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당 바캉스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3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요즘따라 덥고 습한 여름으로 기억되지만 여름만이 가지는 시원하고 청량한 이미지는 그 어떤 계절에서도 상상할 수 없다. 서점가에서도 그런 이미지를 가진 책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지 오래다. 우연히 그 계절에 맞는 책을 읽게 되면 다음 해에 그 계절을 새로이 맞이하게 되었을 때 문득 떠올라 찾게 된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식당 바캉스》 역시 여름이 되면 떠오를 것 같다. 귀여운 붕어빵 버스가 인상적이었으니까.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작품인 《식당 바캉스》는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돋보인다. 표지를 보자마자 '귀여워~'를 외쳤다. 음식을 좋아하니 《식당 바캉스》라는 제목에서부터 신났다. 맛있는 것들이 귀여운 그림체로 표현된다니! 심보영 작가의 상상력이 기대되었다.

휴가철이 시작되고 곳곳에 바다와 산에서 여름을 보내는 지인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아직 휴가를 가지 못한 나는 부러운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듣는 게 슬프다. 《식당 바캉스》 속 휴가는 오죽할까. 엉뚱하고 귀여운 상상력으로 무장한 이 휴가 티켓을 얻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름하면 생각나는 음식들은 물론이고, 좋아서 자주 먹는 음식들을 바캉스 내내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즐거운 휴가는 없을 듯 싶었다.

심플하면서도 동시에 형형색색의 화려한 일러스트를 좋아하기에 책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살짝 아재 개그처럼 느껴지는 유머러스한 표현들이 피식, 피식 웃게 만든다. 한껏 올라간 광대가 내려오기도 전에 《식당 바캉스》는 따뜻한 분위기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음식'이 가지는 그 특유의 따뜻함을.
어른이 되어갈수록 신나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조금은 웃기지만 경험하고 깨닫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이전보다 더 무섭고 두려워하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그때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피하는 쪽을 택하자.'라며 위험 요소들을 맞닥뜨리는 것이 힘들어하는 나를. 자꾸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식당 바캉스》를 읽는 시간이 좋았다. 어른들도 때로는 신나는 일들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