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발아기 속에서 인류는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습득하고 체화시키지 않으면, 하룻밤 사이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덮쳐오기 때문이다. 단순히 인터넷을 떠도는 단편적 정보나 단기 트렌드를 예측하는 경제 경영서는 거시적 전망과 생각거리를 던져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 석학들의 어렵고 두꺼운 책들을 읽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부담스럽기도 하다. 《초예측》은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석학들의 사상들을 알짜배기만 모아 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류 3부작'인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쓴 유발 하라리, <총, 균, 쇠>를 쓴 제러드 다이아몬드를 시작으로 《초예측》에서는 인류에게 닥칠 전반적인 미래와 맞물린 문명, 삶의 변화 등에 대한 석학들의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낸다. 인류가 살면서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들이 붕괴되지 않은 채 새로운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혹은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인류의 삶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 등 그동안 미래에 관해 인류가 끊임없이 해왔던 질문들을 8가지로 요약하여 설명한다. 그동안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면 《초예측》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의 미래를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무엇이든 대신해주는 세상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인간의 노동이나 노력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삶의 의의나 목적은 이제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p. 98_3장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중에서)
《초예측》를 읽다 보면, 옮긴이가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기에 세계 석학의 질문과 답변에서 종종 일본의 미래를 예측하고는 있지만 한국의 현상황과 전혀 다르지 않아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유발 하라리 편에서는 실업 문제를, 린다 그래튼 편에서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사회 문제를, 넬 페인터 편에서는 전반적인 사회에서 극심해진 혐오와 갈등으로 인한 분열 문제를, 그리고 윌리엄 페리 편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각 석학들은 이러한 사회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고, 그 속에서 독자들이 생각할 것들을 하나씩 짚어준다.
보통 우리는 하루하루 눈앞의 일에 쫓기다 보니 미래에 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앞날에 대한 고민은 인간만의 권리이자 능력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실제로 미래를 완성해가는 과정이 곧 미래를 위한 사고이며 이 사고로부터 탄생하는 의지 자체가 곧 미래라고 할 수 있다. (p. 229)
미래에 대해 거창한 사고를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사실 누구나 눈앞의 일들을 따라가다 보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시간과 여유가 미처 생기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초예측》과 같은 책들을 읽어가며 비록 짧지만 사고의 시간들을 탄탄히 만들어 간다며 그것이 미래에 대한 나만의 예측이고, 준비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누구나 완벽한 미래의 가능성을 꿈꾸지 못한다. 그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