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시나리오 1 - 의문의 피살자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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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많은 사람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이후 동북아 관계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둘러싸고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있기 때문이었다. 남한과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한반도 위기를 소재로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열강들의 패권 격돌이라는 커다란 프레임에서 국제 정서를 묘사하는 김진명 작가는 3의 시나리오로 또 다른 가설을 제시한다. 2004년에 초판이 출간된 3의 시나리오는 한반도 정세를 실화보다 더 실화같이 묘사하며 팩트소설의 또 한 획을 긋는다.

 

그는 지금 한반도에 사는 우리야말로 미국의 진정한 속내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지.”

김정한의 얼굴에 잠시 단호한 표정이 피어올랐다. 이로 보아 김정한은 친구의 말에 대단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1_p. 147)

 

장민하 검사는 중국 공안으로부터 베이징에서 피살된 소설가 이정서의 죽음이 심상치 않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여권도, 지갑도 하나 없이 꼬깃하게 접힌 비행기 표만이 그의 죽음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었고, 장민하 검사는 이내 그 사건에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죽은 이정서의 아내로부터 받은 그의 마지막 소설이 이 사건의 비밀을 위한 열쇠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던 중, 동기 검사와의 대화 중에서 그는 이 사건이 결코 국내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 사건의 배후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만한 것이 있었으니. 3의 시나리오는 한반도의 평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베이징에서 피살된 소설가가 미완성 원고에 써놓은 내용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자 장 검사는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 그 원고를 일개 소설로 치부해버릴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1_p. 51)

 

 

 

 

 

3의 시나리오는 소설가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면서 동시에 한반도를 둘러싼 관계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 간에 얽힌 이해관계를 다룬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압박과 그에 따른 북한의 태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 등 김진명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그 아슬아슬한 관계를 흥미롭게 표현한다.

무엇보다도 3의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노무현 대통령, 부시 대통령, 김정일 등 실존 인물들의 이름이 그대로 사용되면서 그의 상상이 현실 속에서 일어날 법한 착각에 빠지도록 한다. ,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장면 묘사와 사건 전개를 보여주면서 그가 제시하는 제 3의 시나리오에 대해서 더욱 흥미를 가지게 만든다.

 

미국은 비극적인 운명에 처해 있는 나라야.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이 모두 군사 부문에서 나오고 있는 이상한 나라지. 군사적 적대 상황이 종료되는 그 순간, 미국은 병든 강아지처럼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음에 처하고 말아. 무슨 말인지 알겠지? (2_p.211)

 

앞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3의 시나리오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놓인 현실을 자각하도록 도와주면서, 독자 스스로가 이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인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 어쩌면 15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통해 묵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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