넣기 힘든 유형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많은 사람들의 삶들을 보다보면 괜스레 부끄러워진다. 당사자가 느껴야 할 부끄러움임에도 나의 몫이 되는 경우도 있었고, 나 스스로 '아차!'하면서 부끄러워지는 경우도 있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나는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감정 오작동 사회'라는 키워드로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현상이 만연한 사회의 모습. 마치 고장난 기계처럼 이상하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오찬호 박사는 '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주려 한다.

" 이 책은 사회학적 자기계발서다. "

 

  달라진 사회 '안'에서 행복할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이들을 더 이상 실망시킬 수 없었다. 학교 안에 머무르는 연구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작가의 입장에서 독자의 갈증을 마냥 내버려 두는 건 직무유기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이러다가 다 망한다!" 는 쓴소리가 아닌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나'부터 변하자!"는 일종의 사회학적 자기계발이랄까. _p.12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읽으면서 오찬호 박사가 제시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나는 누굴 차별한 적이 없는가? 내가 선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역으로 남을 차별하는 행동이었다면?"
"나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살았는가? 내가 살아온 삶은 성과 있는 삶인가, 그렇지 않은 삶인가?"
"나는 평범한가? 그리고 나의 평범함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인가?"


 

 

 

 

   올해 나는 24살이 되었다. 나의 10대는 대학 입시를 위해 바쳐졌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통틀어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나의 20대 초반은 대내활동, 공모전 등 일명 스펙쌓기를 위해 바쳐졌다. 밤을 새고 식사를 거르면서까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끙끙거렸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남들도 나와 같은 과정을 거쳤고 누군가는 성과를 얻어냈다. 그들과 함께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성과가 없는 나는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 '내세울 것이 전혀 없는' 나의 20대를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모든 기업의 자기 소개서에는 지원자가 겪었던 경험에 대해 묻는 문항이 있다. 
"지원자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가장 큰 역경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사례에 대해 서술하시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지원자의 해결력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문항이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문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평범하게 살아 온 것이 죄라면 죄다. 20년이라는 시간을 평범하게 살아왔는데, 대학을 다니는 4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 고난과 역경이 한꺼번에 찾아올 수 있겠냐. 20대 초반이 겪을만한 고난과 역경은 대체 무엇이냐."

 

 

 

 

  얼마 전까지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제가 낯을 엄청 가려서 처음에는 말을 잘 안해요. 근데 친해지면 말이 엄청 많아져요." 라며 입을 열었다. 처음 만나서 어색하지 않다면 그게 어찌 사람이란 말인가.(p.182)  이후 친해진 사람들에게 "나 A형이라서 낯가려!" 라고 이야기하면 "네가?"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어쩌면 나는 은연 중에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그 누가 남에게 처음부터 나쁜 인상을 남기려고 하겠느냐마는.) 지금 당신이 보는 모습은 내 진짜 '낯'이 아니라고 최면 걸듯이.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는 그리 심하게 낯가리는 편도 아니다. 하나의 공통점만 발견하는 즉시 나는 말이 많아진다. 친하든, 친하지 않든 간에. 그동안 나는 왜 나 스스로가 낯가리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상대방에게도, 나에게도 걸었던 '낯가리는 나'에 대한 최면은 몹시 부끄럽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나에게 질문한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나는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나는 스스로가 괜찮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통해 나는 나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 것 같다. '사회학적 자기계발서'라는 오찬호 박사의 설명에 맞게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사회의 문제를 제시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이대로 괜찮은가요?"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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