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 필요한 만큼 읽고 원하는 결과를 내는 힘
가마타 히로키 지음, 정현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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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란 책을 읽고 어떻게든 '의미'를 깨달으면 족한 것으로, 그 의미가 남들과 달라도 상관없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그다지 딱딱한 게 아니다. 적당히 해도 좋으니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책 읽기를 하면 된다.



책을 펼친다. 흰 종이 위에 새겨진 까만 글씨들. 세 장이 넘어가기가 무섭게 눈꺼풀이 서서히 무거워져 내려오기 시작한다. 어느새 책을 놓치고, 그렇게 무의식의 세계 속에서 헤맨다. 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려보면 놓쳤던 책은 저 한구석에서 꾸깃해져있다. '다시 책 읽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대학에 들어와 친구들과 놀러다니기를 좋아했던 내가 다시 취미로 '독서'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페이스북(facebook)도 따지고 보면 북(book)이니 '책'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친구들과 주고받으며, 짧은 글에 익숙해져 있던 내가 다시 긴 글 호흡을 가진 문장들을 다시 읽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이미 '유튜브'라는 시·청각 세계에 중독되어 있던 나는 정적이고 조용한 이 독서의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힘들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학생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독서 방법에 관한 책이 널리고 널린 이 세상에서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은 4년 전의 나처럼 책 읽기에 소질이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을 소개한다. 책보다 유튜브가 더 재밌어 독서가 힘든 사람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책이다. (본격적인 책 읽기에 앞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지만…) 저자 가마타 히로키는 정확한 책 읽기 방법을 모른 채 두꺼운 전공서를 마주하는 교토대생들을 위해 자신만이 생각해낸 간단한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책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주 만만한 존재임을!



읽을수록 내면이 풍성해지고 살아가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을 만난다면 그 책은 평생의 보물이 될 것이다. 독서 행위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지만 정신이 변화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바꾸어 말하면 책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효과 높은 수단이다.



한 권의 책도 읽기 어려웠던 대학교 2학년은 어떻게 4년 만에 한 달에 10권 이상의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을까?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을 읽다보면 그 사이에 내가 시도했던 다양한 독서법들이 나온다. SNS로 순간의 감정이 담긴 짧은 호흡의 글에 익숙해졌던 나는 우선 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책은 그냥 들고만 있어도 지적으로 보이는 패션 아이템이다.) 그리고 시간이 날때마다 아주 짧게라도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한 권, 두 권의 책을 독파하기 시작하니 어느새 긴 호흡의 문장을 읽는 것이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애초에 독서란 행위는 읽는 사람에게 일말의 변화가 일어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즉 삶의 방향이 바뀌어야 독서가 완성된다. 문자를 따라 읽어가며 지식만 쌓는다고 인간의 내면은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던 자신과 다른 삶을 선택할 정도로 감동했을 때 독서라는 체험은 비로소 숨을 쉬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가지고 있었던 고민들을 어느정도 해결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하고, 또 다른 문제들을 직면하는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되는지 기준들을 세워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독서라는 행위가 더이상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웠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책을 읽어갈 것이다.


만약 당신이 4년 전의 나처럼 책 한 권을 다 읽는 것이 너무도 힘들다면,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을 먼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독서법 중 가장 맞는 독서법을 내 것으로 만드는 순간의 희열을 잊을 수 없을 테니. 그리고 계속해서 까만 글씨가 새겨진 흰 종이의 세계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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