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들어 밤 사이 일어난 사건들을 인터넷 뉴스로 확인한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먹고 싶은 음식들을 냉장고에서 꺼내어 식사를 한다. 버스나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동하면 힘들게 걸어다닐 필요가 없다.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모든 게 다 평화롭다. 순탄하게 지나가는 하루다.
  그러나 이 하루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을까?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통해 이 평화롭고 순탄한 하루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유인원 이야기부터 이제는 머지 않은 로봇, 인공지능의 이야기까지. 역사, 사회, 생물, 종교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류 역사의 시간을 보여주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인간'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사피엔스>는 인류의 역사를 인지혁명(우리 인류가 똑똑해진 시기), 농업혁명(자연을 길들여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과학혁명(우리가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된 시기)로 구분하여 바라보고 있다.  다양한 종이 살고 있는 지구에서 왜 우리 호모 사피엔스만이 더 나은 지적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다른 종은 살아남지 못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떠돌이 수렵 생활을 하던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 정착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의 방식은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그 이후 우리의 생각의 변화와 또 새로운 삶의 방식의 등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유발 하라리는 이 3가지 혁명 속에서 우리가 저질렀던 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특성이 다른 세 혁명임에도 '파괴'라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지혁명에서는 우리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네안데르탈인들의 멸종을, 농업혁명에서는 그 곳에 정착하면서 없앴던 수 많은 다른 종들(아예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들), 과학혁명에서는 제국과 피할 수 없었던 전쟁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고 순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파괴하고 괴롭혔는지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일들을 하나의 질문으로 통합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유인원이었던 인류가 한 곳에 정착을 하고 '자본주의'라는 사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삶'에 대한 욕망은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도록 끌어 당겨주는 원동력 같은 존재였다. 물론, 우리가 이룩한 진보의 양은 아직 그렇게 크지 않다.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무지의 세계 중 일부에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 욕망에서 비롯된 모든 것들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더 큰 우리의 욕망에서 비롯될 모든 것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지하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있을까?

 

 

 

 

  인류의 첫 진화부터 시작하여 떠돌이 생활에서 정착생활, 종교에 대한 의미, 과학의 등장과 반복된 정복, 돈과 자본주의, 로봇과 인공지능 등 인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600페이지에 인류의 역사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짧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600페이지 안에 담긴 인류의 역사를 보니 그렇게 긴 역사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우리는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갈림길에 서 있다. 한쪽으로 난 문과 다른 쪽으로 열린 입구 사이에서 초조하게 오락가락하고 있다. 역사는 우리의 종말에 대해 아직 결정내리지 않았으며, 일련의 우연들은 우리를 어느 쪽으로도 굴러가게 만들었다.

우리는 우리의 전망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우리의 욕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피엔스>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하고 대비할 수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인류의 역사가 예견치도 못한 것들로부터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전망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것이 정답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독자들에게 물었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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