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 나로 존재하는 용기 - 진실한 삶을 위한 실존주의적 처방
고든 마리노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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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이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혹은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깊이 정리하기도 한다. 대수롭지 않게 넘긴 책장에 적힌 한 구절은 때로 나를 성장시킨다. 내가 사유하지 못한 것들을 정리해주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주니까. 경찰서를 드나드는 불량학생이었던 고든 마리노 역시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키르케고르, 나로 존재하는 용기》는 저자 고든 마리노가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던 용기를 북돋아 준 한 사람을 이야기한다. 덴마크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쇠렌 키르케고르. 심리치료사가 아닌데도 키르케고르는 내적인 삶에 대해 성찰하는 강력한 방법을 알려준다. 고든 마리노는 인간으로서 한 번씩 고민했을 어두운 문제로부터의 생존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쇠렌 키르케고르의 철학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다른 어떤 계파의 철학자들보다, 실존주의자들은 우리 내면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예컨대 불안과 우울 및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을 정확히 파악했다. 오늘날 이런 내면의 동요들은 의학적인 용어로 분류된다. 그러나 실존주의자들은 이런 괴로운 감정들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방법,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이 책에서 나는 그 방법들을 되살려내려 한다. (p. 16)

고든 마리노는 개인적인 일화를 통해 불안, 우울과 두려움, 죽음, 진정성, 신앙, 도덕성, 그리고 사랑까지 우리가 깊이 고민해 볼 문제들을 하나씩 끌어낸다. 누구나 저마다 끌어안고 있는 불안, 우울과 두려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나를 끝없이 타락시킬 것만 같은 이 어둠들이 때로는 빛을 보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쇠렌 키르케고르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불안은 …… 인간 본성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증거”이고, “더 고결한 삶을 그리워하는 세속적인 삶의 마음”이라고 키르케고르는 말하며, 불안을 통해 우리가 부족한 것을 파악할 수 있고 진정한 자신을 파악하는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오늘날의 구호는 “당신의 열정을 따르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이다. 삶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라고 모두에게 독려한다. 그 꿈이 당신의 본질인 것처럼, 그 꿈을 얼마나 끈덕지게 추구하느냐에 따라 진정성을 인정받는다. 그래서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이 가족을 떠나 타히티 섬에서 그림을 그렸던 것이 아닐까? 무책임한 짓으로 보였지만, 그 자신은 진실하게 행동한 것이었다. (p. 136)

결국 《키르케고르, 나로 존재하는 용기》는 하나의 존재에 집중한다. 나 자신. 계기가 무엇이든 우리는 스스로 성찰할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스스로 부족하다 여기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다짐했을 지도 모른다. 당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는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마음 기저에 남은 스스로의 사랑은 당신이 존재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주니 말이다.

모순되게 들리겠지만, 우리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사랑이 필요하다. 또 다른 사람의 사랑으로 성장하고 그 사랑을 넉넉히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p. 261)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존중하며 사랑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키르케고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자신의 진실과 만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준다. 당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해 슬퍼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신에 대한 사랑은 충분하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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