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세 시대가 온다 -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 혁명 프로젝트
토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2005년에 개봉했던 영화 <아일랜드> 속에서 그린 미래는 2019년이었다. 복제를 통해 수명을 늘려가는 인류의 모습을 2019년이 된 이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지는 않지만 그 실현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종종 듣곤 한다. 자고 일어나면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2019년의 오늘을 살아가며 어떤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 빠른 변화가 가능하게 된 그 중심에는 '디지털 기술'이 놓여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인류가 전반적으로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데에는 많은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상을 뒤집어놓을 아이디어는 생물학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인간을 '컴퓨팅 과제'로 여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생물학 혁명이 디지털 혁명이라는 논리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성능이 폭발적으로 향상된 덕분에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새로운 기적의 무기로 등장한 인공지능도 도움을 주고 있다. 누가 먼저 이 기술을 정복할 것인가?



많은 연구 분야에 스며든 디지털 기술은 의학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독일 대표 시사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지사 편집장이자 《200세 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토마스 슐츠는 "미국 의학의 열쇠는 데이터가 쥐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의학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200세 시대가 온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체 혁명 프로젝트를 다룬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세계 IT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의학 분야에서 어떤 디지털 기술들을 이용하고 있으며 그것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설명한다.



실리콘밸리의 주역들은 의학 시장 진출을 기대한다. 이들의 열망을 사업적 이해관계로만 여기는 사람에게 일은 너무 쉽게 진척되는 듯이 보일 것이다. IT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의학 디지털화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잠재력을 지닌 사업이라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은 벌써부터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은 하루 걸음 수를 측정하고 수면 시간 패턴을 확인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스트레스나 심장 박동 수 측정을 물론이고 전반적인 결과를 통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진단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불치병이라 여겼던 병을 고치기 위한 수많은 약과 치료법들은 데이터 기술을 만나 다양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미세한 수술 방식을 기계를 이용하여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류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던 인공지능은 어느새 빅데이터를 통해 인류의 병을 진단하는 과정에 놓이게 되었다.



학자들은 신과 게임을 하고 있다. 이제 이것은 논쟁을 벌이려는 의도로 그냥 내뱉는, 다소 부풀려진 말이 아니다. 기술 진보와 함께 이 말은 현실적인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페트리접시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겠다는 첫 시도는 미약했다. 네 대륙의 11개 연구소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DNA 코드를 직접 작성해서 새로운 효모 게놈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간이 인공 게놈을 만들기 위한 이론적 메커니즘을 테스트하기 시작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게놈은 모든 생명체의 구성 지침이다. 그러니까 지침을 주는 자가 전혀 다른 구성의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젊은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인류 혁명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는 중이다. 불치병이 맞춤 아기가 만들어지고, 장기를 갈아 끼우면서 200세를 넘긴 인간이 더 이상 '장수'의 아이콘이 아닌 당연함이 되는 시대가 오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단순히 인간의 수명 연장에 집중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이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0세 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토마스 슐츠가 책을 집필한 목적처럼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고찰과 논의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가장 최선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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