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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다이어리북 - 참 괜찮은 나를 발견하는 155가지 질문들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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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날들과 다르지 않았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듯이 2019년의 마지막 날을 보냈고, 2020년의 첫 날을 보냈다. 새해를 위한 준비를 마치치도 못한 채 한 해를 시작했다. 그렇게 다짐했건만 다 채우지 못한 2019년 다이어리가 마음에 걸렸다. 텅텅 비어버린 다이어리만큼 2019년을 아쉽게 보내버렸다. 그래서 이렇게 2020년을 맞이하는 것이 힘든 것도 있지 않을까.
매년 다이어리를 새롭게 사며 한 해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어내려가겠다고 다짐했었다. 올해는 다이어리를 새롭게 장만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한 해를 시작하고 말았지만. 그래서 《비커밍 다이어리북》이 반가웠다. 《비커밍》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준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낼 수 있었던 이유가 되는 초석이 담겨 있었으니까.
경험을 더 그럴듯하게 다듬거나, 실제 느낀 것과는 다른 느낌을 꾸미거나, 애써 어떤 완벽한 결론을 끌어내려고 하진 마세요. 인생이 왜 아름다운 건데요. 오늘의 경험이 불과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나 몇십 년 뒤에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건데요. 그때 이 기록을 다시 펼치면, 지금은 미처 알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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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가진 이야기는 다양하다. 《비커밍 다이어리북》은 참 괜찮은 나를 발견할 수 있는 155가지 질문들을 던져준다. 살면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 내가 원하는 것들,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등등 다양한 질문들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깊게 돌아보도록 만든다. 때로는 묵직하지만 또 때로는 가벼운 질문들은 내가 가진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도와준다.
수많은 질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들은 ‘하루’의 시간을 돌아보도록 하는 질문이었다. 매일 아침의 일과 중 가장 좋아하는 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가 본 특별한 장면들,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쉴 때 하는 일, 그리하여 내가 보낸 완벽하고 행복한 하루에 대해서 《비커밍 다이어리북》은 여러 페이지를 통해 질문한다.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천천히, 느긋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잠이 쉽게 오지 않는 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지만 딱히 대화 상대가 없을 때 조심스럽게 이 책을 꺼내 들면 좋을 것 같다. 눈을 감고 손끝의 감각으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적힌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생각하다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채우다보면 미셸 오바마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진솔하고 꾸밈없는, 오롯한 ‘나’의 이야기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