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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그래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ㅣ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피너츠 에세이》 시리즈를 읽으며 단연 돋보였던 캐릭터는 루시였다. 스누피, 찰리 브라운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언제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생각하는 루시는 사이다같은 대사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든다. 때로는 직설적이라 다른 캐릭터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되기는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원한 성격은 부러울 뿐이다. 루시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까다롭고 고집이 세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루시. 그녀의 주된 괴롭힘 상대는 걱정이 많은 찰리 브라운과 남동생 라이너스다. 잔소리꾼 기질을 타고난 루시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고자 종종 상담 부스를 연다. 물론 고민 상담을 하러 오는 단골 손님은 근심걱정 표정의 찰리 브라운이다. 루시는 언제나 찰리에게 단순하고 명쾌한 쓴소리를 날리고는 덧붙여 이렇게 말한다. "5센트 내!"

이런 강한 루시의 유일한 약점은 그녀의 짝사랑 슈뢰더다. 솔직히 그녀의 약점이 맞나 싶기도 하다. 루시는 슈뢰더에게 자신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네가 나한테 첫눈에 반하지 않았다는 거야."라면서 자신감 있는 말을 날리기도 한다. 그런 루시의 매력을 몰라주는 슈뢰더가 답답할 뿐!
《루시, 그래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라는 제목이 단연 어울리는 루시는 언제나 자신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자신이 얼마나 중심이 되느냐면, 루시는 이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할 정도다! 심지어 우주의 행성들까지도. 이런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루시는 늘 친구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 여긴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 사람이 행복하고, 나를 희생시키면서까지 타인을 행복하게 할 필요는 없다!'가 그녀 삶의 모토처럼 느껴진다.

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어!
나는 긍정의 힘이란 말이야!
살다보면 루시처럼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한 적이 있을까싶다. 자기소개에 앞서 우리는 늘 타인이 나에게 해주었던 평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동안 이러한 평가를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더 많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머뭇거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셈이다.
《루시, 그래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에서 느낄 수 있듯이 루시는 자신의 감정, 생각에 매우 솔직하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에서도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때로 솔직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거나 한심하게 느껴진다면, 《루시, 그래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루시의 사이다같은 일침을 듣다보면, 이제는 솔직해지고 싶어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