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당한 사람들
토머스 컬리넌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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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순간 우리는 용감해졌고
그 사랑에서 빠져나왔을 때 우리에겐 무서울 게 없었다.

 

 

 1950년 미국의 남북 전쟁이 한창일 당시, 세상과 단절된 여학교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정도로 소설 <매혹당한 사람들>은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매혹당한 사람들>은 다리를 다친 북부 병사 존이 금남의 구역인 판스워즈 여학교로 온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존의 등장으로 학교의 평화는 깨져버리고, 그 곳에서는 성적인 끌림과 긴장감, 경쟁심, 질투 등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싹트게 된다. 그를 내보내려고 하면 할수록, 판스워즈 학교 사람들은 그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만약 이 소설이 한 주인공의 시점에서만 쓰였다면 어떠했을까? 이 소설이 눈에 띄는 이유는 판스워즈 학교의 사람들의 시선으로 이방인으로 여겨질 수 있는 존에 대해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 해리엇, 매티, 에드위나, 에밀리, 얼리샤, 어밀리아, 마리까지 총 8명의 시선에서 쓰여지는 존은 때로는 매력적으로, 때로는 비열하게 그려진다. 존을 중심으로 총 8명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판스워즈 학교 사람들에 대해 독자들은 그들의 성격을 하나씩 파악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 아슬아슬한 감정선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소설은 후반부로 치닫게 된다.

 

 

 

판스워즈 학교 사람들의 시선으로 소설이 전개되다 보니,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가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존'의 입장. 판스워즈 학교에 온 존의 입장에서 본 판스워즈 학교는 어떤 곳일까. 오로지 학교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으니 조금은 답답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만약, 소설의 끝부분에 존의 입장에서 쓴 에필로그가 있다면 더 재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배경이 배경인지라 이 소설과 함께 같이 보면 좋은 소설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떠올랐다. <매혹당한 사람들>의 초반부에서 북부 병사 존의 등장으로 인해 남북 전쟁이 주요 소재로 대두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남북 전쟁을 소재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떠올랐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에는 남북 전쟁의 비참함 등을 픽션으로 꾸며낸 것이지만, <매혹당한 사람들>의 경우에 '남북 전쟁'은 판스워즈 학교 사람들이 존을 경계하는 요소로 쓰여질 뿐이다.
 그렇지만 시대적 배경이 통일하니 한 번쯤은 같이 읽어 볼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최대한 빠르게 책을 읽고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으나 일이 생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책에 비해서 영화에서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의 그들의 감정선을 담아내려고 하다보니 생각보다 생략된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주인공의 수가 많다보니 그들의 감정선을 담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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