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디테일 - 고객의 감각을 깨우는 아주 작은 차이에 대하여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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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한 요즘 사회에서 '아이디어'라는 단어는 굉장히 큰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이 기존에 전혀 하지 못하고, 누구든지 새롭고 신기함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스스로 갇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쿄의 디테일》의 경우에는 '아이디어'가 주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각을 보여준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생각보다 사소한 한 끗이 효과적이라고.

여러분에게는 어떤 사소한 아이디어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불편했던 점을 떠올려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어찌 보면 우리 스스로가 가장 순수한 사용자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접근과 시도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사고를 키워줄 수 있을 것입니다. (p. 52)

'기록 활동가'라는 직함을 꿈꾸며 일상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그 기록에서 느낀 영감과 통찰, 관점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저자 생각노트는 '생각노트'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통해 기록 활동을 시작한다. 《도쿄의 디테일》은 그가 2017년 12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의 일본 여행을 통해 찾은 모든 발견과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여행 일정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한 장소의 전경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그런 특징을 갖기 위해 독특하게 시도한 접근 방식을 풀어낸다.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기존의 알고 있던 도쿄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도쿄를 만나게 된다.

여행의 시작인 나리타 공항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문구 백화점 이토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우체국에서 멋진 상업 시설로 거듭난 키테를 지나 일본에서 오래된 서점 츠타야와 '무지'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무인양품까지 저자 생각노트는 모든 장소들이 어떤 특별함을 지녔는지 설명한다.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데에는 자신들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고, 또 고객에게 어떤 기억을 선사하고 싶은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요즘, 고객과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려는 그들의 자세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 디테일이 아닐까.





오래전, '아이디어는 불편함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어렴풋이 들었다. 사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서 나온 대안들은 때로 우리에게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저자인 생각노트는 도쿄 곳곳에 숨겨 있는 사소한 한 끗들을 잡아낸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디테일들을 눈여겨보며, 그것이 고객들에게 어떤 작용을 했는지 찾아낸다. 그래서 그런지 카페에 앉아 《도쿄의 디테일》을 읽으면서, 괜스레 주변을 자꾸 살펴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카페 어딘가에 사소한 한 끗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다는 말은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색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기존에 있는 것에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디테일을 보강하는 작업도 물론 의미 있지만, 존재하지 않던 분야에서 고객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새로운 기획으로 선보이는 작업도 넓은 의미의 디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p. 110)

그동안 나는 어떤 기록들을 해왔을까. 블로그를 운영하는 같은 입장으로 (더구나 '작은 순간의 기록들'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기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짧은 기록들이 모이다 보면 그것이 내게는 아주 특별한 디테일이 되지 않을까, 내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디테일이.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나의 작은 순간을 기록한다.

어떤 여행이 되느냐의 기로는 기록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포착한, 혹은 우연히 포착된 어떤 특별한 부분을 발견했을 때 그 순간을 '찰나'로 떠나보낼지 '텍스트'로 써 내려갈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p.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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